금난새 선생님 지휘의 성남시향 듣고 왔음
오늘 들은 성남시향은
바이올린은 가끔 신기할 정도로 빈약하고 꾸준히 직선적이고
관악은 호흡 불안인지 시작 마다 뿝!소리 계속 나고 3악장 삑사리도 나고 볼륨은 들쭉날쭉
4악장 소프라노 목 찢어지는 소리까지 들었지만
그럼에도 종합적으로 듣기에 나쁘지는 않았어
성남시립합창단은 꽤 좋게 들었지만 그건 정말 금난새 선생님 작품이겠고
그래 이 모든 와중에 금난새 선생님은 이 곡을 정말 훌륭하게 객석에 전달하셨다
어떤 작품을 듣고 신이 깃든 것 같다는 생각 해본 적 있나?
난 베토벤 교향곡 9번 들을 때마다 그런 생각을 해
어떤 오케스트라든지 어떤 공연장에서든지 어떤 상황에서든지
아무리 최악이라도
꼭 글썽거리게 되면서
오늘도 이런저런 불평할만한 상황들도 많았고
(지휘자님 오늘 좀 속상하실지도)
내 옆에는 차세대 꿈나무 초딩지휘자님께서 수구리하는 부모의 방치아래
끊임없이 손짓을 하고 신발을 벗었다신었다 프로그램북을 펼쳤다접었다 난리를 피웠음에도
바로 4악장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적같이 이 모든 관크의 주역인 어린이를 작품 속에 녹여내 그 천진함을 귀엽다고 생각하게 됐어
너무 신기하게도
이건 작품의 힘이겠지 100%
그게 실러의 힘이든 베토벤의 힘이든
혹은 작품에 깃들어있는 신의 힘이든 (난 무교임)
케루빔의 날개 아래 있는 경험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오늘 공연은 내게 아주 가치 있었어
관크에 예민한 덬들에게 베토벤 교향곡 9번을 추천함ㅋ
요약:
금난새 선생님 짱
베토벤 당신은 도덕책 갓갓갓
관크따위 신이 깃든 작품에는 힘을 발휘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