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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조성진 낮공 밤공 둘 다 본 승리자의 후기 (쓰고나니 스압이네 머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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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05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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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정경
회화적이랄까 스토리텔링이 좋은 연주자에게 너무나 맞춤인 곡이지
처음 [숲의 입구]에서 중음역대가 뭉게지나 싶어서 으잉?했는데
피아노가 점점 연주자 알아보더라
[고독한 꽃]에서 소리가 너무 예뻐서 이야 이게 조성진이지!함
[익숙한 풍경]을 참 좋아하는데 실연 들으니 더 좋아짐
[예언의 새] 들을 때는 조성진 별명을 '새소리 장인'이라 해야겠다 생각했다
꾸밈음이 어찌나 간드러지는지 내 어깨 위에 새 앉은 줄 (대충 어깨 위에 새올린 도사 사연 떠올리기)
가끔 조성진 연주 중 춤곡이 아닌데 특유의 리드미컬함 때문에
춤곡의 느낌이 날 때가 있는데 [이별]에서 또 그 느낌을 받았다


마스크는 뒤에


방랑자환상곡
해석이 통영에서 들었던 것과 또 다르게 느껴졌는데
착각이 아닌게 아니 이 부분을 여리게 친다고???물음표 만개 띄운 순간이 있었음
암튼 이야 완성형이네! 하면서 들었다
사실 통영에서는 막 슬픈 감정이 컸다면
이번엔 화려하고 아름답다는 느낌이 더 컸던 듯
이건 너무나 개인적인 감상이니 뭐
들을 때 이제 실연은 더 못들을 것 같아서 아쉬워하면서도 집중 엄청했는데
앵콜 리스트소나타 나와서 '네 기억을 휘발시켜주마' 주문에 걸려버렸음


유모레스크
아오! 쇼콩 first stage때 쳤던 에튀드 Op.10 No.1 그 유명한 1분38초 그 소리!!!!!
분명 그 같은 소리 듣고 광대가 솟았는데 몇번곡 어느 부분이었는지 기억이 안나는 거시에요 미챠 (머리 쥐뜯기)
[Einfach und zart] 시작부분 왜 이렇게 절절해서 울뻔
[Innig] 도돌이표 구간 둘 느낌 너무 달라서 감탄했다 (다른 곡 도돌이표있는 모든 구간을 저렇게 섬세하게 완벽히 다르게 침)
[Sehr lebhaft] 스트레토 부분 너무 다이내믹해서 기억에 확 남았고
[Zum Beschluss] 왜그랬는지 물속에 가라앉는 느낌이 들었는데
소리가 먹먹했다기보다는 계속되는 리타르단도때문인지 태초의 심연으로 빨려들어가
회상하는 기분이었음 신기한 경험


마스크
대망의 마스크
낮공때는 [셰헤라자드] 중반 Con passione.시작하자마자 끝장남
그런데 밤공때는 그보다 먼저 내가 끝장남
뭐랄까 '친절한 광인' 이라고 하면 맞을라나
천둥소리와 풀잎에 맺힌 이슬 떨어지는 소리를 둘다 가지고 있으면서
그 둘 사이의 볼륨까지 모두 가지고 있는데다가
그 볼륨을 다이내믹하게 연주에 모두 써먹을 수 있는 연주자는 얼마나 될까 궁금해짐
거기다 리듬감까지 타고나서 기계적인 아고긱이 아닌
연주자의 심장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아고긱이 가능한 연주자는?
예 제가 지금 보고 듣고 있습니다만
연주 듣고 앉아있는데 아 내가 지금 천재를 보고있구나 다시 한 번 절절하게 느꼈다
낮공 때는 헛웃음이 막 나오더니
밤공 때는 ㅅㅂ 미친자여 욕이 다 나옴
스타카토는 무슨 내 정신줄이 끊기는데요 거기다 내가 환장하는 트릴 미쳤구요
[탄트리스의 광대]에서 내 자리 손보이는 자리인데 나 진짜 진심 연주자 얼굴 너무 보고 싶었다
뒷모습이 어깨 들썩들썩하면서 넘나 광대 그 자체였는데 표정 너무나 궁금


리스트소나타
예 제가 오늘 리스트소나타 두 번 들은 그 승리잡니다
이 곡은 악보 떠올리면 안된다고 주문 걸고 들었다 예의가 아니거든요
낮공 앵콜 첫음 시작하는데 응? 내가 방금전에 베르크 소나타를 들었나 했는데
아니야 이제 리스트소나타시작이야
입틀막
리스트는 그냥 계속 슬퍼 왠지 모르겠는데 작곡가 의도 연주자 의도 상관없이
난 슬퍼 슬프다구!!!
우주 속에 피아노와 연주자만 있고 난 관망하다가
연주자가 꼭 마지막에 자신의 모든 걸 다 불태우고 사라진단 말이지
들을 때마다 그러는데 어떻게 눈물이 안나냐
그러고서는 꼭 피아노 앞에 그렇게 사라진듯이 앉아있어
왜 그러는 거지 눈물을 아주 쫙쫙 뽑아내는 법을 알고 있는 양반임
그런데 그 뒤이어 나온 앵콜이 '전람회의 그림'임
예 애도의 의미를 담고 있죠
이건 별이 다섯개 아니 눈물이 다섯배!!!!!
나한테 왜그래 통영에서는 장송행진곡 앵콜로 쳐서 눈물바다 만들더니ㅠ
이제 리스트도 실연 못들을 것 같아서 너무 슬픔


전람회의 그림
프롬나드 도입에 입틀막
앵콜로 쳤다는 소문이 있은 후 계속 제발제발 서울에서도!했는데 대박
[난장이] 도입부터 뒤뚱,절뚝이는 거 표현 너무 잘해 감탄
아까 숲의 정경 [예언의 새]에서 조성진 '새소리 장인' 해야겠다 마음먹었는데
[껍질을 덜 벗은 햇병아리들의 발레]들으면서 음 역시 '새소리 장인'22222
[사무엘 골덴베르크와 슈뮐레] 진짜 빈부 대비되는 연주 소름에다가 이어지는 격한 프롬나드가 내 심장 박살
[리모주의 시장]칠 때 무진장 소란스럽게 표현해서 마스크 속으로 찔끔 웃었다
진짜 저 시장 너무 시끄러운 거 아니냐며ㅋㅋㅋ
안산 때는 [카타콤]부터 너무 슬펐는데 이번엔 슬프진 않았는데
[바바야가의 오두막집]에서부터 [키예프의 대문]까지 피아노 부서질까 염려되면서,
감정이 올라오기 시작하면서, 주먹타건이 내 심장 후려치면서,
리스트소나타에서 사라진 내 안의 연주자를 저 천국의 문으로 영광스럽게 보내면서,
눈물이 막 솟구치는데 뒤로 삼켰다 콧물인지 눈물인지 엄청 쿨쩍이며
연주자 커튼콜 끝나고 공연장 밖으로 나왔는데 뒤늦게 또 계속 감정이 올라옴
길에서 추하게 울까봐 감기인 척 또 엄청 쿨쩍임


+관크얘기 하고 싶진 않지만 조금 하면
연주 전 제발 핸드폰 좀 꺼줘요 & 프로그램북 좀 얌전히 & 니 감상필기 연주 중에 하지 말아줄래




암튼 이번 공연 진짜 후유증 어마어마하네
통영에 버금가는 후유증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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