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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쿨투라 공식 블로그에 올라온 잡지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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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31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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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승우’의 이름으로 다시 쓰는 한국대중문화의 오늘

- 대중문화와 순수문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통섭의 장인匠人

여러분은 어떤 꿈을 꾸고 있는가? 어릴 때부터 피아노와 바이올린 등 음악 교육을 받았지만 무엇을 배운다는 자체가 일처럼 느껴져서 싫었고, 자전거와 야구를 좋아하던 평범한 소년 조승우는 뮤지컬 <돈키호테>를 보고 뮤지컬 배우의 꿈을 꾸게 되었다고 한다. 당시 그는 ‘꿈’이 없는 소년이었는데, “꿈과 이상을 포기하는 것이 가장 안타까운 일”이라는 극중 세르반테스의 대사가 꼭 자신에게 들려주는 메시지처럼 감동적이었다고 한다. 뮤지컬 배우의 꿈을 꾸게 된 그는 고교 3년간 오직 뮤지컬에 피나는 열정과 노력을 쏟아 부었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공사 현장에서 일하여 받은 일당으로 뮤지컬 자료를 구입하고, 뮤지컬 관련 팜플렛, 악보, 테이프, 관련 기사 잡지 등을 모은 것이 책장 한 면을 차지할 정도였다고 한다. 또한 조승우는 자신의 방을 이중 유리창으로 바꾸고 청계천에서 석고로 된 계란판을 사다가 ‘방음벽’을 손수 설치한 후 매일 아침 방문을 잠그고 노래 연습을 하며 뮤지컬 배우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그리하여 오늘 그는 뮤지컬배우라는 장르의 경계를 넘어 영화배우이자 드라마배우로, 아니 ‘배우 조승우가 장르’라는 신조문화까지 탄생시켰다.



11월호 Theme ‘배우 조승우’ - 한국대중문화의 오늘을 써내려갈 중핵

서로 다른 문화예술의 영역을 넘나들며 경계를 넘어 문화예술의 통섭을 지향하는 쿨투라의 이번호 테마 주인공이 바로 ‘배우 조승우’이다. 쿨투라가 테마로 한 배우를 집중 조명하는 것도, 표지화로 배우의 얼굴이 들어간 것도 이번호가 처음이다. 이는 본지가 조승우 배우가 자신의 꿈과 이상을 혁명처럼 이루어낸 장인匠人으로, 오늘의 한국대중문화를 새롭게 써내려갈 중핵이자 미래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배우 조승우’ 인터뷰와 테마에는 각 분야의 문화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8명의 필자가 참여했다.

김인구 기자는 “아직도 카메라가 두렵다”는 ‘연기 경력 18년 조승우’ 의 배우인생 전체를 조망하는 인터뷰를 선보였다. 2000년 영화 <춘향뎐>의 이몽룡역으로 데뷔한 어리둥절했던 스무 살 신인부터 <클래식>, <타짜>, <퍼펙트 게임>, <내부자들>과 드라마 <마의馬醫>, <비밀의 숲>, <라이프> 등을 오가며 ‘믿고 보는 배우’로 신뢰를 쌓았고, ‘조승우가 곧 장르’라는 평가를 끌어냈다고 말한다. 그는 조승우를 영화나 드라마로만 한계 짓는 건 불가능하며, 애초의 꿈이었듯이 그에게서 <지킬 앤 하이드>, <헤드윅>, <맨 오브 라만차> 등 뮤지컬을 빼놓을 수 없다고 강조한다. 또한 “늘 무대 배우가 되는 게 꿈”이었으며, “저도 즐겁고 관객에게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연기자”를 꿈꾸는 조승우는 20년 가까이 쉬지 않고 활동했지만 “아직도 카메라가 두렵다”고 말하는 겸손한 배우라고 밝혔다.

이태훈 기자는 ‘보물’ 조승우는 여전히 보물을 찾고 있다고 말한다. 공연 담당 기자에게 배우 조승우는, ‘밭에 숨겨진 보물’같은 이름이며, 공연 기사를 쓰기 시작한 뒤 처음 질투를 느꼈다고 고백한다. 공연은 레디 메이드 복제품이 아니기에 “2004년 젊고 뜨거운 조승우가 연기했던 지킬을, 2005년 그의 헤드윅”을 다시 볼 수 없으며, “2007년 스물일곱, 2015년 서른다섯의 조승우가 연기했던 라만차의 기사 돈키호테”를 사랑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는 승우가 얼마나 대단한 배우인지, 조승우의 이름 앞엔 왜 ‘최고’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붙는가를 증언한다. 한 예로 <내부자들>의 우민호 감독은 “뮤지컬로 무대에 오르더라도 일 년에 한 편씩은 영화를 해줬으면 한다. 보물 아닌가. 그 연기는 영상자료원에 남겨야 한다”고 했다고 전한다.

정명문 뮤지컬평론가는 “조승우는 뮤지컬 무대에 설 때마다 화제의 중심에 서 있으며, 그의 출연 회차는 피케팅이라 불릴 만큼 순간에 매진되며 편당 출연료까지 회자”된다고 말한다. 그의 무대는 뮤지컬 지망생들의 꿈이 되었고, 제작사의 레퍼토리가 단단해지는데도 기여했다. 그는 조승우가 출연한 12편의 작품을 통해 ‘천상 배우 조승우와 뮤지컬’을 언급하며, 관객들이 조승우에게 열광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짚었다.

전철희 문학평론가는 어떤 작품에서도 조승우는 캐릭터를 선하거나 악하기만 한 인물로 남겨두지 않으며, 그가 출현한 작품은 선악을 넘어선다고 말한다. 관객들이 <내부자들>을 식상하게 생각지 않았던 것도 이병헌과 백윤식의 연기도 발군이었지만 조승우가 맡았던 우장훈 캐릭터의 매력적인 연기 때문이며, “<내부자들>의 제작진이 조승우를 캐스팅한 것은 신의 한 수”라고 서술한다.

박미경 영화문화기획자는 ‘승우의 열아홉 생’을 전기수(傳奇叟)처럼 풀어낸다. 그는 어느 생에서는 우장훈이 되어 깡패와 밀당공조를 하고, 자폐증 초원이가 되어 달리고, 이복누이와 달달한 입맞춤을 하고, 클래식한 눈먼 사랑을 하고, 샴쌍둥이로 살고, 최동원으로도 살았다. 젊은 타짜 고니 때는 아귀의 손을 찍고 제몫이 아닌, 판돈의 절반을 불태우며 수컷 냄새를 풀풀 풍긴다. ‘배우는 늙지 않는다’지만 배우도 나이가 들어서 19번째 생에서의 승우는 풍파를 헤쳐온, 좀 살아본 사람의 눈빛으로 명당을 설파하며 시절을 보듬고 우리들 시야를 주유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조승우 팬페이지 운영자는 처음에는 온라인상에서만 활동하던 커뮤니티 회원들이 점차 가까워지면서 오프라인에서도 시간을 내어 만나고, 그의 작품을 함께 보며 그야말로 버닝 데이(Burning Day)를 가지며 만들었던 추억을 들추어낸다. “조승우가 출연한 영화를 다같이 모여서 보러 가거나, 드라마 첫 회를 함께 모여 볼 때면 영상을 보는 시간보다 영화와 드라마가 끝나고 신나게 떨었던 수다가 더 길고 재미있을 때도 있었다”는 그는 그 하나하나의 이야기들이 팬심을 오랫동안 이어지게 하고 배우에 대한 애정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주기도 했다고 말한다. 그는 “조승우라는 배우의 팬으로서, 좀 더 ‘잘’ 좋아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여러 가지 일들을 시도하게 되었고, 결국 지금은 당시와는 전혀 다른 직업을 갖게 됐다. 내 삶에 활력을 주고 항상 열정으로 배우는 삶을 살게 해준 그에게 항상 고맙다. 그가 언제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언제나 뒤에서 응원하는 든든한 ‘편’이 되는 팬이 되고 싶다.”고 자신이 조승우를 좋아하는 이유를 밝혔다.

그리고 이정훈은 자신의 전공을 살려 ‘깊은 물속과 같은 조승우 캐릭터’를 그렸다. 그는 “조승우 배우가 연기에 깊게 빠져 있을 때, 자신의 예술을 펼치는 내적인 공간이 있다는 것”을 느꼈으며, “그 공간은 침체되면서도 잔잔한, 깊은 물속과 같은 세계였다.”고 말한다.

또한 안진용 기자의 K-스타도 ‘대중에게 항상 선善인 배우 조승우’를 조명했다. 그는 영화와 드라마, 뮤지컬의 경계를 마구 넘나드는 조승우에게 붙이는 수식어로 ‘만능 엔터테이너’ 정도의 표현은 너무 가볍다고 말한다. 그 이유로 “몇몇 연예인들이 여러 영역에 ‘발을 걸치는’ 수준으로 경계를 오가는 반면, 조승우는 각 영역에서 장인이라 불릴 만큼 자신의 족적을 강하게 새겼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일명 ‘조지킬’을 탄생시킨 <지킬 앤 하이드>에 대해서는 “이전까지는 대중문화보다는 순수문화 쪽으로 분류되던 뮤지컬이 조승우라는 인물을 만나 엄청난 대중성”을 얻었으며 “조승우가 뮤지컬 무대에 선다는 것은 유명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뮤지컬로 ‘외유’를 하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 그는 뮤지컬 시장을 좌지우지 할 정도의 티켓 파워를 지닌 대들보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그리고 “조승우의 얼굴에는 선과 악이 공존하지만 악역일지언정 대중은 조승우를 지지한다. 배우에게 최고의 선은 ‘좋은 연기’이며, 그런 의미에서 천생 배우인 조승우는 대중에게 항상 선”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배우 조승우를 다각도로 조명해낸 이번호는 한국 대중문화사에서도 의미 있는 한 페이지로 장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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