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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TEN 인터뷰] ‘명당’ 조승우 “언젠가 ‘클래식’의 손예진·조인성과 한 작품에서 만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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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14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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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우는 감정의 속살까지 파고드는 연기를 하는 경이로운 배우다. 그가 머금은 두 개의 단어가 있다. ‘싱긋’과 ‘알아차리다’. 그 특유의 미소에서는 ‘싱긋’이라는 단어가, 무언가를 깨닫고 반짝 빛나는 그의 눈빛에서는 ‘알아차린다’는 단어가 오롯이 그려진다. 마치 그가 존재하고 난 후에야 이 단어들의 뜻이 제대로 뿌리를 내린 듯싶다. 영화 ‘명당’의 천재 지관 박재상 역으로 관객들을 만날 채비를 마친 조승우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10. 천재 지관 박재상 역을 선택한 기준은?

조승우: 박재상은 대립되는 두 집단, 즉 장동 김씨 세력과 흥선 사이에서 축을 잡아주는 역할이다. 이제껏 해왔던 캐릭터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뒷전에 있는 느낌이지만, 이런 역할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불순한 의도를 가진 두 집단 간의 피 말리는 전쟁을 보면서, 박재상은 삶의 방향성을 완벽하게 깨달아간다. 박재상 같은 사람은 분명히 존재한다. 올바른 정신을 가지고 있는, 두 집단과 별개의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10. 단 둘이 아니어서 정확하게 독대는 아니지만, 그런 느낌의 장면들이 많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자면?

조승우: 흥선과 처음 만나는 장면이다. 꽤 임팩트가 있었다. ‘명당’의 2막이 시작된 느낌이랄까? 둘이 만나기 전까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영화가 치고 나간다. 초반에 군더더기가 없어서 쿨하고 좋았다.

10.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늘 파트너와 케미가 좋다. ‘명당’에서 유재명과도 그랬다. 심지어 에필로그의 노인이 된 두 사람은 너무도 사랑스러웠다. 언론 시사 때도 귀엽다는 반응이 툭툭 튀어나왔다.

조승우: 진짜로?

10. 늙어서도 꽁냥꽁냥 하는 두 사람은 선한 마음을 품고 늙어서인지 참 곱게 늙었다. 그리고 후대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조승우: 아주 좋은 말이다. 후대에게 꿈을 주고, 희망을 주고. 박재상은 그런 인물이다. (웃음) 그래서 그렇게 곱게 늙어갔나 보다. 온갖 고생을 다하고, 그 아픔을 간직한 채로도. 혹시 라바 캐릭터를 아는지? 빨갛고 짧은 애랑 노랗고 긴 애. 내가 그 빨간 애고, 재명이 형이 그 노란 애. 우리랑 비슷하지 않나 싶다. 꽁냥꽁냥 하고. (웃음) 그리고 상대 배우와의 좋은 호흡은 이런 것 같다. 그 순간 딴 생각이 안 나게끔 할 때, 대사가 뭐였더라 같은 기술적인 생각들이 안 들게끔 할 때, 순식간에 나를 잊어버리게끔 할 때.



10. 영화 도입부에 젊은 박재상이 싱긋 웃을 때, ‘춘향뎐’의 이몽룡의 겹쳐졌다. 보송보송 상큼하던 그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조승우: 잘 봐주신 것 같다. (웃음)

10. ‘명당’에서 시선을 뺏는 대목 중의 하나가 남자들의 한복이다. ‘수트빨’이라는 말처럼 ‘한복빨’이 느껴졌다. 한복이 참 잘 어울리는 배우 중의 한 사람으로서 어떠했는지?

조승우: 사실 추리닝이 아닌 모든 옷은 다 불편하다. (웃음) 하지만 한복은 많이 입어봐서 편하다. 심현섭 의상감독님은 예전에 ‘불꽃처럼 나비처럼’도 같이 했다. 배우들이 의상을 입으면서 진짜 최고라고 생각했다. 의상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 컸다.

10. 영화나 드라마에서 서브가 아닌 메인플롯으로 조승우의 멜로를 보고 싶은 팬들이 상당한데 알고 있는지?

조승우: 사랑을 보는 기준 자체가 , 지금 관객 혹은 시청자의 눈높이가 확 올라갔다. 언제부터 오글거린다는 표현이 생겼는지 모르겠지만, 보는 사람의 기준점에서 잘못 넘어가는 순간 신파가 되어버린다. 배우는 또 그걸 가리고 할 수가 없으니까. 지금 묘한 기준점 안에 스스로가 갇혀버린 느낌이 든다.

10. 영화 ‘클래식’도 오글거리는 구석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그래도 조승우가 연기하는 ‘준하’는 여전히 관객의 눈시울을 적신다.

조승우: 오글거린다고도, 낯간지럽다고도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그 당시에는 정말 진심으로 연기했다. ‘클래식’은 15년이 지난 지금도 많이 봐주시는 작품이다. 사랑의 가치가 확실하게 전달되는 작품은 신파이건, 무엇이건 간에 상관이 없는 것 같다. 그게 또 내가 추구하는 바이다. 시대가 지나도 사람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을 하자는 것.



10. ‘클래식’의 세 주인공 조승우, 손예진, 조인성이 같은 날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

조승우: 나만 빼고 다 그대로다. 감회가 새롭고, 박수를 쳐주고 싶다. 우리가 정말 열심히 딴청 안 부리고 해왔지 싶다. 그래서 너무 좋다. 언젠가 셋이 모여서 경쟁작이 아니라 한 작품으로 만났으면 좋겠다.

10. 올 추석에는 무려 4편의 한국 영화가 경쟁을 해야 한다. 긴장되지는 않는지?

조승우: 물론 경쟁을 해야 하는 입장이지만, 추석에 한국 영화가 세 작품, 네 작품씩 개봉할 수 있다는 것이 축복인 것 같다. 많은 관객들이 극장에 갔는데 한국 영화가 이렇게 많으면 좋을 것 같다. 영화관은 즐거움을 주는 곳이다. 추석 때 심심함을 달래줄 수도 있고, 감동을 받을 수도 있고…. 보고 싶은 작품 마음껏 보시면 좋겠다. 다 잘 됐으면 좋겠다.

10. ‘사도’의 OST에도 참여했다. ‘꽃이 피고 지듯이’는 지금 들어도 너무 좋은 곡이다.

조승우: 방준석 감독한테 연락이 왔다. 이 노래를 부를 사람이 마땅히 떠오르질 않는데 정말 생뚱맞지만 너한테 연락을 해봤다고. 왜 나지…? (웃음) 다음날 조조로 ‘사도’를 보고 연락한다고 했다. ‘사도’를 보고 정말 많이 울다가, 뒤주에 갇힌 사도를 손으로 쓰다듬는 장면에서 불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가서 세 시간 만에 부르고 끝냈다. 뒤에 가사도 직접 바꿨다. ‘내 손을 잡아주오’를 ‘내 얼굴 한번 만져주오’로. 영화 장면이 생각이 나서.

10. 브라운관에서 스크린에서 자주 만나고 싶지만, 사실 무대가 조승우를 품고 있는 시간이 제일 길다.

조승우: 뮤지컬 재공연을 하면서 대본을 보면, 안 보이던 것이 보이고 못 느꼈던 것들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온다. 보물찾기 하듯이. 그래서 그런 것들 때문에 뮤지컬을 쉽게 놓지를 못한다. 워낙 어린 나이 때부터 해가지고. 그때는 멋모르고 했던 것들이 이제 눈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작품을 하면서 연륜이 쌓여가고 있는 거다. 예전에는 이해도 안 됐던 것들이 막 이해가 되기 시작하는 그런 시기가 온 것이다. 10년 뒤에 또 같은 작품을 하면, 정말 느끼는 것이 많을 것 같다. 그게 너무 소중하다. 물론 주름지고 늙어가겠지만, 이런 고귀한 감정들을 찾아내는 것도 쏠쏠한 재미라고 여겨진다. 배우의 의미가 있구나 싶다.

박미영 기자 stratus@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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