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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가발을 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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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7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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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7 Sun 2pm 조윤훈서

돈 미겔 조 세르반테스는 가발을 쓰며 돈 키호테로 변신한다.

그리고 다시 가발을 벗으며 세르반테스가 되어 나간다.

가발 온 가발 오프 저걸 쓰면 신내림 아니 영혼이 들어갔닺나가는 건지 그의 연기 변신은 경이롭다.

이번 공연의 전체적인 인상은 조승우 귀여워 너무 귀여워
훈초산초 영주영주 공주공주와의 호흡은 뭐 그저 믿음 그저 신뢰.

1막이 거의 어퍼컷과 조응하는 이룰 수 없는 꿈의 클라이맥스로 암전이 되고, 2막은 다시 그 이룰 수 없는 꿈 클라이맥스를 한번 더 불러 주며 20분의 인터미션동안 휘발됐을 앞막과의 연결로 순식간에 관객을 다시 공연 안으로 끌어 들인다.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기사 책봉 씬에서 영주영주는 폭주해 버리고 마는데 나는 찐영주니까 라며 애드립의 조짐을 보이더니 본인의 가사 어미를 엄청 길게 끌자 무릎 꿇고 대기타며 보다 못한 죠스누는 영주영주의 입 속에 장갑 낀 손가락을 넣어 버리는 마는 것이었다. ㅋ 어우 순간적으로 너무 꼴 뵈기 싫어서 그만...이라고 연기해 버리는 조스누ㅋㅋ

애뵈뵈 퇴퇴 장갑 맛을 뱉으며 어처구니 없어하는 영주영주와 돈키호테의 칼을 영주영주에게 몇번이나 우스꽝스럽게 가져다주는 훈초는 돈키호테와의 오랜 길동무의 호흡을 어김없이 보여주며 든든한 한패임을 여실히 증명해낸다.

사실 난 서곡과 감옥을 지나 조승우가 등장하여 극을 펼치며 맨오브라만차를 부르는 첫씬에서 이미 넉다운 돼버리는 편인데 둘시네아에선 귀가 녹다가 맘브리노의 황금투구에서는 사랑에 빠져 행복에 허우적거리게 된다.

이발사 배우님의 깜찍귀여운 그리고 돈키호테를 어이없어하는 연기를 보고 있으면 스위니토드에서의 또다른 이발사 씬도 떠오른다.

신부님의 연기도 너무 든든하고 오랜 벗같고.

동굴에서 길어오른 도지사의 목소리와 더욱 대비를 이루는 간드러지는 영주영주의 목소리와 연기는 말해 뭐하며

아름다운 공주공주의 연기내공은 훨씬 더 깊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조스누를 향한 내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은 훈초의 "좋으니까" 맞다. 조스누가 좋으니까. 물론 난 3초안에 좋아하는 이유를 5조5억개는 댈 수 있다는게 차이점이랄까. 연기잘하지 연기존잘이지 연기신이지 귀엽지 잘생겼지 목소리좋지 노래잘하지. 연기에대한 마인드 완벽하지. 천잰데 노력오지게하지. 전천후올라운더지, 뭐 밤을 새울 수도 있겠다.

거울의 기사 씬에서 그의 연기력은 폭발해 버리고.
병중에 꿈이 아니었음을 기억을 되찾은 후 다시 부르는 이룰 수 없는 꿈. 그리고 클라이맥스에서 단말마와 함께 스러지는 조승우. 이 장면을 위해 그렇게 피나는 티케팅을 거듭한 거겠지.

함성 지르지 않도록 미리 쉿 제스처를 취하고 맞는 그의 어퍼컷.
앵콜에서 가발을 벗고 땀과 함께 단정히 붙어 있는 조그맣고 까만 머리카락의 세르반테스는 모든 갑옷을 벗고 씻고 나온 아기염소같이 말간 차림으로 한번더 이룰 수 없는 꿈을 불러준다.

그는 그렇게 가발을 벗고 연기를 마친다.

가발을 벗고 까맣고 짧은 머리의 아담한 체구로 돌아와서 본인의 진정한 목소리를 내는 모습을 보고있으면 헤드윅의 마지막씬도 오버랩된다. 아 헤드윅 죽기 전에 다시 봐야 하는데..ㅎㅎ

엄격한 연습에서 비로소 나올 수 있을 무대 위에서 자유롭게 노는 조승우를 이렇게 내가 봤다는 데에 올해도 의미가 있다.

가네 저 별을 향하여?

ㄴㄴ

가네 조 별을 향하여~!

내 배우 내 스타 조승우 오늘도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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