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 호 ]
오래 활동한 만큼 영향력에 대해서도 고민하나요?
처음엔 그런 부분을 잘 몰랐던 것 같아요. 제가 끼치는 영향력에 대해, 내가 한 사람에게 줄 수 있는 힘을 잘 몰랐어요. 점점 활동하면서 느끼게 됐어요.
책임감이 생겼어요. 군대도 갔다 오면서 예전에는 긍정적이고 좋은 에너지를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했다면, 지금은 거기에 제 에너지를 받은 분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본인 분야에서 뭔가를 해낼 힘까지 전달해드리고 싶어요.
<얼루어>의 4월호는 항상 친환경 특집호로 꾸며집니다. 4월호의 커버 모델로 캠페인에 함께하는 건 어떤가요?
우선 너무 영광이죠. 저희가 할 수 있는 범위라면 뭐든지요.(웃음) 많은 분들이 환경에 대한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데, 환경은 정말 중요한 문제이니까요. 제가 좋아하는 배우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도 환경에 관한 다큐멘터리도 만들고 신발도 만들었어요. 그런 걸 보면서 저도 자연스레 관심이 가더라고요. 이번을 통해 샤이니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환경에 대해 경각심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해요.
환경에 대한 위기의식을 직접 느낀 적이 있나요?
성인이 되고 밖에서 운동하고 집에 돌아오면 코 안이 새까매져 있더라고요. 그럴 때 심각하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또 군대에서 대민지원을 자주 해요. 시골 마을, 농장, 산에도 가고 홍수 피해 입으면 가서 복구하고, 산불 진화작업도 하고요.
그 어느 때보다 자연에 가까이 있었네요?
네, 서울에서 이렇게 오래 떨어져 있어본 적이 처음이죠. 산에 있다 보면 진짜 몇십 년 된 쓰레기가 땅에 묻혀 있는 걸 보게 돼요. 함부로 버리면 안 되겠단 생각도 들고, 플라스틱이나 캔들이 지금까지도 썩지 않고 그대로 있는 걸 눈으로 보니 확실히 맘에 다가오는 게 다르더라고요.
환경을 위해 유지하는 습관도 있나요?
사소하게는 비닐봉지 최대한 안 쓰려고 해요. 제 가방을 들고 가요. 커피를 많이 마시는데 최대한 텀블러에 마시려고 노력하죠. 이동하는 스케줄이 많다 보니까 쉽지는 않아요. 좀 더 적극적으로 고민하려고요.
민호는 늘 자신만의 답을 아는 것 같아요. 그 자연스러운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나요?
저 자신에게 떳떳하니까 남 앞에서도 떳떳한 것 같아요.(웃음)
그건 큰 자산인 것 같은데요. 나는 내 스스로에게 떳떳하다, 그런 사람이 세상에 얼마나 될까요?
사람 일은 모르는 거지만 저는 저 자신을 믿어요. 항상 부모님께 감사해요. 이런 좋은 신념을 가질 수 있게 해주셔서. 주변에 좋은 분들이 많은 것도 축복이고요. 제가 손해를 보더라도 옳은 일이라면 그걸 선택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Don’t Call Me’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소감은 어때요? 오랜만의 정규 앨범이었으니 긴장하고 고민했을 법해요.
이 앨범이 나오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준비도 많이 했고요. 타이틀 결정부터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다른 후보곡들도 있었지만 제가 이 곡을 강력히 밀었어요.
강력하게 밀 만큼 확신이 있었던 거네요? 어떤 확신이었어요?
최근 몇 년간 강한 걸 안 해서 이번엔 센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퍼포먼스를 멋있게 할 수 있는 곡을 원했어요. 지금이 아니면 못 할 것 같았고요. 강력하게 주장하긴 했는데 그런데 안 되면 어쩌나 걱정도 많이 했어요.(웃음) 이번 앨범은 수정작업도 많이 했어요. 이수만 선생님이 마지막 순간까지 프로듀싱을 엄청 신경 써주셨어요. 다행히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어요. 팬분들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일해오면서 많은 관계자분과 평론가분들, 감독님들이 항상 저희를 보면서 열렬한 팬이라고 해주시곤 했어요.
그런 반응이 때로는 내가 허투루 해오진 않았다는 증명이 되죠.
그렇죠. 지금까지 열심히 했던 것에 대한 확신이 생기죠. 저희가 쉽게 잘됐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그런데 저는 늘 생각하고 고민하고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매일 노력하고 땀을 흘려요. 멤버들과 몸이 부서져라 춤을 추고, 목이 나갈 때까지 노래를 부르고요. 좋은 결과물을 내고 무대를 하는 게 쉬운 게 아니거든요.
군복무를 마친 후 다시 연습실 와서 연습할 때 기분이 새로웠을 것 같아요.
정말 묘했어요. 다시 연습하는 첫날이 연습생 생활 시작한 첫날 같았어요. 연습실 분위기가 너무 오랜만이었어요. 이게 그리웠구나… 여러 감정이 교차하더라고요.
앨범을 준비하면서 과감한 비주얼을 시도했어요. 어떤 의도가 있었나요?
네, 시간이 더 지나면 못 보여드리겠다고 생각해서 이번엔 염색도 화려하게 하고 스타일링도 과감하게 보여드렸어요.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이번에는 네 사람의 보컬의 조화가 특히 인상적이라는 평이 많았죠.
멤버들이 이렇게 오랫동안 떨어져 있은 적이 없었어요. 오랜만의 활동이다 보니 팀에 대한 애착이 앨범에 더욱더 잘 표현된 것 같아요. 더 잘하려고 모든 곡에 노력했어요. 멤버들도 그렇겠지만 타이틀곡 녹음 전날엔 잠도 잘 안 와요. 최대한 좋은 컨디션으로 노래하려고 좋은 거 먹고 잤어요.
좋은 것도 먹었군요.(웃음) 녹음에 그런 정성을 들이는 줄 몰랐어요.
잘하고 싶으니까.(웃음) 다들 조금씩 긴장하고 녹음하러 온 것 같더라고요. 그런 걸 보니 진심이 느껴졌어요. 그런 마음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전달된다고 생각하고요. 언제나 최선을 다했는데, 이번엔 오랜만이라 더욱 최선을 다했을 뿐이에요. 지금 상황 때문에 팬분들과 함께하지 못한 것, 그게 가장 안타까워요.
샤이니는 끝내거나 멈춘 적이 없는데 그게 참 쉽지 않죠. 멈추지 않고 여전히 나아가고 확장할 수 있는 원동력은 뭘까요? 여러분을 나아가게 만드는 것.
기다려주고 믿어주는 팬분들이 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멈출 수가 없어요. 계속 달려나가고 싶어요. 그것에 대한 보답과 믿음을 주고 싶고요. 나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것에 대한 확신을 주고 싶은 게 큰 것 같아요.
데뷔 14년 차인 샤이니 네 사람이 각자 제일 좋아하는 샤이니의 노래를 한 곡씩 물어보려고 해요. 민호는요?
너무 많아서 한 곡을 뽑기가 힘든데요. 저는 안 뽑는 걸로 하겠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골랐어요? 제가 한번 맞혀볼게요. 태민은 ‘셜록’, 키는 ‘뷰’, 온유 형은 ‘누난 너무 예뻐’라고 할 것 같아요. 저 민호는 무응답으로 해주세요. 고를 수 없다.
뒤를 돌아봤을 때는 빛나는 성취가 많은데 그게 자신감이죠.
저는 연예인에게 전성기라는 말은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연예인의 전성기는 언제든 다시 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할 수 있는 게 감사하고 시작하게 된 게 운이 좋았고, 거기에 좋은 결과물이 나왔다는 건 로또 확률처럼 어려운 거죠. 정말 행운이에요.
가장 큰 운은 뭐였어요?
최고의 운은 데뷔를 하게 된 거죠. 솔직히 신기해요. 대체 뭘 믿고 우릴 뽑아줬을까?(웃음) 어떻게 우릴 데뷔시켜줬지?
어떤 선견지명 아닐까요?
그냥 아기들이었는데 뭘 보셨던 걸까요? 그때는 저희가 진짜 어렸거든요. 저희가 데뷔하고 3~4년 지났을 때 그제야 저희 또래 팀들이 나왔어요. 그래서 가장 큰 운은 데뷔예요. 또 하나의 운은 전 세계 공연을 다니면서 팬분들을 만난 거예요. 진짜 소중한 자산이에요. 그걸 스무 살에 해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어요.
‘대중적인 것’과 ‘샤이니스러운 것’에서 이번엔 어느 쪽을 선택했어요?
반반이었어요. 우리 같지는 않지만 우리가 하면 우리답게 되겠다. 말하고 보니 왜 이렇게 허세 같죠? 이러면 안 되는데.(웃음) 사람은 겸손해야 돼요. 그러니까, 대중적인 것을 하더라도 샤이니다울 자신이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오랜만에 대중 앞에 선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나요?
인스타그램에 게시물 올릴 때 제일 긴장했어요.(웃음) 팬들이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인스타를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어렵더라고요.
콘서트 이후엔 각자의 영역에서 활동을 이어가겠죠? 민호의 계획은요?
2021년 목표가 ‘열일하자’인데 진짜 열일하고 있거든요. TV 틀면 나올 정도로 했고 열심히 활동했고 많은 걸 보여드렸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계획된 게 있기 때문에 올해는 몸이 헤르미온느처럼 6~7개는 돼야 소화가 가능할 것 같아요. 그걸 해내고 있는 제 자신에 대해 놀라고 있어요.
이틀 전 열린 황금촬영상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죠?
너무 영광이에요. 영화가 2019년에 나온 건데 2021년에 상을 받은 셈이에요. 너무 좋았고 감사를 전할 분들이 많았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서 전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특히 촬영 감독님들이 주신 상이라 그런지 감회가 남달랐던 것 같아요.
당신에게 연기는, 영화와 드라마는 또 어떤 진심인가요?
예전에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컸다면, 지금은 작품 흥행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좀 더 보여드리자는 마음으로 바뀌었어요. 배우란 항상 새로운 걸 배우고 터득하기 때문에 배우라는 말이 있어요. 정말 맞는 말인 것 같아요. 항상 새로운 캐릭터를 하다 보면 새로운 걸 알게 되고, 제가 전혀 생각하지 못한 부분으로 발전해요.
군대 유머는 이제 다 했나요?
저는 이제 만분의 일을 한 건데… (웃음) 심지어 최대한 자제하려고 노력한 거예요.
https://twitter.com/allurekorea/status/1376349489099898883?s=20
https://twitter.com/rendezvous_mh/status/1373290294704107522?s=20
민호 인터뷰 항상 좋지만 이번 인터뷰 특히 좋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