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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십이봉신 (열두 통의 편지) 잘 본 후기,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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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1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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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가 12부작이라서 주말에 금방 달렸는데

스토리 로그라인을 요약하면 

1991년 세상에 학대 받는 두 고등학생 소년 소녀가 신비로운 빨간 우체통을 통해 2026년에서 온 편지를 받으며

자신들의 인생에 닥친 시련을 맞대면하고 나아간다는 이야기야 

타임라인은 1993년의 메이쉰이라는 바닷가 도시, 그리고 2026년의 여러 도시 두 갈래로 흘러가고 

1991년은 탕이쉰 (주익연) 하예이탕 (왕영로)라는 고등학생

2026년은 위즈융이라는 사람의 딸인 위녠(정합혜자), 그리고 하예이탕의 아들인 선청(임유륜) 두 시점에서 진행됨 

 

마음에 든 점: 

일단 이 작품은 판타지와 미스터리, 로맨스 멜로 장르가 섞여 있어서 스토리가 진행되는 추진력이 있어

탕이쉰과 하예이탕, 가련한 청춘 둘이 서로 마음을 열고 의지하는 과정이 꽤 차분하게 그려지는데, 

여기에는 사실 미래에서 온 러브레터 (실은 탕이쉰이 보낸 것으로 추정되지만)가 큰 역할을 해 

그리고 동시에 미래에서는 누가 사라지고 죽는 것과 같은 범죄 사건이 발생하기 때문에

미스터리적 궁금증도 증폭되지 

이쉰과 예이탕의 관계는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그들이 지금 서로를 구원하는 어린 사랑을 하는데

어떻게 비극적인 상황이 일어날 것인가? 그들의 미래는 무엇일 것인가? 

그리고 미래의 비극은 이 신비로운 우체통을 통해 전해진 편지로 막을 수 있을 것인가? 

이런 궁금증이 있으니까 드라마를 쭉 따라갈 수 있었어

 

무엇보다도 주익연 왕영로 두 사람이 연기를 잘해 

주익연 이 작품으로 처음 보는데,

아마도 감독이 80년대, 90년대 홍콩 느와르 영화의 배우들을 리퍼런스 했을 것 같아

(초반에 비디오 관련해서 주윤발이나 종횡사해 언급되는 걸 보면 분명 염두에 둔 것 같음)

그런 위험한 청춘이 사랑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과정을 두 사람이 설득력 있게 그려냈음

그리고 전체적으로 그런 홍콩 느와르 영화 (천장지구나 지존무상 같은)의 문법을 좀 잘 따라간 것 같아서 

전체적으로 피폐하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사랑을 잘 보여줬음

둘이 빗속에서 서로 웃으면서 뛰어가는 거나 한때 즐거웠던 순간들을 보여주는 화면도 아름다워 

 

미래에 나오는 자식 세대의 두 청년 위녠과 선청이 서로 의심하면서도 공조해서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도 설득력이 있음 

 

 

단점:

그런데 많은 장르적 요소를 끌어안고 있다는 게 이 드라마의 부담이었음

중간까지는 그래도 여러 요소를 잘 맞춰나갔고

시간 배치를 뒤집는 방식으로 미스터리적 긴장감과 멜로의 애절함을 끌어갔는데 

(가령, 우리는 예이탕과 이쉰이 중간에 큰 일이 일어나서 헤어졌다는 걸 먼저 알게 됨

그렇지만 91년 타임라인에서는 그 사건이 맨 뒤에 일어남) 

결말이 너무 유야무야라는 느낌이 들었어 

이게 사실 이런 시간 연결 장르에서는 항상 타임 패러독스가 일어나기 마련이라서

이걸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작품의 완성도를 결정하지

가령 과거에서 어떤 사건을 방지해버리면, 그 다음에 일어날 일이 생기지 않아서 미래가 뒤바뀌는 거

대표적으로 누가 결혼하지 않으면, 아이가 태어니자 않는 것 같은 사건이야 

그렇기 때문에 애상이 있는 타임슬립 물은 "아무리 해도 과거는 뒤바뀌지 않는다" 라는 결론을 내든가 (스티븐 킹의 11/22/63 같은)

아니면 과거 비극을 막음으로써 미래는 바뀌었지만 다른 방향으로 그 사건이 일어난다는 해피엔딩을 만드는데, 

이 드라마는 후자를 취하려고 했지만 설명을 정합적으로 할 수가 없으니까 

그 부분을 대충 얼버무렸다는 느낌

우리의 의지로서 미래를 바꿀 수는 있지만, 그렇자면 미래에 있어야 할 것이 없어지는 건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이에 대한 속시원한 답이 없고, 매우 긴박한 마무리...

 

게다가 티빙 판을 보면! 엔딩 크레디트의 사진들이 안 나오기 때문에

바뀐 미래에 대한 짐작조차 할 수가 없게 됨

(티빙판만 본 사람들은 이 사진들을 나중에 한번 찾아보길 바람) 

 

하지만 두사람이 행복했겠지, 눈 보러 가고 싶다고 했는데 갔겠지...

인생이 뒤바뀐 사람들도 다른 우주에서 살아가고 있겠지...하는 아련한 감정을 남긴 드라마긴 했어

 

무엇보다도 가족에게서 안정과 사랑을 받지 못한 두 젊은이가 

서로의 가족을 만나서 평생 생일케이크를 나눈다는 이야기는 따뜻했고 

그런 면에서는 힐링물이라고 할 수가 있었다...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네 명이 다시 만나는 우주를 상상하며 모두 행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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