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판 ]

"이거 빌려줄게, 배움은 교과서에만 있지 않아, 시를 읽어야 꿈꿀 수 있거든"
윌리엄 예이츠 시집 쌍옌에게 빌려줄때 적었던 메모
반듯반듯하게 글씨 잘 써
"쌍옌, 난 네게 용서를 구할 자격조차 없어 작별인사 없이 떠났으니까, 지난번도, 그리고 이번에도... 네가 이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아. 하지만 믿어 줄래, 나에게는 꼭 떠나야 할 이유가 있어. 날 그리워하지도 찾지도 마, 앞으로 네 삶이 편안하고 행복하길 -원솽장"
가지런하게 선에 다 들어가는 단정한 글씨
급하게 써내려간 이별편지일텐데
왜 필체까지 좋은거니ㅠㅠ 쌍옌 마음 더 아프게

고3 노트 ( 통계 과목 추출분포, 샘플링분포, 표본평균, 분산, 오차 등등 )
그 열악함 속에서 필기도 얼마나 깔끔하게 해놨는지
목표 : 난우대학!!
저렇게 굳건하고 힘있게 써놓고 다짐했는데ㅠㅠㅠㅠ
[ 쌍옌 ]

"네가 늙어도, 난 우리가 함께한 이 시간을 소중히 간직할거야 🍃"
좀 더 날려쓰고 둥글둥글한 게
애가 거침없고 자유로워보여
이름 안 쓰고 뽕나무잎만 그려놓은 거 보니 1화에서 '난 여기 사장이고, 성은 쌍 입니다' 하던거 생각남

포스트잇 색깔 바래기 전, 고딩때

이판이랑 바빠서 계속 얼굴 못 볼때 붙여 놨던 쪽지
확대해 본다

"너무 무리하지말고, 힘내"
여전히 동글동글하고
뭔가 한글로 치면 초성을 크게 쓰는 글씨체 느낌
글씨 크기도 컸다 작았다 해
메모지 줄 따윈 지키지 않음
자유롭고 귀여운(이라고 하면 째려볼듯) 글씨체
저런 글씨체의 소유자 쌍옌이


문제의 그 박스 속, 그 사진 뒷면 '졸업 축하해'
저 말을 저렇게 한획 한획 혼신을 다해 써 놓기야?
아까 그런 글씨 쓰던애 맞냐고. 경필 대회 나가는 줄
이허 다녀온 뒤 졸업식 뒷풀이에서 혼자 10병 마시면서 '보험이라도 좋아' 라고 중얼거리더니
최애 사진 뽑아 오고서는 미처 전하지 못한 말을 온 정성을 쏟아서 써 놓은게 😭😭🤦♀️🤦♀️🤦♀️
대딩 쌍옌 너어는 대체...그러니 집이 불타도 그 박스부터 챙기지요 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