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인을 본 이후에 재탕을 안한 건 아닌데 며칠전 처음부터 다시 주행하면서 나만 이제 알았나싶은 장면들이 있어서 새삼 놀랐음
아마도 초반부 서사가 은근한 찌통이 깔려있어서 흐린눈한 거였나봐ㅜㅜ
아무튼 여동생을 잃은 후 말수도 줄고 마음도 닫고 살던 어린 링샤오가 어떻게 리빠와 젠젠에게 스며들게 되었는지가 공동주택 계단에 앉은 링샤오의 자리 변화로 잘 보여줘서 좋더라
마치 보이지않은 감옥에 갇힌 듯했을 링샤오였을텐데 밥은 먹었냐 묻는 리빠와 그날그날 아빠가 만들어준 메뉴들을 큰소리로 외치며 같이 먹자고 잡아끄는 젠젠이 링샤오에겐 그야말로 식구보다 더 식구인듯 햇살 부녀같은 존재였을 수밖에 없겠더라구
그러니 한계단 또 한계단 점점 리젠젠네에 가까워지는 계단 쪽에 앉아있게 되었던 걸테지ㅠㅠ
막판엔 진짜 거의 엎어지면 코 닿을때에 머무른 것도 귀여우면서도 찡했고 그와중에 마지막메뉴가 하필 국수라 순간 우리나라 '국수 먹는다'를 연상시키게 해서 괜스레 둘의 인연이 보통이 아니었다니까 혼자 고개 끄덕였단 건 안비밀임
그중에서 조금 소름돋던 건 바로 젠젠이 고사리손으로 한땀한땀 이어붙여줬던 링샤오의 한장 남은 가족사진임
다른 게 아니라 한때 단란했을 네 사람의 모습이 찍혀 있는데 링빠랑 링샤오는 제모습이 그대로인 반면 천팅이랑 죽은 여동생 얼굴쪽만 못알아볼 정도로 찢어져 있다는 게 뭔가 둘의 존재는 링샤오에게 이미 죽음의 그무엇처럼 무겁게 가라앉는 존재일거란 느낌으로 다가오게 되니까 일부러 그러기도 힘들 만큼 생사의 갈림을 미리 엿보여준 거 같아 절로 흠칫해졌다고나 할까
아무튼 볼때 마다 뭔가가 보여서 놀라워 하는 중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