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중드 입문 4개월차 중소년이 돌아왔어.
모두 알찬 9월 보냈어?
이번 달엔 많이 못 볼 줄 알았는데 추석 연휴랑 월차, 주말 끌올했더니 그래도 꽤 봤더라고.
리뷰 작성 안 한 드라마까지 합하니까 지금까지 총 97개 봤어! 100개 채울 수 있을거 같았는데 못채워서 아쉬울 따름이야. 다음 달 숙제로 미뤄야겠다ㅎㅎ
100개 채우면 뭐가 제일 재밌었는지 적어봐야겠어.
그럼 이번달도 후기 시작!
<9월 동안 본 드라마 목록>
이번 달은 최호적아문 시리즈 깨기로 시작했어. 그저 학원물이 보고 싶었을 뿐인데 찾아보니 봐야 할 시리즈가 많더라고. 순서대로 봐야 직성에 풀리기 때문에 먼저 간단히 정리를 해봤어. 참고할 덬 있으면 참고해. 나는 최호적아문1(드라마)-최호적아문(영화)-최호적아문2 순서로 봤어. 암련 시리즈도 순서대로 보고싶은데 2021년 호일천 버전을 아무리 찾아도 없어서 못 보고 있어.
71. 최호적아문1: 가장 좋았던 우리
신기하게 2016년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올드하다고 느껴지지 않았어. 가끔 촌스러움이 느껴지긴 했지만 드라마 자체가 촌스러웠다기 보다, 현재의 시점에서 중고등 시절을 떠올렸을 때의 '아 저때 우리 참 촌스러웠지만 즐거웠지. 추억이야' 하는 그런 느낌이었어. 공부와 미래 그리고 몽글몽글함 한 스푼 담긴 흔한 학원물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이 드라마는 유독 드라마보다는 인간극장이나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보는 느낌이었어. 어떤 고등학교를 임의로 선택해서 들어가도 옆자리에 앉아 있을거 같은 친구들과 주인공 느낌이라 대체적으로 평범하게 느껴졌던거 같아. 학원, 청춘물아니고 그냥 학원같은 느낌이 물씬 풍겨. 여주 제외하고는 모두 초면이었는데 특징적인 캐릭터가 없어서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했어. 남주보다 차라리 서브 남주가 더 개성있다고 생각이 들어서 둘이 잘 됐으면 좋겠다 싶기도 했지. 한 명은 그림 그리고, 한 명은 사진찍고 얼마나 멋있어. 나는 남주때문에 화를 천천히 적립하고 있었는데 마지막엔 활화산이 되어 뒷목을 잡았어. 서브 남주는 매번 여주 도와주면서 은근히 자기 마음 표현했고 점점 대놓고 손 편지에 선물까지 주다 전교생 앞에서 분수 터트리며 좋아해 외치잖아. 츤츤거리지만 감정 표현은 완전 직구로 때려 박는 낭만있는 애였어. 반면 남주는 감정 표현도 제대로 안했으면서 니가 해준게 뭐가 있니? 물리 알려주기? 경시대회때문에 바쁘다고 예민하게 굴기? 나는 쟤가 어장을 치고 있나 그런 생각도 들었어. 그렇게 벼루고 있었는데 마지막화에서 하ㅏㅏㅏㅏ 자그마치 10년을 잠수 탔으면서 니가 여주한테 뭘 바라는거 자체가 사치아니니? 남주 상황이 여의치 않으니 여주 앞에 나타나기에 스스로 비참하다는 생각이 들었을 수 있지, 그래 알아 그런 기분. 그러면 적어도 상황을 설명해서 이해를 시키거나 아니면 확실히 매듭을 짓고 사라졌어야지. 그렇게 무책임하게 사라진 순간 니가 여주한테 전할 수 있는건 니 부고 소식밖에 없어. 10년이나 기다린 미련 곰탱이 같은 여주도 문제지만 남주는 정말..... 그래서 모든 시리즈를 통틀어서 가장 지루하고 결말때문에 화가 많이 났어. 24부작 드라마인데 22화 학원물+2화 억지로 청춘 로맨스 끼워 넣은 느낌이라 다 보고서 벙찐 느낌이 컸어. 무얼 위한 빌드업이었던 거지? 아니 감독님, 그냥 '앞으로 열심히 대학 다니자 짜요!' 라던가, 바닷가에 친구들 함께 모여 만세 하며 끝낼 수 있었잖아요? 왜 갑자기 강제로 남주를 잠수태우더니 10년이 흐른건가요? ㅇㅅㅇ?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는건 나만 그런거야?. 결말때문에 앞의 내용이 모두 허무해졌어. 부제가 가장 좋았던 우리인 이유가 있다니까. 우리의 좋은 순간이 아닌 좋았던이라는 과거형이잖아.... 제대로 잡은 토끼 한 마리 없이 끝난 드라마라 많이 아쉬웠어.
72. (영화)최호적아문: 너를 만난 여름
이 영화는 딱 드라마 요약본 느낌이야. 드라마 내용이랑 조금 다르게 각색한 부분도 있긴 했는데, 아무래도 영화다 보니 2시간안에 설명할 수 없는 부분들은 과감히 버린듯해. 그래도 전반전인 큰 흐름은 같고 꽤 재밌게 봤어. 드라마보고 바로 이어서 보니까 내용도 싹 정리되는 기분이고 결말때문에 화났던 감정이 조금은 몽글몽글하게 바뀌고 끝나서 처방약 받은 기분이었어. 학원물은 공기 중에도 몽글몽글함이 떠다녀야 한다고!! 드라마에서 못 느꼈던 감정을 영화를 통해서 느꼈어. 여주 진짜 말랑콩떡 다람쥐같아서 너무 귀엽더라. 학원물 최척화 상이야. 여주랑 남주랑 케미도 괜찮고 보는 내내 정말 흐뭇하게 봤어. 나 분명 같은 내용의 드라마와 영화를 봤는데 왜 이렇게 느낌이 다른거지ㅋㅋㅋ. 드라마에 없던 꽁냥거리는 장면도 생겨서 오글거리긴 했지만 그래도 풋풋하게 보이는 정도였어. 드라마에선 남주가 여주를 애정있는 눈으로 바라보긴 하지만 사랑스러워한다는 느낌은 없었거든? 근데 영화에서는 남주가 여주를 좋아하는게 확실히 눈으로 보이니까 백마디의 말보다 한번의 행동이 가져다주는 임팩트가 훨씬 큰거 같아. 그리고 드라마에선 남주가 잠수타는거에 대한 스스로의 감정을 이야기하지 않았어. 그래서 더 화났던 것도 있지. 그런데 영화에서는 남주가 나레이션으로 넌 날 미워하는게 그리워하는 것보다 덜 힘들거고, 나 없이도 씩씩하게 살라는 말을 덧붙여줘서 좋았어. 잠수타기 전에 말해줬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이렇게라도 말해주니 개비스콘 짤처럼 싸악 내려가더라. '청춘 영화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나레이션들로 감성을 채워줬고, 핵심만 뽑아서 괜찮게 만든거 같아. 마지막 쿠키 영상은 왐마야( ⸝⸝⸝ᵔᵔ⸝⸝⸝ ). 드라마를 볼 예정이라면 영화 처방약도 꼭 준비하자!
73. 최호적아문2 니호구시광: 안녕, 우리들의 시간
나는 시즌1보다 시즌2를 훨씬 재밌게 봤어. 시즌1은 담송운빼고 눈에 들어오는 캐릭터가 없어서 지루했었는데, 시즌2에는 쯔추(장신성=쯔추로 그냥 입에 붙음)를 비롯한 주조연 캐릭터들 모두 개성적이어서 보는 재미도 있었고 시즌1의 배경과 상황을 일부 공유하고 있다는 설정이 재밌었어. 드라마 1~2화 보면 재밌다, 재미었다 느낌이 오잖아? 시즌1은 무난한 느낌이었다면 시즌2는 시작부터 재밌는 느낌이었어. 지금까지 봤던 학원물들과 차별점이 몇 개 있었는데 주인공 둘이 같은 반이 아닌 학원물 처음 봤어. 항상 둘이 짝꿍인 학원물만 봤는데 다른 반인 것도 괜찮더라. 각자의 학창생활을 더 알차게 보내는 것 같아서 좋았어. 대부분 학원물들 보면 학창시절 전부가 서로인것 마냥 그려지는게 너무 판타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 이 드라마에서는 각자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도 잘 보여줘서 진짜 학창시절 모습을 보여준거 같아. 그러면서도 주인공들이 중간중간 만나 서로를 응원해 주는 모습들이 조금 더 현실적으로 와닿았어. 주인공이 잘되기 시작하면 재미가 없어지는 나를 위해 분반은 최고의 조치였어. 그리고 공부 잘하는 똑똑한 여주 나와서 너무 좋았어. 항상 공부 못해서 지도받는 여주만 있었는데 야물딱진 여주 보니까 왠지 편하더라. 대부분 남주 따라서 이과반 가는 여주가 많았는데 여기서는 자기 소신껏 문과 선택한 성숙한 여주가 정말 빛나 보였어. 쫒겨나긴 했지만 여주따라 문과오려고 했던 쯔추의 행동도 귀여웠고. 학원물하면 정해진 스테레오 타입을 따르지 않아서 조금 더 흥미로웠던거 같아. 주인공 말고도 주변인 서사가 굉장히 많은 편이었는데 각자 가지고 있는 사연이 인상 깊었고, 각 인물들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잘 풀어냈어. 그래서 조연이 좀 많다고 느끼긴 했지만 복잡하진 않았어. 친구들과의 우정 쌓는 과정과 돈독해지는 모습을 잘 그려내서 훈훈하게 봤어. 나중에 커서도 잘 되는 부분이 있다면 잘 안되는 부분이 있듯이 현실적인 마무리를 보여준것 같아. 시즌1과 비슷한 결말이었으면 진짜 뒷 목 잡고 쓰러졌을거야. 시즌2에서 놓치는 토끼없이 다 꽉 잡은거 같아서 천만다행이었어. 나는 장신성 나올때마다 마냥 흐뭇하게 봤는데 정말 연기자가 천직인거 같아. 뭐랄까, 이목구비가 커서 시원시원한 느낌에 청춘물에 찰떡인 것 같다가도, 눈을 보면 온갖 서사가 담겨있어서 진중하고 어두운 느낌도 들어. 그래서 다양한 장르가 어울리는 얼굴같아. 거기다 연기도 잘하니 더욱 인정받는 거겠지. 쯔추야 롱런하자.
74. 흔상흔상니
아니 대체 누가 이 드라마가 꿀노잼이라는 유언비어를 퍼트린거야?!! 나는 진짜 열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잘 봤어. 꿀노잼이라는 누명을 벗을 수 있도록 글을 열심히 써봐야 겠다. 지금까지 봐왔던 드라마들과 다르게 눈에 띄는 특징이 몇 개 있었어. 첫번째는 더빙 성우라는 소재야. 우리나라는 드라마에 더빙 성우를 쓰지 않으니까 나도 중드 보기 전까지는 더빙 성우에 대해 몰랐어. 지금은 중드를 어느정도 보고나니 중국은 성우판이 굉장히 크겠구나 싶고, 그러니 이런 소재로 드라마가 만들어지기도 하는구나 싶었어. 성우라는 직업이 중심 소재긴 하지만 깊진 않고 후반부로 갈수록 로맨스가 주가 돼서 가볍게 찍먹 하는 느낌이었어. 의사가 성우를 투잡하는 설정이 처음엔 이해가 안됐는데 주조연 인물들이 각자의 본업말고 열정있게 좋아하는 일을 함께 할 수 있다는거에 조금은 낭만을 느꼈던거 같아.
두번째는 중국 알리기 ppl이라도 하는 건지 현대극인데도 불구하고 고장극 느낌을 약간 받았어. 여주가 입고 나오는 의상 대부분이 현대식으로 개량된 중국 전통의상이었고, 음악도 전부 고전풍, 더빙 회사에서 개최했던 여러 행사도 거의 고전풍, 다양하게 소개된 중국 음식, 함께 놀러간 장소도 리장이라는 도시를 홍보하듯 그렸더라고. 어떻게 보면 중뽕이라고 볼 수도 있을거 같긴한데 그렇게 부담스러울 정도는 아니었어서 나는 그냥 문화로 생각하고 봤어(중국 요소가 많이 나온 만큼 동북공정 요소가 있는건 아닐까 하고 긴장 200% 함). 그 중에서도 고전풍 음악이 정말 인상적이었어. 평소에도 동양풍 음악을 플레이리스트로 듣는 편인데 드라마에 나오는 노래 모두 좋았고, 고전풍 음악을 대놓고 들어본 건 처음이라 색달랐어. 평소 중드는 무조건 2배속 이상을 고집하고, 주인공이 노래 부른다 싶으면 오글거려서 통으로 넘기는 편인데, 여기선 남주가 노래할때는 1.5배속으로 낮춰서 들을 정도였어. 심지어 드라마보다가 멈추고 노래 찾아 본 드라마는 처음이야. 남주가 맨날 노래하다 갑자기 나레이션을 넣어서 놀라긴 하지만 고전풍 음악임을 감안하고 들으면 하나의 구성같이 느껴져. 고전풍이 아닌 일반 가요를 넣었으면 뻔해서 지루했을거야.
세번째는 역시 단건차지. 내가 엽죄도감이랑 니안전마만 봐서 몰랐던 남주의 매력을 새롭게 알게 됐어. 내가 봤던 후기 중에 드라마는 재미없어도 단건차한테는 빠졌다는 글을 많이 봤거든?ㅋㅋㅋ. 여기서는 되게 침착하고 차분하고 목소리도 약간 저음으로 깔고 나오는데 진짜 다른 캐릭터 같았어. 그리고 확실히 연기를 잘하니까 몽타주를 그리든, 해킹을 하든, 성우를 하든 진짜 본인 직업인거 마냥 표현해서 흡입력 있었어. 단건차라는 사람 자체가 노래도 잘한다고 들어서 그런가, 단건차를 염두해두고 드라마를 만든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더욱 찰떡인 역할이었던거 같아. 초반은 거의 단건차 목소리랑 노래로 드라마를 끌고 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지. 목소리로 이런 드라마를 만들 수 있다고? 독특한데, 좋아. 단건차가 참여한 노래도 많은데 난 与君归(여군귀)로 시작해서 万骨催沙(만골최사)에 정착했어. 万骨催沙(만골최사)에 긁는 목소리가 나와서 좋아. 목소리가 무기인 배우라 귀하다.
네번째는 요리 드라마인가 싶을 정도로 요리하는 장면이 많이 등장해. 나는 음식관련 영상물을 좋아하는 편이라 초반에 재료들이 광고 촬영하듯이 날아다닐때 생동감있어서 좋았어. 주인공들이 초반에는 오직 목소리로만 교감하는데 레시피를 읊어줄때 재료들이 나와서 더 몰입감 있었거든. 남주가 능수능란하게 재료 다듬고 조리하는 장면도 꽤 재밌게 보긴 했는데, 회차를 거듭할수록 요리를 더 열심히 해서 셰프로 전직할건가 싶었어. 요리가 여주와의 친밀감을 쌓는 하나의 매개라 많이 넣은거 같은데 요리할땐 요리만 합시다(진지).
내가 그간 봤던 드라마중에 설렘지수가 가장 높았어. 초반에 서로 얼굴은 모른채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이 직접 보는 것보다 훨씬 떨려서 긴장감 max 찍었잖아. 둘이 녹음실에서 처음 만날때는 내가 막 온 몸에 식은땀이 흐르고 간질간질해서 미치겠더라고. 남주 눈빛이 완전 멜로+직진인 와중에 여주가 낯설면서도 설레는 감정 표현을 너무 잘해서 동기화 된 듯이 내가 더 긴장했어. '최애를 만나서 놀람+기쁜데 당황스러워+떨린데 무슨 말을 해야하지'가 화면을 통해 느껴질 정도였어. 남주 평소 성격이 차분, 침착, 담담, 담백인데 여주 한정 직진, 저돌적이라 자꾸 스페이스바 내려치게 만들어. 전체적으로 잔잔한데 간질간질한 설렘(후반부는 오글거림)이 있어서 보는 내내 설탕물에 빠져 질식하는 기분이었어. 얘들아, 깨도 계속 볶으면 타....ㅠㅠ 둘이 첫 뽀뽀 하고나서는 뽀뽀귀신이라도 붙은건지 난 또 급속도로 재미가 반감됐지만 로맨스 좋아하면 달다 못해 이 빠져서 틀니 장만해야 할거야. 사랑의 설레는 감성이 좋은거지 행동으로 표현되는 순간부터는 정말 못보겠어....
드라마가 다양한 부분을 보여주려고 노력한 것 같은데 생각해보면 다소 어지러운 드라마이기도 했어. 성우, 노래, 음식, 중국 문화, 주인공 로맨스도 많은데 주변 러브 라인도 살뜰히 챙기느라 길어졌어. 2~3가지 요소에만 확 집중했으면 개꿀잼됐을거야. 아무튼 덬들아 꿀노잼아니니까 오해하지 말자(´ゝз・`)ノ⌒☆
75. 사랑의 가시(S) *(S)-숏드
아니 광총은 이런거 검열 안하냐고 ¯\(ºдಠ)/¯ 차방에서 미친놈이라고 들었지만 미친놈보다 더 해서 뭐라고 불러야 할지를 모르겠네. 진짜 미친놈이야. 다보고 나면 머리 아프고 한숨만 나와. 마라맛아니고 캡사이신 원액이야.
76. 아지희환니
아지희환니는 지난 달에 보다가 한차례 시청 보류했던 드라마였어. 처음에 학원물로 알고 시작했는데 내가 생각한 포카리스웨트 같은 청량감은 없고 슴슴한 콩국같았거든. 볼 게 없어서 다시 시작했는데 이 분위기가 적응된건지 수월하게 봤어. 뿌연 필터는 끝날때까지 여전하더라. 학원물인지 알았던 이 드라마는 가족 드라마에 가까웠고, 마냥 로맨스물이라고 보기엔 또 애매한거 같아. 35화 중 14화를 기점으로 고등학생과 성인이 나뉘어. 성인으로써의 이야기가 더 긴데, 고등학교 이야기는 주인공들의 감정이 이렇게까지 진행되었다는 서사를 설명하기 위한 과정으로 느껴졌어. 학원물의 주된 주제인 시험, 수능 이야기들이 상대적으로 얕고 인물들의 감정에 집중되어 이야기가 흘러가서 나는 좋았던거 같아. 삽입된 음악들이 전부 서정적인데 주인공이 처한 상황과 감정을 뒷받침해줘서 몰입할 수 있었어. 서로 과거의 감정에 대해 오해는 하지만 풀어가는 과정을 유치한 사랑 싸움으로 그리지 않아서 좋았고, 드라마 중간 중간 나레이션을 해주는데 주인공들의 감정을 담백하게 표현해줘서 편하게 본 거 같아. 잔잔해서 지루할 순 있는데 난 잔잔, 담백한 드라마도 잘 보는 편이라서 괜찮았어. 보다보면 나름의 매력도 있고 여주랑 남주도 드라마 분위기에 잘 어울렸어. 서브 커플 분량이 굉장히 많은데 이쪽은 약간 청춘물 재질이야. 초반에는 괜찮았는데 뒤로 갈수록 드라마의 결과 맞지 않는 느낌이었어. 드라마의 전체적인 느낌이 감정 중심에서 일을 하며 생기는 사건 중심으로 옮겨가는데 처음 느꼈던 감정 서사가 점점 옅어져서 개인적으로 아쉬웠어. 그래도 빌런이나 고구마 요소가 없어서 무난하게 볼 수 있었고 OST들이 좋아서 찾아 들을거야.
법의진명이 알고보니 시리즈가 굉장히 많더라. 법의진명(장약윤ver.), 법의진명2(류동심ver.)는 같은 회사에서 제작을 했고, 법의진명지행존자(경초ver.) / 법의진명지무성적증사(장우검ver.) / 법의진지독심자(장요ver.)는 전부 다른 회사에서 제작을 했어. 그래서 드라마마다 배우가 모두 다르고, 캐릭터를 임의로 추가 및 삭제를 했어. 연결되는 내용이 아니다보니 굳이 순서대로 보지 않아도 될듯해. 그리고 법의진명시어자(라운희ver.)같은 경우는 제작자가 횡령 혐의를 받던 와중에 미국으로 도피를 하면서 자연스레 방영불가가 됐다고 해. 나는 법의진명 2까지만 찾아봤는데 다른 시리즈도 한국에 들어왔으면 좋겠어. 장르물은 특히 기계 자막이면 몰입이 안되는 느낌이야.
77. 법의진명 2: 청도부
법의진명 1을 나름 재밌게 봐서 2도 궁금했는데, 전체적인 서사는 괜찮았으나 전개 방식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어. 같은 회사에서 만들었어도 차이가 있구나. 전체적인 분위기는 1보다 많이 차분해져서 제법 수사물다웠어. 1에서는 에피소드식이라 해결을 바로 했는데, 2는 전체 사건이 다 하나로 연결되어 있어. 스스로를 청도부라고 칭하는 범인과의 대치가 큰 줄기인데 이 점을 제대로 부각하지 않아서 초중반이 많이 지루해. 계속 사건은 발생하는데 진전되는게 없어서 사건들이 하나의 마인드 맵이 되어 모여야 하는데 따로 노는 느낌이 강했어. 범인과 경찰이 계속 쫒고 쫒기는 관계가 연출돼야 보는 사람도 긴장을 하면서 보는데 아무런 단서도 찾지도 못하고 활개하게 두니 늘어지더라고. 초반부터 범인에 대해 제대로 프로파일링하고 사체 부검하는 과정에서 증거를 찾고, 시청자로 하여금 궁금증을 유발시키며 조금씩 다가갔어야 하는데 모든 일이 후반부에 몰아서 긴박해져. 그래서 범인의 서사도 극적인 효과가 덜하지 않나 싶어. 배우들이 전부 바뀌면서 캐릭터도 약간 바뀌었어. 남자 법의관(진명), 남자 형사(임도)는 동일하지만 기존의 여자 법의관을 빼고 새로운 법의관 진시우를 넣었어. 부검을 통해 사실을 밝혀내는게 주여야 하는데 이번엔 부검은 약간 뒷전이고 남자 형사님이 매우 열일하셔. 1에서는 법의관 캐릭터들이 다 개성적이어서 서로 부딪히며 알아가는 케미가 있었는데, 2에서는 캐릭터들이 대체적으로 평면적이라 임팩트가 적었어. 까칠하고 괴짜지만 츤데레인 진명 캐릭터가 많이 인간적으로 변했고, 여주는 없어도 될 정도의 존재감이었어서 전체적으로 심심한 감이 없지 않았어. 주인공들의 케미 부재+불필요한 과거 서사 부각+하나로 모이지 못하는 사건이 한데 모이니 초반엔 갈피를 못잡고 지루했어. 회차를 거듭하면서 점점 흥미가 붙긴 하지만 20화밖에 안되는데 좀 빨리 진행했으면 좋지 않았나 싶어. 그리고 마지막엔 꼭 여주가 납치되는 진부한 설정이 등장해. 뻔해서 극적이라고 느껴지지도 않는데 말이지. 1에서도 그랬는데 변하질 않네. 다 보고 나서는 '그래도 나쁘지 않았어' 라는 생각이 들지만 아쉬운 생각이 드는건 어쩔 수 없나봐.
78. 옥노교(S)
차방을 한 차례 휩쓴 화제의 숏든데 안 볼 수 없잖아. 집착은 하지만 비교적 정상적인 사고가 박힌 남주여서 다행이었어. 주조연 모두 연기도 잘하더라. 사랑의 가시보다는 확실히 편하게 봤어. 수위가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불쾌감이 되는데 사랑의 가시가 그랬고, 옥노교는 그냥 선은 안 넘는 자극이라 생각됐어. 숏드라서 개연성은 버렸을줄 알았는데 의외로 이야기도 있고 무맥락은 아니었어.
79. 강성궤사
차방에 한번도 언급되지 않은 드라마를 내가 봤다니! 뿌듯해! 민국시대 배경의 수사물이고 WeTV에서 볼 수 있어. 52부작인데 편당 10분 내외라 부담없고 한글 자막 지원해. 민국기탐을 봤던 사람이라면 느낄건데 전반적으로 두 드라마가 매우 유사해. 발생하는 사건은 다른데 유사한 설정들이 많아서 표절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어. 남주 2명, 여주 1명이 등장하고 각각 경찰, 탐정, 법의관으로 일해. 일섬일섬량성성에서 서브 남주였던 배우가 나와서 반가웠어. 10분 내외라서 지루하지 않게 전개가 빠르고 고구마도 없어. 짧아서 수사가 제대로 되나 싶었는데 정말 몸 사리지 않고 열심히 달리고 수사해ㅋㅋㅋ. 액션신도 꽤 많고 내용도 나름 탄탄해서 대충 제작하지는 않았구나 생각이 들었어. 딱 민국기탐인데 개인사를 많이 덜어내면 강성궤사가 될듯해. 민국기탐이랑 다른 점이 있다면 이성간 로맨스는 없다정도? 약간의 브로맨스, 끈끈한 동료애, 우정으로 수사하는 모습이 좋았어. 정말 수사만 열심히 해서 내용이 깔끔해. 민국기탐에서는 든든한 뒷 배와 권력의 힘으로 상대적으로 수사를 편하게 한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강성궤사는 뒷 배의 힘을 빌리기 보단 주인공들이 정말 몸으로 뛰며 증거를 찾아. 다 보고 나면 참 애썼다, 애썼어라는 말이 절로 나오더라. 짧아서 가볍게 볼만하니 쉴 때 한 편씩 보면 좋을 것 같아.
80. 아가능우도료구성
아가능우도료구성도 지난 달에 보다가 한차례 시청 보류했던 드라마였어. 내용이 전반적으로 뻔해서 그런가 뒤의 전개가 궁금하지 않았었거든. 수사물을 이어서 볼까 하다가 쉬어가는 느낌으로 다시 보기 시작했는데 스트레스없이 가볍게 보기에 괜찮았어. 배우는 둘 다 초면이었는데 성우 더빙이 아니어서 좋았어. 특히 내용보다는 남주 캐릭터가 인상적이었던 드라마야. 항상 말할 때 나긋나긋 다정하게 말해주더라고. 혼자 화내고 오해하는 여타 드라마 캐들과 달리 감정을 내세우지 않고 차분히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줘서 좋았어. 오랜만에 보는 착한 캐릭터라 내 마음까지 맑아지는 기분이더라. 의견 차이가 있더라도 대화를 통해 바로 풀고 어른답게 행동해서 어찌나 속이 편했는지 몰라. 또 얼마나 기분이 투명한지 투리구슬을 넘어 투명함 그 자체였어. 솔직하고 담백하고, 과하지 않은게 남주의 매력이었는데, 성격이 너무 좋아서 '세상에 저런 사람이 어딨어' 싶을 정도였어. 작가가 원하는 이상형의 성격상을 모두 다 몰빵한 느낌!?ㅋㅋㅋ. 드라마보다 2번 놀랐는데, 첫번째는 여주 친구가 일하는 카페였어. '어? 저기 쯔추네 망한 카페 아니야??'. 두번째는 여주가 파견됐던 시골병원에 후임으로 온 직원이었어. '어? 사랑의 가시 미친놈이 왜 여기서 나와???'. 주연도 누군지 모르는 드라마에서 유일하게 아는 인물이 등장했는데 미친놈이었다ㅇㅅㅇ!! 분명 착한 사람인데 웃을때 나도 모르게 '분명 다른 의도가 있을거야ㅎㄷㄷ' 했다니까. 철저하게 주인공 위주로 진행되는 전개라 빠르고, 빌런이 있긴 하지만 정의구현해서 고구마도 없는 편이야.
81. 차시차각
펜데믹을 배경으로 한 10개의 사랑 이야기라고 해서 사실 별 관심 없었는데, 다 보고나선 다시 한번 대드의 감각에 놀랐어. 1화부터 10화까지 옴니버스식으로 구성돼서 매 화 다른 이야기를 볼 수 있어서 좋았고, 자연스레 등장 인물들을 교차시켜서 등장시킨 게 좋았어. 이번 화의 주인공은 누구고 어떤 이야기를 보여줄지 기대되더라고. 나는 이런 구성을 정말 좋아하는데, 이런 식으로 드라마 짜기가 복잡하고 어려워서 많이 없는게 아쉬워. 그리고 대드를 많이 본건 아니지만 대드보면 자주 출연하는 배우들을 다 모아둔 것 같아서 흥미로웠어. 역시 넷플릭스의 자본 정도는 되야 이렇게 다 모을 수 있는건가 싶더라. 매 화 1시간이 안되는 분량인데 기승전결은 다 챙긴게 놀라웠어. 나는 사랑 이야기라고 해서 중드 같은 느낌을 예상했었는데, 역시 대드는 대드야. 진짜 다양한 형태의 사랑의 모습을 보여줘서 놀랐어. 정말 예상치 못한 사랑의 모습도 있었고, 이런 것도 사랑이 될 수 있구나를 느껴서 내 편견을 이렇게 또 한번 깬거 같아. 사랑앞에서 한없이 좋은 사람이 될 수도, 한없이 나쁜 사람이 될 수 있듯이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여줘서 굉장히 현실적이면서도 인간적이었어. 코로나때문에 변하는 사회의 모습도 자연스럽게 녹여서 보면서 공감이 많이 됐어. '차시차각' 뜻이 '지금, 지금 이 순간' 으로 해석 된다던데 이야기들과 잘 어울리는 제목이었어. 매 화 발생하는 다양한 이야기들의 시점이 동떨어져 있지 않고 같은 순간에도 다양한 사랑이 피어나고 있다라는 것처럼 나는 들렸어. 그래서 이 드라마가 훨씬 현실적이고 색다르게 다가온 것 같아. 감정 표현을 굉장히 섬세하게 표현한다고 느꼈는데 대드만의 장점인거 같아. 그래서 청춘 영화를 잘 만드는 건가?. 설레는 사랑대신 때로는 잔잔하고, 때로는 격정적이기도 하고 울고, 웃고, 고민하는 다양한 이면을 잘 보여준 드라마라고 생각해. 대드는 보면 볼수록 새로워서 늘 놀라워.
82. 청춘조소과
나 이가인지명 볼 때 천팅도 괜찮다하면서 봤던 사람인데, 청춘조소과 주조연들은 좀 많이 답답했어. 사귀기전까지의 설레는 감성만 좋아해서 주인공들이 최대한 늦게 이어지길 바라는 나조차도 제발 그만하고 사귀라고 소리칠 정도였어. 아니, 낚싯대를 던져야 물고기를 낚지, 물 밖에서 계속 맴돌면서 고기만 바라보고 있으면 물고기가 얼쑤 좋타쿠나 하면서 뭍으로 올라 오냐고. 사귀고나서가 급 노잼된다고 해서 이렇게 모두가 삽질만 하길 바란건 아니었는데 말이지. 본인들을 막는 특별한 인물이나 사건이 있어서 만나지 못하는 거면 이렇게 답답하지도 않았을거야. 그냥 서로 눈치보고 너무 방어적인 태도때문에 나아가질 못하니까 보는 사람이 다 한숨이 나왔어. 얘네는 사실 사귀기 전에도 설렘이 없고 잔잔해서 제발 사겨라를 외쳤는데, 또 막상 사귀니까 수컷 모기(수컷은 안 뭄)한테도 질투하는 남주때문에 여러모로 경악이었어. 멍!도 꽤나 경악이었지... 그럴 적극성을 제발 초반에 반만 보여줬어도!! 그리고 남주가 서브 여주를 너무 차갑게 대하길래 무슨 엄청난 과거라도 있는 줄 알았는데 그냥 쓸데없는 집착이었어. 제발 한번 도와준걸로 영원한 사랑이라도 된거 마냥 굴지 말자 서브 여주야. 병이다 병. 주조연 4명 중에 정상은 서브 남주뿐이었어. 여주는 귀엽긴 한데 너무 작아서 나올때 마다 가방에 달린 키링같았어. 남주도 거의 키링 취급하는 듯한 느낌적인 느낌.... 사실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 드라마는 아니어서 주인공 케미로 굴러가야 했는데 그 케미가 느껴지지 않아서 나에게 재밌는 드라마는 아니었어.
83. 촌리래료개폭주여외과
평범한 의학 드라마를 예상했는데 반전으로 완전 코미디였어.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했어... 이런 드라마는 처음봐서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네ㅋㅋㅋ. 주인공부터 주변 인물들까지 개성이 넘쳐서 웃기고, 재밌게 연출한 장면들이 많아. 그렇다고 마냥 웃기기만한건 아니야. 또라이지만 PTSD 겪는 여주 이야기를 비롯해서 인간적인 이야기들도 나와. 회차는 짧지만 내용도 허술하지 않고, 병맛이어도 현실적인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내서 너무 동떨어지지 않았어. 대드가 말아주는 b급 병맛은 처음인데 독특했어.
84. Deep End: 사이버 지옥
처음엔 단순히 한 학생의 자살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다 보고 나니 참 답답하고 먹먹한 드라마였어.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텔레그램 딥페이크, N번방같은 문제가 화두인데 드라마에 유사하게 등장해서 정말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고 더 참담한 기분이 들었어. 5부작 밖에 안되는 대드인데 체감은 10부작 이상 본 먹먹함이 들어. 여러모로 충격과 경각심을 준 드라마였어. 진짜 저 세계는 심연이라는 생각이 들고 가해자들이 피해자들한테 하는 짓을 생각하면 역겹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 협박과 가스라이팅으로 자아를 잃어가는 피해자들의 삶의 마지막까지 돈으로 거래되는 현실이 참... 어둡기때문에 매력적이고, 어둠속에서는 어떤 사람이든 될 수 있다고 나오는데 이 말이 참 무섭게 느껴졌어. 인터넷이라는 익명에 숨은 사람이 훨씬 많겠지만 주변의 평범한 얼굴을 한 사람도 어딘가에선 가해자일지 모른다는 메세지가 강렬하게 와닿았어. 불법 음란물을 제작하고 사이트를 운영한 사람은 검거되면 그만이지만 영상을 소비하고 참여한 익명의 가해자들은 또 다른 곳에서 같은 짓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점, 가해자가 검거되도 피해자들의 영상은 영원히 남고 끊임없는 2차 가해를 받으며 숨어 살아야 하는점들이 씁쓸한 현실을 잘 보여준것 같아. 연출이 굉장히 사실적이라 헉하는 부분도 적지 않은데 사실적이어서 다가오는 충격이 더 컸어.
85. 대채시대
분위기가 어둡진 않은데 보고 나면 내 기분이 우울해지는 드라마야. 21세기 현대인의 삶을 그대로 옮겨 담은거 같아서 보는 내내 한숨만 나왔어. 직장을 다녀도 돈, 창업을 해도 돈, 사람이 죽어도 돈, 모든게 돈돈돈. 내가 드라마를 보고 있는건지, 휴먼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는건지ㅋㅋㅋ. 드라만데도 삶이 참 팍팍하고 녹록치 않구나 이런 생각까지 들었어. 사실 가볍게 볼 수 있는 드라만데 그냥 너무 현실적이라 절로 한숨만 나오더라. 현대인들 모두 힘내자.
86. 화신적안루: 불의 눈물
소방관이 소재인 드라마는 처음보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봤어. 일반적으로 우리가 아는 시민을 돕는 멋진 모습도 나오지만 이 드라마는 그런 부분 보다는 소방관의 삶에 대해 고찰하고 있어. 타인을 우선하는 삶을 살다보니 정작 본인의 마음, 가족은 챙기는 못하는 이면을 잘 나타낸것 같아. 인류애를 충족할 수 있는 동시에 박살도 나. 드라마 시작할 때 사실과 무관하다고 안내 문구가 뜨는데, 나오는 이야기들 보면 지극히 사실적인 이야기만 나와. 자기 자식만 중요하고 남의 자식은 중요하지 않은 몰상식한 부모부터 소방관한테 손해배상으로 고소하질 않나, 예산이나 장비가 제대로 지원되지 않은 현실, 폭탄 돌리기식 일처리 등등, 지금 어딘가에서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을만한 일들이 연출되니까 더 몰입됐어. 현실 욕이 절로 나오더라. 그리고 많은 소방대원들이 사고를 접하면서 PTSD를 겪을터라 정말 극한 직업이다 싶었어. 모두가 문제점을 알고 있음에도 사고가 터지기 전까진 눈가리고 아웅하니 소방관만 희생되고 모든 핑계를 떠미는 현실이 참 씁쓸했어. 덩달아 우리나라도 별반 다르지 않을텐데 소방관 권익 개선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도 궁금해 지더라. 이참에 드라마를 통해 소방관이라는 직업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어. 대드는 참 보고 나면 생각이 많아지는거 같아. 현실보다 더 현실적으로 표현해서 그런가 드라마를 보는데 마음이 숙연해졌어.
87. 주재아격벽적갑방
어떤 덬이 일하는 드라마라고 해서 바로 보기 시작했지 뭐야. 아! 나는 웨이브에서 봤는데 오프닝이랑 엔딩이 없고 편짐접도 좀 이상했어. 전 화와 다음 화 사이에 분명 장면이 더 있어야 하는데 잘린건지 내용이 조금씩 뜨더라고. 그래서 계속은 아니지만 한, 두번 정도 '이런 이야기가 중간에 있었나?' 싶었던 부분이 있었어. 남주가 취미로 웹툰을 그리는데 여주가 어느샌가 알고 있다던가, 다른 회사 사장이 여주한테 성희롱하려다 남주한테 걸리는 부분이라던가. 보는데는 큰 상관 없긴한데 웨이브에 올라온 영상만 그런건지 모르겠으니 다른 OTT에서 보는 덬들은 살펴보고 보길 바라.
앞서 언급했듯이 편집점이 이상해서 한 회차가 끝나자마자 쉴틈없이 다음화가 이어져서 몇 화를 보고 있는지도 모르게 순식간에 지나가는 드라마였어. 광고회사 이야기였는데 가벼운 이야기만 다뤄서 술술 볼 수 있어. 주인공들 모두 평범한 사람에 본인 능력으로 커리어 확장 해 나가는 모습이 나름 인상적이지만 코미디 요소가 많아서 그런가 진짜로 일한다는 느낌은 적었던거 같아. 일하는 중간중간 사건이 벌어지긴 하지만 주인공들 모두 긍정적이고 책임감있고 대처 능력이 좋아서 금방금방 해결 돼. 고구마가 없어서 보는 사람은 편하지만 어떻게 보면 전개가 가볍다고 할 수 있어. 남주가 되게 신기한게 적재적소에 나타나서 여주를 매번 도와주는데 이상하게 부담스럽지 않아. 솔직하고 담백해서 그런가? 라고 생각 끝나기 무섭게 둘이 사귀더니 오글거려 미치겠더라 하. 주인공이 고백할까봐 두려워서 귀를 막는 사람이 바로 나예요.... 남친, 여친 하자마자 50cm 떨어져서 눈 80%는 감고 봤잖아. 그리고 프로포즈는 제발 둘만 있을때 해주라 부탁이야!!!!!!. 드라마 다 보고 제일 기억에 남는게 의외로 주인공들이 일하는 88 애드라는 회사야. 처음엔 페이퍼 컴퍼니인가 싶을 정도로 체계가 엉망으로 보였는데, 애사심 가득한 직원들에 대표님도 알고보니 능력자여서 차차 성장할 미래가 기대됐어. 저런 회사가 현실엔 없어서 더 기억에 남는 건지도 몰라ㅋㅋㅋ.
88. 치아문첨첨적소미만
여주 캐릭터 때문에 한번 하차했었는데 볼 거 없어서 다시 주워 봤어. 근데 다시 봐도 끝까지 여주는 이해 못하겠고, 왜 남주가 여주를 좋아하는지를 모르겠더라. 저렇게 졸졸 쫒아 다닐 정도야? 싶었어. 다시 한번 하차각을 세우고 있었는데 5화에 자전거 타는 남주(19분)보고 멱살 잡혀서 끝까지 봤어. 와 재미없는 드라마를 얼굴 때문에 끝까지 본다는 덬들의 말이 무슨 뜻인지 바로 이해되더라. 처음엔 어디서 또 목석같은 애를 섭외했지 싶었는데 다 보고 생각해보니 치아문 시리즈 통틀어서 3 남주 캐릭터가 그나마 제일 나았어. 뒤로 빼지않는 성격에 가장 솔직하고 성숙한 캐릭터더라. 그리고 눈빛이 그냥 유죄야. 장천이랑 구웨이이에게선 보지 못했던 눈빛이야. < 5화 19분~ / 6화 26분~ / 13화 05분 07초~ 여주는 모르겠고 남주만 봐봐>. 내가 사실 2달 전에 소미만 하차하고 이번에 다시 보기 전에 간견미도적니라는 드라마를 잠깐 봤었거든. 청춘조소과를 보고 난 후여서 여주가 익숙했고, 와인이라는 소재때문에 시작했는데 주연 둘 다 더빙에 내용도 별로라서 2화만에 하차했어. 그래서 내가 저 남주랑 진짜 안맞는구나 생각했는데... 이 드라마는 눈빛 하나로 완주 성공했어. 근데 내용은 진짜 별거 없는 드라마였어. 항상 늦게 이어져라 염불외는데, 여기는 엄청 빨리 사귀는 편이야. 덕분에 보는 나는 오랫동안 고통받음... 13화인가부터 사귀기 시작하는데 27화씩이나 돼서 많이 힘들었어. 내가 좋다고 했던 눈빛도 사귀니 오글거리기 시작했고 둘만 있으면 시도때도 없이 뽀뽀각 잡아서 한숨만 나오더라. 이 드라마가 치아문 시리즈가 아니고 완전 별개의 드라마였다면 차라리 잘 봤을거 같아. 치아문이라는 이름 때문에 자꾸 알게 모르게 전작이랑 비교를 하게 돼. 1,2의 여주들은 회차를 거듭할수록 귀엽다라던지 똑 부러진다던지 빠져드는 매력이 있었는데, 3 여주는 그냥 평범하다고만 느껴지고 뒤로 갈수록 더 철부지 같은 느낌만 들어서 화를 불러. 무엇보다 집중이 안된게 여주와 남주가 사랑을 대하는 생각과 온도차가 많이 다르다고 느껴졌어. 여주는 당장 눈 앞에 있는 현실과 감정이 중요해서 가벼운 느낌이었다면 남주는 미래를 내다 보고 진중히 생각하는 타입이라 둘이 되게 안맞는다고 생각했어. 연기력의 차이일지 모르겠지만 여주가 하는 사랑은 학원물 속 고등학생의 어린애같은 어리광처럼 느껴졌고, 남주가 하는 사랑은 청춘물, 일반 로맨스 드라마의 진중한 느낌이었어. 그래서 둘이 지금 같은 사랑을 하는게 맞나?하는 생각이 종종 들었어. 그래서 3개 시리즈 중에선 제일 별로였어.
+여주가 중간에 지나가는 말로 나 태권도 배웠어 라는 대사 있고, 한국인 유학생(한국인을 연기하는 중국인 배우였음)이 등장해. 굳이 없어도 되는 연출을 넣어서 약간 갸우뚱하게 하는 부분이 있더라. 조금 쎄해서 검색해보니 원작 작가가 혐한이라는것도 알았어.
89. 상류
1화부터 츤데레를 알아 보고 찍었는데 역시 내 주식이 최강 우량주가 될 줄 알았어(상승하기 까지 너무 오래 걸렸지만)! 진짜 길고 길었던 짝사랑 이야기였어. 사실 여주의 짝사랑이 답답하기도 했고, 화도 났고 때론 한숨이 나오기도 했는데 어떻게 보면 이게 현실 짝사랑이구나 싶더라. 틀릴걸 알면서도 마음을 따라가 끝을 보고 마는 인간의 본성이 느껴졌어. 짝사랑은 이래서 참 재밌는거 같아. 짝사랑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위성이 되어 그 사람의 곁을 맴돌잖아. 근데 누군가에겐 내가 항성이고 또 다른 행성, 위성이 되어 내 곁을 맴돌 수도 있다는 관계성이 재밌는거 같아. 항성인 모태친절(청랑) 주위만 맴돌던 행성 여주가 츤데레(루스이)라는 위성을 인지하는 순간 여주도 누군가의 항성이 되었듯이 사랑의 위치도 별처럼 바뀌는게 아닐까. 루스이라는 캐릭터가 독특했던 점이 남주이기도 하지만 서브 남주의 특징도 모두 가지고 있어서 더 매력적인 캐릭터였던거 같아. 상황에 따라 계속 바뀌는 위치 속에서 기뻐하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하는 감정 변화를 잘 보여줘. 어쩌면 엇갈리는 사랑의 작대기 속에서 루스이가 항성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모든 작대기들의 관계를 파악하고 있고 여주라는 행성을 자신의 궤도로 돌릴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했으니까. 22화에서 여주가 감정적으로 제대로 터졌을땐 '와 짝사랑 절망편이 따로 없네' 싶었어. 삽질도 현실적이고, 연쇄적으로 망하는 짝사랑을 이렇게 마주할 줄이야. 진짜 파국 그 자체라 스릴러가 아닌데 손에 땀을 쥐게 만들어. 처음부터 끝까지 감정 서사로만 이어지는 드라마에 회차까지 길어서 약간 늘어지긴 해. 근데 또 희한하게 집중돼서 36화나 되는데도 쭉 보게 돼. 마지막화에서 이어지기 때문에 사귀기만 하면 오글거려서 스페이스바 내려치는 나는 괜찮았는데 완전한 로맨스 감정선을 바라면 이 드라마는 맞지 않을거 같아. +중드야 부탁이 있는데 항상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마지막에 급하게 이어주는 전개는 좀 지양해주라. 아, 그리고 프로포즈도 제발 둘만 있을때 해줘! 제발 공개 처형 멈춰!
90. 찬란적전신
쓰.레.기.는 고쳐 쓰는거 아니다. 분리수거도 안되는 쓰레기는 제발 스스로 쓰레기 처리장으로 가시길ㅂㄷㅂㄷ. 출연하는 남자들이 하나같이 하남자라 속으로는 더 통쾌하고 사이다인 결말을 원했어. 보는 내내 욕을 엄청해서 바닥까지 떨어져 비굴해지는 모습을 보고 싶었지. 그런데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해결했어. 법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인건 아니까 이게 최선이었다는걸 머리로는 알지만 부글부글 끓어 오르는 분노까지는 해결해 주지 못하더라. 지금도 한글자 한글자 분노를 누르며 적고 있는데 욕나올까봐 꾸욱 참고 있어. 누구에게 의지하지 않고 떳떳하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여성 서사를 다룬 드라마야. 재미보다는 저혈압 치료에 아주 탁월해.
91. 애흔미미
애흔미미도 찬란적전신이랑 비슷하게 여성 서사를 다룬 드라마지만 조금 느낌이 달랐어. 찬란적전신은 현실적이긴 했지만 인물이나 여러 상황 설정들이 드라마적 연출이라는 느낌이 진했다면, 애흔미미는 일반인의 삶에 좀 더 밀착된 이야기를 꾸밈없이 보여줘서 자연스러웠어. 그래서 찬란적전신은 그래도 중드였다라면 애흔미미는 중드스럽지 않은데? 였어. 끈끈한 우정을 보여주면서도 3인의 삶을 따로따로 조명해 준 연출이 인상적이었어. 어찌됐든 삶은 혼자 살아가야 하니까 각기 다른 우여곡절이 다가올텐데 그런 모습들이 현실적이었어. 그리고 좀 색달랐던게 2명의 남자들이 등장하면 확실히 저사람이 짝이겠구나가 초반에 결정되기 마련인데, 누구랑 이어질지 모르는 전개가 흥미진진했어. 코로나 시국을 배경으로 변화하는 환경과 사회 생활을 하면서 여성이 겪을 수 있는 상황들을 자연스럽게 보여줘서 공감됐어. 일상 드라마라 자극적이지 않게 편히 볼 수 있어서 괜찮았어.
이번 달엔 대만 드라마들이 가장 기억에 남아. 현실적인 일상 소재로 드라마를 참 잘 만드는거 같아.
중드 보다보면 항상 후반부를 얼렁뚱땅 빨리 끝내려는 듯한 느낌이 많이 들어. 여태 질질 끌다가 갑자기 10초 해피!이러고 끝나질 않나, 일단 완결 내놓고 번외를 따로 주질 않나. 뒷심이 많이 부족하단 느낌이 컸어. 중국이 대만정도 만큼만 잘 만들길 바라면 너무 큰 바람이려나...ㅋㅋㅋㅋㅋ
이번 달도 긴 글을 읽어줘서 고마워. 다음에 또 올게!
얼른 날이 누그러져서 좀 선선해졌으면 좋겠다. 모두 맛있는거 많이 먹고 행복하자, 다음달에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