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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몰래 폰하는 중이라 간단하게 써보는 영화 산사나무 아래 후기 (ㅅ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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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17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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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영화가 장예모 감독의 영화라는 것, 주동우와 두효가 나온다는 것, 원작 도서가 있다는 것, 이 세 가지만 미리 알고 영화를 보았음.(영화가 유명하다는 것까지 포함하면 네 가지)
개인적으로 배우 두효, 배우 주동우에 대한 호감이 조금 있던 터라 나는 영화 시작하자마자 풋풋하면서도 잘생기고 귀여운 모습에 광대가 자꾸 들썩들썩 했음.
작품의 시대적 배경이 아무래도 문화대혁명 때인지라 공산당 언급은 당연히 있었고, 주인공들도 모 주석의 말을 격언처럼 새기고 사용하는 걸로 보아 사상교육이 상당히 적극적으로 이뤄졌구나 이런 생각을 했음.
두 사람은 각자 사상 때문에 부모 중 한 명을 잃거나 못 만나게 된 경험이 있고, 이 둘이 그것 때문에 가까워진 건 아니지만 나는 이 점을 굉장히 슬프게 생각했음
대드 일파청 볼 때에도 생각했지만 국가가 원하는 대의엔 반드시 희생이 따르고, 그 희생은 당연한 것이며, 그 대의나 사상 이런 것은 개인의 행복이나 인생보다 우선시 됨.(욕 나온다)
ㅅㅂ 사상이 뭐라고

두 사람은 여주 어머니가 이야기한 2년동안 만나지 않기로 하고, 언젠가 함께 할 행복한 날들을 기다림.
여주의 어머니는 여주가 아직 어리고 학교 내에서도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상황이니 아직 연애할 때가 아니라고 하지만, 사실 그건 여주가 어리기 때문이라는 것보다는 당장 집안일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함.
남편이 사상 문제로 끌려가고 본인도 노동 개조인지 뭔지 암튼 고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린 동생들까지 키우려면 여주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했음.
만약 여주가 임신이라도 하게 돼 결혼한 뒤 시댁으로 가면 노동 가능 인구가 한 명 줄어들게 되니까 그건 집안 경제사정 생각하면 손해임.
그리고 시대가 시대인지라 딸자식이 어디서 남자 만나고 다닌다 소문이 나면 좋지 않았기 때문에(더군다나 교사가) 어머니로선 여주와 남주가 안 만나는 게 최선이었을 것임.

그러나 나라도 부모도 두 사람의 사랑은 막을 수 없으므로 둘은 간간이 연락하거나 만남.
중간중간 연락이 안 되거나 안 하는 시간들은 있었지만 둘은 여전히 서로를 좋아하고 있었음.

남주는 지금이나 그 시대나 흔치 않게 순수한 남자였고 여주에게 항상 진심이었음.
여주도 약간의 오해는 간간이 있었으나 마음은 늘 그를 향해 있었음.
남주가 얼마만큼 진심이었냐면 혹시 둘 관계에 문제라도 생길까 봐 여주에게 어머님(여주 어머님)께 거짓말하고 싶지 않다 했지만 만약 여주가 그때 거짓말을 해서라도 3일동안 자신과 함께 하지 않았더라면 두 사람 사이에는 그날의 추억도, 사진도 없었을 것임.

여주가 참 순진하다 싶었지만 한편으론 좀 심각하다 느꼈던 게 솔직히 고등학교까지 다니고 졸업한 사람이 남녀가 한 침대에 누워 자면 임신이 된다는 이야기를 곧이 곧대로 믿는 게 과연 그 시대라고 한들 당연할까 싶었음
왜 우리는 기술가정 시간이나 생물시간에 임신과 출산과정에 대해 다 배우잖아. 근데 여주는 그런 것조차 배우지 못한 느낌이었음.
하긴 남녀 간의 애정도 다 혁명적 관점에서 판단하고 정의하는 사회인데 성교육이든 관련 교육이든 뭐 얼마나 잘 돼 있었을까 싶음.
애초에 그 교과서 집필이라는 것도 공산당 우상화 이런 거랑 밀접해 보이던데.

암튼 한참 남아있을 것 같던 두 사람의 시간도 남주가 갑자기 아프기 시작하면서 미래를 기약할 수 없게 됨
남주가 병에 걸린 이유도 여주가 남주를 찾아다니는 과정 중에 간접적으로 나오게 되는데 남주가 아프게 된 것 역시 다 공산당 탓인 거 같아 마음이 좋지 않았음
애초에 전문가도 아닌 사람들을 시골에 데려다 놓고 지질 탐사대 이런 걸 시키니까 그 동네에 그 광물에 뭐가 있는지 어떻게 알겠음?
사람 목숨이야 이렇게 꺼질 수도 저렇게 꺼질 수도 있지만 아니 그래도 이건 아니잖아... 갑자기 머릿속에 미드 체르노빌의 한 장면이 지나갔고....
남주 마지막을 보는데 가슴이 아프더라 공산당 욕하느라 눈물은 안 났는데 마음으로는 좀 슬펐음

마지막에 산사나무 꽃 핀 거 보는데 꽃잎 색깔 보고
공산당 놈들 진짜 영웅이고 뭐고 얘기 만들어내는 거 진짜 대단하다 싶더라
뭐 어느 나라나 그런 영웅설화나 우상화 스토리 이런 건 한두 개 있을 수는 있는데 이미 그 장면 나오는 시점에는 내가 이미 삐딱선 탄 상태였음. 징하데....
생각해보니 그것도 같이 보자 했는데 같이 못 봤어 꽃도ㅠㅠ

당시의 폐쇄적이고 경직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애틋한 사랑을 한 두 사람 생각하니 대단하면서도 안타까움
한창 마음이 뜨거울 때 마음껏 사랑도 못하고ㅜㅜ
둘이 진짜 순수하게 좋아했는데ㅜㅜ
남주 진짜 순애보 장난 아님ㅜㅜ 개머시써ㅜㅜ

여튼 영화 잔잔하니 재미있었고 좀 슬펐음
이 영화는 마지막에 댐 얘기 나올 때인가 그때가 제일 슬픈 듯
본 덬들은 알지도

아직 안 본 덬들
왓챠, 웨이브, 티빙에 있으니 한번씩 봐주십셔


그럼 난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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