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드라마를 보기로 마음 먹은 건 장립앙 때문이기도, 아니기도 했다.
낭만수급니로 장립앙을 처음 접한 후, 나는 그가 나오는 드라마를 더 보기로 하고 어떤 작품이 좋을지 골랐다.
처음에 본 건 덬들이 추천한 1989일념간이었는데 딱 1화만 보고 잠시 일시정지 했다.
재미가 없었다기보다는 그즈음 이러저러한 일로 드라마에 집중을 할 수가 없어서였다.
그러다 며칠 지나서,
내가 요즘 관심을 두고 있는 대만 BL드라마 「영원한 1위」·「2위의 역습」에 나오는 린즈홍(임자굉)이 샌드위치에도 나온다길래
그럼 살짝 맛만 볼까 하는 생각으로 웨이브에서 이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는데 이게 웬일…
나는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차방에 샌드위치 글을 엄청 써 올리는 열성팬이 되기 시작했다.
(차방도 그렇고 내가 하고 있는 다른 SNS에서도 이 드라마를 얘기하는 사람은 별로 없더라고)
이 드라마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저마다 서글픈 개인사 및 가정사가 있다.
누구는 아버지가 사업을 잘못 운영해 가난에 허덕여야 했던 과거가 있고,
누구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이혼한 후 자신은 혼자 살면서도 이따금 어머니의 재혼가정에 생활비를 보태야 하고,
누구는 한 살 무렵 학대당한 채 산에 버려져 성인이 된 후에도 그 어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그러나 그들은 점점 그 그늘에서 벗어난다. 그들은 서로 위로하며, 서로 성장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자기 일 하나 제대로 어쩌지 못하면서 회사에서 홀로 고군분투하는 여주가 좀 답답했다.
혼자 너무 많은 것을 하고, 또 많은 것을 책임지고 있고, 이리저리 치이면서도 그 상황에서 크게 나아질 것 없는 여주 상황이
때로는 나 같기도 했고, 가끔은 내가 아는 누군가 같기도 했다. 회사 일은 혼자 책임진다고 해서 모든 게 해결되는 게 아닌데
선의가 반드시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데─ 여주는 너무 착한 사람이라 그걸 잘 몰랐다.
요령 없이 부딪치고, 부딪히고, 열심히 하는 것만 잘하는 사람이라.
남여주가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드라마도 한층 더 재미있어졌다.
남주는 여주의 상사노릇은 톡톡히 하면서도, 애인 입장만 되면 좀 뚝딱거렸다.
그 나이 될 때까지 일만 하고 사느라 남주는 연애를 잘 할 줄 몰랐다. 사실 그건 여주도 마찬가지.
짧게 얘기하면, 이 드라마는 ‘사랑’보다는 ‘성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당신의 관심과 사랑으로 내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어요- 같은.
가장 두드러지는 성장을 보여주는 건 여주인데
처음엔 가끔 이해할 수 없었던 그를 갈수록 이해하게 됐다. 이해돼서 슬픈 순간도 있었다. 쉽지 않아서.
‘세상은 내 마음대로 굴러가지 않는다. 때로는 내 노력이, 내 시간이 나를 배신하는 것 같기도, 아프게도 한다.
하지만 그러는 과정에서 내가 무너지지 않는다면, 내가 좌절하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나는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고, 꿈을 찾아 그 꿈을 이룰 수 있다.
내가 나를 위해 노력하는 건 당신을 사랑하는 또다른 방식이다.’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이 드라마는 무조건적인 성공, 실패에 대해서는 않는다.
누구나 성공할 수 있고, 실패할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사람도 인생도 앞일을 잘 모르는 것이기에.
가벼운 로코 재질의 드라마지만 여러 유형의 가족을 볼 수 있었고,
가족과 내 꿈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초반에 답답했던 건 아마 후에 나아질 여주의 모습과 그녀가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설명해야 했기 때문에 나왔다고 생각함.
대만드라마 특유의 유치한 면이 좀 있지만(진짜 이건 내가 대드 처음 보던 2천년대 초반 때부터 유구했던 듯. 걍 대드 스타일이라 그런 거겠거니 하고 봄ㅇㅇ)
그 정도는 귀엽다 하며 웃어 넘길 수 있음.
총 28화이고(대만판에선 18회라는 듯) 유튜브에 에필로그 다 올라와 있으니
관심 있는 덬들 한 번 츄라이 해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