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시선이 다른데 되게 흥미진진하게 본 글이라 번역해서 올려봐
참고로 해당 변호사는 중국 top5에 드는 엄청 유명 로펌 소속 변호사임
------------------------------------------------------------------------------------------------------------------
출처 : https://www.weibo.com/ttarticle/p/show?id=2309404506783082217851
제목 : 내가 왜 샤오잔 신고에 이토록 분노하는가
오늘이 520데이인데 '입건고지서' 한 장으로 도배됐다.
"입건고지서"에 의하면 베이징시 공안국 차오양 지국은 "샤오잔 정보 네트워크 불법 이용” 사건이 "입건 조건에 부합한다"고 판단해 입건 수사하기로 했다.
내 첫 느낌은 분노였다. 두 번째 느낌, 역시 분노였다.
여기서 우선 여러분께 간단하게 지식 보급을 해 드리겠다. 법적 절차는 민사 절차와 형사 절차로 나눈다. 민사 절차는 개별 주체의 권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겨냥한 것이고 그 결과로서 일반적으로 권리침해 중지, 사과, 손해 배상 등이 포함된다. 형사 절차는 사회 공공이익을 해치는 행위를 겨냥한 것이고 결과가 재산몰수, 벌금부과 외에 주로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형벌로 단속, 구치, 징역, 나아가 가장 심각한 사형까지 포함된다.
형사 절차는 위법 행위에 대한 가장 엄격한 처벌, 즉 통상적으로 말한 법의 마지막 방어선이다. 이에 세계 각국에서 형사 절차의 적용에 대해 극히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며 심슨 살인 사건에서 소위 말하는 “합리적 의심 배제 원칙”이 바로 형사사건을 겨냥한 것이다.
샤오잔은 가장 엄격한 형사 절차를 취한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만약 절차가 끝나고 공안기관과 검찰이 범죄 혐의자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다면 그럼 샤오잔이 고소한 사람은 감옥에 갈 수 있다.
스타가 권리 침해를 당해 민사소송으로 권력을 보호하는 사례는 흔한 일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 스타의 대리변호사가 법정 재판에서 "판사한테 물먹인 영상"이 비리비리의 핫이슈가 되기도 했다. 해당 사건 재판 판사의 말은 지금도 귀에 쟁쟁하다.
"공인인 당신의 어떤 사실이나 행위가 이미 드러났는데 우리 일반인들 보고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것은 안 됩니다. 알겠습니까? 다만 말 할 때 정도가 있어야 하고 경계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제가 평가할 일입니다. 알겠습니까?"
이 사건에서조차 실검에 오른 이 스타가 선택한 것은 민사소송 절차였다. 네티즌이 패소하더라도 그 결과는 권리침해 중지, 사과, 일정한 손해 배상이다.
그러나 기존의 정보에 의하면 샤오잔은 인터넷에서 자신을 "비방 모욕"한 일부 네티즌, 혹은 팬들 표현대로 샤오잔을 “비방 모욕”한 네티즌들 배후의 “암흑 조직”을 감방에 들여보내고 싶어한다.
나의 한정된 기억 속에서, 지난번 모든 네티즌들 눈앞에서 분쟁 상대자를 감방에 보낸 스타가 오수파인 것 같다.
샤오잔 사건이 법적으로 도대체 성립되는지에 대해 조서를 본적이 없어서 명확한 대답을 드릴 수가 없다. 형법상 정보 네트워크 불법 이용죄, 모욕 비방죄 같은 죄목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사법 실천 중, 인터넷상에서 욕설을 한 이유로 징역형을 선고한 사례도 있다.
물론 실체적 결론과 상관없이 절차상 샤오잔이 위법 단서를 발견했다면 공안기관에 신고할 권리가 있다. 이 점에 대해서 나도 아무런 이의가 없다.
하지만 어찌 되었든 나는 공인이 형사 절차를 개시할 때는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인의 명성과 경제적 수입은 그의 인지도와 노출에서 비롯된다. “黑红也是红(안티 많은 것도 인기)”이란 말이 있듯이 스타가 번 돈 중에 절반은 욕먹는 돈이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 여론에 공격당하고 욕먹는 연예인은 샤오잔이 첫번째도 아니고 마지막도 아닐 것이다.
과거 "유량 스타" 중에 좋은 선례도 적지 않다. 자신의 노력을 통해 안티를 팬으로 만들고, 인터넷상 떠도는 그에 대한 조롱을 직업의 원동력으로 만들기도 했다.
다른 스타들이 변호사 성명서를 올리고 민사소송을 해도 거대한 “부메랑”을 감당해야 하는데 샤오잔은 도대체 왜 가장 엄한 형사 절차를 감히 개시했는가?
오늘 나는 어떤 구체적인 사안이 형사 범죄를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토론하고 싶지 않다. 내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만약 정말 샤오잔을 욕했다고 실형을 선고받은 네티즌이 있다면, 팬들 말처럼 그 사람이 정말 도가 너무 지나치고 일반 네티즌의 정상적인 비판의 선을 훨씬 넘었다고 해도 사회에 유례없는 악랄한 시범이 될 것이다.
앞으로 샤오잔에 대해 좋은 말만 할 수 있지 샤오잔 나쁘다고 말하면 안 되는 거 아닌지? 샤오잔 나쁘다고 말하면 감옥에 갈 위험이 생기지 않을지?
미디어학에는 “위축효과”라는 개념이 있다. 바이두의 해석을 적용해서 대충 말씀드리면 국민이 두려움이나 직면할 예상 손실을 감당하지 못하면 아예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을 포기한다는 현상을 말한다.
통속적으로 말해서 한 사람이 샤오잔으로 인해 실형을 받게 된다면 모든 사람들은 샤오잔을 비판하기 전에 엄격한 자기 심사를 하게 된다. 내가 이 말을 하는 것이 과연 법적 위험이 있는 걸까? 굳이 말할 필요도 없으면 아예 입을 다물고 있는 게 더 낫지 않을까?
그래서 샤오잔이 도대체 무슨 사람이길래? 도대체 누가 그에게 이렇게 큰 권리를 주었길래 네티즌들의 입을 막으려고 한 것일까?
나는 여전히 그 입장이다. 우리나라의 그 어떤 스타도 이런 대우를 즐겨서는 아니된다.
만약 우리가 샤오잔이 다른 의견을 가진 자들에게 점점 더 격한 조치를 취하도록 방임한다면 미래 우리는 점점 더 정상적으로 한 연예인에 대한 호불호를 표현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영원히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란다. 어떤 스타를 싫어하지만 속으로만 말할 수 있는 그런 상황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