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정때문에 겨우겨우 프리만 다녀왔는데 꿈만 같은 일을 내눈으로 직접보다니 아직도 믿기지가 않아
경기 당일에 안중근 의사 기념관을 꼭 들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길을 나섰다가 안 좋은 일이 있었지만 결국은 운좋게 기념관 돌아보는데 성공함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작은 것에도 의미부여하게 되니까 여행 중 작은 행운이 찾아온걸 주나니에게도 좋은 일이 생길거라는 징조라고 생각했어
기념관의 방명록을 봤는데 아겜 보러 오신 분들과 타종목의 선수단 일원이신 분들도 오신 걸 알수 있었고 다들 같은 마음인 것 같아 더욱 좋은 기운을 받는 느낌이었어
하지만 경기장 입장하니까 미친듯이 떨려서 정신이 혼미해지기 시작함
주변의 중국분들이 내가 한국인인거 먼저 알아보고 주나니 잘 할거 같다면서 초면임에도 응원해주니까 긴장이 조금씩 내려갔어
웜업 하는데 주나니 컨디션 좋아보여서 안심하고 그 이후부터는 안 떨었던것 같아
거짓말 안 하고 주변의 공기나 분위기가 마치 다 주나니를 응원하는 것 같았어
경기 볼 때는 안 쫄렸어
트럿에 트룹 안 붙일때 그냥 나는 왠지 이유가 딱히 없지만 트플에 잘 붙일거 같았어ㅋㅋㅋ
시작부터 주나니가 안정감이 있다고 느껴져서 하나도 안 불안하더라
그리고 관중들 함성소리가 유달리 크니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국적을 떠나서 한마음으로 응원하는데 안될게 없다는 믿음이 들더라고
굳이 쫄린게 있다면 트악 뛰는 곳에 물이 흥건했고 실제로 앞선수 몇명이 넘어지기도 해서 걱정했는데 주나니 잘 뛰더라
영상으로 보니까 그 부분 빙판에 물 많은건 안보였는데 내쪽에서 봤을땐 암튼 그랬어
나도 주나니만큼 침착하고 포커페이스 가능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도 모르게 몸이 움직이면서 물개박수를 엄청 침ㅋㅋ
관중들 반응 엄청 좋아서 팬인 나도 덩달아 신나니까 몸을 제어할 수가 없더라ㅋㅋ
로꼬 끝나니까 주변분들이 나에게 쌍따봉을 날려주심ㅋㅋ 주나니 덕분에 내가 쌍따봉받음ㅋㅋ
그리고 다음 선수 경기하고 점수 기다리는데 중국분들이 나보고 기대해도 될거 같다고 하는거야ㅋㅋㅋ
난 한국인으로서 예의를 지키고 나대면 안될거 같아서ㅋㅋ 모르는 거라고 대답했는데
그분들이 중계에 나온 실시간 기술점을 확인했다고 나한테 알려줬어
주나니 금메달 확정됐을 때 너무너무너무 기뻤지만 입틀막하느라 나는 소리도 못내고 있었는데 그때 경기장 떠나가는 줄ㅠㅠㅠ
시상식할 때도 어안이 벙벙해서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고 기분 좋은 꿈을 꾸는 느낌이었던거 같아
중국분들이 나한테 축하한다고 하고ㅋㅋㅋ 전광판에 주나니 나올때마다 잘생겼다고ㅋㅋㅋ
그렇게 멘탈챙기고 숙소 들어오는데 그제서야 감정 북받쳐서 울었음ㅠㅠㅠ
사실 갈지말지 막판까지 고민 많이 했던 직관이었는데 이 경험 평생 안 잊힐거 같아ㅠㅠㅠ
주나니가 얼마나 노력하고 어떤 과정을 거쳐왔는지 너무나 잘 알기에 행복했어
노력이 항상 결과로 따라오지는 않지만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하면 이런 순간이 찾아오는구나 싶어서 인생의 동기부여까지 됨
주나나 사랑한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