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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어느 포털에나 번역기가 있는 시대인데 당연히 가사를 알고 연기했겠지 하고 쉽게 생각했더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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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3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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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x.com/chacha_2127/status/1804626747218079974

 

 

1. 많은 후기들에서 '준환이가 외국어 가사를 진짜 알고 춘다는 게 느껴졌다'라고 쓰여져 있었지만 번역기가 있는 시대에 너무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음 

2. 하지만 그건 정말로 준환이가 가사의 뜻, 의미, 노래의 테마, 멜로디와 합해져서 약해지고 강해지는 부분, 제일 전하고 싶어했던 말, 차마 할 수 없던 이야기, 혼자서 묻어두는 것 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없는 마음을 전부 이해하고 춤을 춘다는 얘기였구나  

 

 

3. 예습 삼아서 노래를 들었을 때 받은 인상은 여린 목소리로 의외로 의지가 느껴지는 가사를 노래한다는 거였어

무척 약하게 들리지만 이거 상당히 강인한 노래 아닐까 

 

내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이 '연정이 끝나도 사랑은 계속되네'인데 두 사람의 합의 하에 시작되었던 연애가 다시 합의로 끝나면 사랑도 끝나버리는 건가 하면, 그렇지는 않잖아 완성되지 못하거나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에 의미가 없나?

쌍방이었든 짝사랑이었든 사귀든 헤어지든 불 같은 '연애감정'은 결국 언젠가는 희미해짐 영원히 타는 불 같은 건 없으니까 그렇지만 '사랑'은 계속될 수 있지 남들이 그걸 이해하지 못하고 비웃더라도 그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조롱을 듣더라도 

 

 

4. 연애가 끝나면, 헤어지면 나는 상대방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이 되나? 그렇지 않잖아... 내 마음이 엷어지지 않는 한 나는 그냥 계속 '사랑하는 사람'인 거 아니냐구... 그리고 가장 사랑하는 대상(피겨)이 뭘 안겨주든 그냥 끝없이 사랑한다는 점이야말로 준환이의 가장 큰 정체성 아닌지 

5. 준환이가 쓰러져서 스스로를 위로하듯 끌어안더니 곧 일어나는 장면 안무도 연기력도 완전하다... 

저런 안무를 짜줄 때는 선수의 표현력을 얼마나 믿어야 하는 거지 저렇게 감정적인 가사와 정서를 전달할 때 연기자는 얼마나 푹 빠져있어야 하는 거지 

시간이 빨리 지나가서 이 모든 것들이 증발해버렸으면 좋겠다고 빌다가도 내가 너무 가여워서 연민하고 있다가도 아무도 일으켜주지 않는 나를 끌어올리면서 드는 생각은 내 사랑이 끝나지 않을 거라는 단단한 마음... 

 

 

6. 준환이 예전 프로그램들 생각나서 너무 좋았어 

머리를 기르니까 너무너무 17-18, 18-19 시즌 생각이 나는데 돌아올 수 없는 첫사랑 같은 일포, 사랑하는 소녀를 떠나보내고 독약을 마시는 로미오, '안녕'이라고 말할 때 사실 너를 향해 '사랑해'란 고백을 하는 거라며 마음을 던지고 새처럼 포르르 날아가버리던 왓원월이 다 떠올라서 좋았어 새벽에 싱숭생숭한 마음으로 그 플그들 전부 다 돌려보고 잤네ㅠㅠ

7. 준환이가 싱글이라 참 오랫동안 혼자서 파트너 없는 무곡들을 춰왔는데 여향부터 시작해서 더프린스도 제일 최근 가면무도회도... 하이라이트로 달려갈 때 가무 생각이 진짜 많이 나고 '자신의 감정에 휩싸여서 혼자 춤을 춘다'는 컨셉이지만 가무와 이번 왈츠가 이렇게 다르다 싶어서 그것도 재미있었음ㅋㅋㅋㅋㅋ 고통과 광기로 물들어서 폭발하고 마는 가무, 슬픔과 그리움이 내적으로 파고들어서 다짐으로 응집되는 왈츠... 겉보기에 비슷해보이는 주제로 얼마나 양극단으로 달려갈 수 있는지ㅋㅋㅋㅋ 가무랑은 전혀 성격이 다르지만 뭔가 가무의 끝끝끝끝끝 이야기를 보는 느낌 

 

 

8. 역시 준환이하고 현악기는 최상의 파트너다 

얼음 위에 바이올린하고 준환이밖에 없을 때 그냥 이대로 영원히 저렇게 돌고만 있어도 좋을 거 같다고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함 

피아노, 바이올린, 어쿠스틱 기타라는 심플한 뼈대 위로 형체를 만들고 색을 입히는 고개, 목, 어깨, 팔 움직임들... 두 손을 가슴께에 모았다가 두 팔을 활짝 펼쳐서 날아가는 구간들, 끊임없이 이어지는 상체 동작들이 돋보일 수 있도록 받쳐주는 엣지 스킬

 

 

9. 피겨를 보다 보면 깨닫게 되는 건데 빠르고 리듬감 있는 곡을 살리는 것도 어렵지만 서정적인 음악을 가져와서 그 노래 특유의 감수성과 분위기를 전달하는 건 더 어려움 실수가 나왔을 때 전자는 흥이 팍 식는 수준이라면 후자는 감정이 깨지기 때문에 선수는 비눗방울을 우리한테 영영 터지지 않을 상태로 전달해주는 초능력자가 되어야 하는 것 같음 그걸 준환이가 한다... 그것도 톤이 그렇게 높고 가늘게 이어지는 여성 보컬곡을 주니어도 아닌 시니어 남싱이, 안무를 외워서 추는 것도 아니고 그냥 노래가 움직임이 된 수준으로

 

 

10. 내가 준환이 팬이라는 걸 아는 가족이나 친구들도 같이 영상을 봐줄 때가 있는데 취향이 마잭 천죽 죽무 시계공이고 그런 걸 할 때 준환이 능력치가 제일 돋보인다고 생각하는 지인들까지도 늘 하는 말이 '준환이는 정말 낭만적인 발라드가 깔이다'ㅋㅋㅋㅋㅋㅋㅋㅋ 아주 공들여서 연기하고 있는데도 너무 자연스럽고 하나도 힘이 안 들어간 것처럼 춤을 추잖아 준환이의 다양한 시도와 도전을 언제나 응원하고 또 발라드보다 더 좋아하는 플그들이 많지만 그래도 준환이가 음악 속으로 녹아들어서 스며드는 것 같은 이런 곡들 좋다ㅠㅠ

 

 

11. 새벽에 작업하는 친구하고 채팅하면서 나는 라이브 보고 친구는 작업하고... 준환이 영상 뜨자마자 링크 보내줬는데 친구가 하이라이트 트위즐 재생구간 시간 찍어보내면서 이런 것도 다 이름이 있어? 이런 것도 기술이야? 물어서 맞다고 기술명 알려줄까? 하고 보냈더니 좀 있다가 됐다 그랬는데 아침에 일어나고 나서도 그 말이 자꾸 기억나 몰라도 상관없을 것 같다는 말이... 스프레드 이글에서 이어지는 트리플 룹, 시그니처인 긴 이나바우어 없이 짧은 인사이드 이나바우어, 축이 고정된 채 긴 호흡으로 돌아주는 스핀들 이름 전혀 몰라도 괜찮지 아무 것도 모르고 봐도 아름답다고 받아들이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나 싶어지고 
https://x.com/Prince_Cha1021/status/1804579899245752523

 

 

12. 토를 찍고 올라가는 점프보다 허공에서 리본이 감겼다가 풀어지는 것 같은 두 번의 룹이 이 노래랑 너무 잘 어울렸어 

13. 준환이 스케이팅 스킬은 이제 뭐 더 말하기도 입 아픔... 점프 없고 스핀 없고 안무 없이 준환이가 노래 나오는 동안 활주만 빙빙 돌고 있어도 눈이 황홀했을 거 같다

 

 

14. 준환이 주니어 시절부터 일본에서 나오는 후기나 감상을 볼 때 잊을 만하면 나오는 말이 '선수도 연기 스타일도 처음 흘깃 볼 때는 투명해보일 정도로 아름답게만 느껴지지만 속에 설명할 수 없는 꿋꿋한 굳건함이 있다' 같은 평인데 이번 왈츠가 딱 그래서 좋아 공식적인 노래 소개도 준환이랑 잘 어울려 '스트레이트한 사랑 노래로(진짜 스트레이트함...) 사랑하는 일의 애절함을 노래하면서도 어딘가 강한 심지와 빛을 내포한 보컬이 돋보이는 미디엄 발라드' 준환이 연기가 진짜 그랬어 

 

 

15. 요새 좀 안 좋은 일이 많고 장마철이라 기분도 눅눅했다가 준환이 연기 보고 좀 울었는데 정말 감정 정화된다ㅠㅠ 뭔가 깨끗하게 씻겨진 기분이야

시즌 시작해서 혹시라도 내 마음이 흔들릴 때는 오늘 새벽을 생각해야지ㅠㅠㅠㅠㅠㅠ 이런 연기를 볼 수 있다면 다른 뭐가 중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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