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8년 반의 세월 동안 나는 단 한 번도 그가 덜 좋았던 적 없다. 다른 연예인에게 설렜던 적도 없다. 어느 날 침대에 누워 인스타그램 피드를 대충 내리다가 "어?!" 하고 급하게 스크롤을 올린 적이 있다. 아주 잠깐 스쳤지만 너무나 내 취향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그러나, 그조차 그였다. 색다른 분위기로 찍힌 화보였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하지만, 완벽히 취향인 사람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나의 최상급의 그대를 이루는 모든 선과 명암마저 사랑한다. 오늘 처음 그를 봤더라도 천년의 사랑에 빠질 자신이 있다.
사람들은 묻는다. 나의 최상급의 그대가 너에게 어떤 의미냐고. 나는 정말, 언제나, 어디서나, 제정신으로 이렇게 답한다. "나의 천사, 나의 세상,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생명체, 미의 현현, 진리의 궁극." 이 얘기를 들은 사람들은 모두 잠시 말을 잃는다. 아마 이렇게까지 순도 높은 타인의 진심을 알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창피함은 당신의 몫! 과몰입 아이돌 팬을 신나게 한 당신의 탓! 하나도 안 궁금하겠지만, 나는 적당한 선에서 가볍게 말을 섞는 데에 몹시 유능하다. 비결은? 남한테 대체로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관심이 없기 때문에 궁금한 것도 없고, 대화의 공포도 없는 편이다. 역시 안 궁금하겠지만, 나는 대체로 냉담하고 감정 기복도 별로 없는 편이다. 그러나 그의 입대 나흘 전에 갓 배달된 엽떡을 앞에 두고 엉엉 운 적 있다. 8년 동안 단 하루도 그로 인해 웃지 않은 날이 없는데 잠시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겁났다. 금요일 밤에 매운 밀가루와 튀긴 밀가루를 앞에 두고 울게 할 정도로 그는 나에게 절대적이다. 나를 사랑무새로 만드는 존재, 나를 완벽히 휘두를 수 있는 타인은 나의 최상급의 그대뿐이다.
칼럼 읽고 있는데 아 진짜 모든 문장에 줄 치고 싶음ㅋㅋㅋㅋㅋㅋㅋㅋ 어떻게 이렇게 내 마음이랑 똑같을까 근데 표현은 어쩜 이렇게 고급져... 맨날 욕탄사나 내뱉던 나팡 대가리 박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