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브람스’ 박은빈 “코로나로 달라진 촬영장, 스태프 얼굴 못봐서 서운해요”
“촬영장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거 같아요. 가장 아쉬운건 스태프 분들 얼굴을 잘 모르겠어요.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런 얼굴을 숨기고 있었구나, 저들의 미소를 눈으로 밖에 느낄 수 없구나 하는 게 아쉬웠어요. 코로나가 없어진 세상에서 다시 만났을때 얼굴을 알아볼 수 있을까, 싶었어요. 누구나 민폐가 되고 싶지 않잖아요. 많은 신경을 기울이면서 조심하면서 촬영했어요. 무사히 끝낼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스포츠와 클래식, 극단을 달리는 두 작품은 완전히 다른 채색의 드라마였다. 배우들 역시 과몰입해서 촬영했다는 ‘스토브리그’와 ‘브람스’의 현장 분위기 역시 사뭇 달랐다.
“‘스토브리그’ 때는 또래가 조병규 배우 밖에 없었어요. 여기서는 또래가 많았어요. 또 ‘스토브리그’는 남성 분들이 많아서 파이팅 넘치는 분위기가 형성이 있었어요. ‘브람스’는 좀 더 섬세했고, 캐릭터 결도 워낙 다른 느낌이였어요. ‘스토브리그’도 ‘브람스’도 정말 팀 분위기가 좋았어요. 구성원이 좋았던건 말할 것도 없고, 다른 느낌으로 분위기가 좋아서 참 많은 복을 받았구나 싶었어요”
전문은 링크로
http://www.slist.kr/news/articleView.html?idxno=194320
[인터뷰②] ‘브람스’ 박은빈 “진도 늦었던 프랑크 소나타, 활 컨트롤 어려웠어요”
“우리 드라마가 20대의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라고 느꼈어요. 작가님이 송아와 그를 둘러싼 인물들이 한 챕터를 넘기는 거라고 상징적으로 설정하신 거 같아요. 청춘이라면 누구나 해봤을 법한 보편적인 고민을 가지고 있잖아요. 그 시기를 지나오신 분들도 내가 저런 생각을 했었지, 라고 본인의 향수는 떠올릴 수 있을 거 같아요. 우리가 청춘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현재진행형일 수 있고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20대 후반이 겪는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고 사람사는 이야기라고 보편적으로 생각하면서 연기를 했습니다. 사실 방송하기 전부터도 이 작품이 참 좋더라고요. 20대 마지막을 이 작품을 통해 잘 보냈다고 이야기해줄 수 있을 거 같아요. 이 작품을 인생작품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방송 전에 이미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단순히 연기에만 집중할 수 없었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음대생, 그것도 바이올린을 전공하는 채송아 역을 소화하기 위해 박은빈은 레슨도 병행해야 했다. 어린시절 바이올린을 접하기는 했지만 전문가 수준으로 보여야 하는 만큼 신경쓸 부분이 많았다. 드라마를 통해 다시 들여다 보게 된 클래식 음악 중 기억에 남는 곡에 대해 물었다.
“클래식을 완전히 꿰고 있지는 않지만 가끔 힐링을 위해서 듣는, 라이트한 팬이였어요. 피아노 모음곡들도 좋아했고, 바이올린 협주곡들도 좋아했어요. 작가님이 지정해주신 프랑크소나타랑 브람스 F-A-E 소나타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됐어요. 바이올린을 10곡 정도 배웠거든요. 완곡이 아니라 연습 장면 위주였고, 방송에는 일부분만 나가서 어떤 곡을 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거 같아요. 그 중에서도 프랑크 소나타는 갑자기 배운 곡이기도 하고, 늦게 진도를 나가게 돼서 어렵더라고요. 1악장에 몽환적으로 시작되는 신비로운 느낌을 내기가 초보자가 하기에 활 컨트롤이 어려웠어요. 마지막에 촬영할 때 즈음에 실력이 많이 향상된 걸 보면서 스스로 칭찬을 해주고 싶었어요. 촬영하면서 실력이 늘었는데 극중 송아 캐릭터도 점점 성장을 해나가는 과정이 있잖아요. 송아의 성장과 발맞춰서 향상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연주 장면이 다수 등장하기는 했지만 특히 합주 촬영은 상대와 호흡해야 했기에 더 어렵지 않았을까. 실제 박준영 역의 김민재와 합주신을 촬영하는 날은 체력적으로도 많이 고갈이 된 상태였다고.
“합주신을 찍는 날 아침에 정경이 독주회를 찍었어요. (공연장) 대관시간이 데드라인이 있기 때문에 감독님께서도 콘티를 촘촘하게 짜오셨어요. 최대한 시간을 아끼기 위해 밥 먹는 시간도 줄여가면서 찍은 대망의 졸업 연주회날이였어요. 저도 그런 시퀀스를 찍으려니까 하루종일 뭘 못 먹었던 거 같아요. 체력적으로도 많이 힘들었지만 그 신을 위해 열심히 연습한 거니까 정신력으로 버티게 되더라고요. 합주신 같은 경우에는 미리 맞춰보고 그러진 않았지만 각자 준비해온 게 있다 보니까 잘 어우러졌던 거 같아요. 바이올린 선생님, 그리고 피아노 선생님들이 모니터 보시면서 너무 멋있다고 칭찬을 해주셔서 뿌듯했습니다”
http://www.slist.kr/news/articleView.html?idxno=194319
[인터뷰③] ‘브람스’ 박은빈 “제 삶이 건강해야 연기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1회부터 가족들, 특히 언니와 엄마로부터 ‘팩폭’을 당하는 채송아. 연기긴 하지만 폐부를 찌르는 대사들에 상처를 받지는 않았을까. 하지만 박은빈은 오히려 송희와 엄마의 입장에서 공감한다고 말했다.
“두분의 입장이 공감이 됐어요. 송희 언니가 송아한테 하는 말들이 다 너무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어요. 내가 송아같은 동생이 있었다면 백퍼센트 송희 언니가 되겠구나 싶었어요. 연기를 할 때는 송아로 생각하고 송아로 살고, 그런 감정들을 오롯이 겪어내야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스스로 자아와 캐릭터를 분리해서 생각하는 편이에요. 저의 자아 건강까지는 괜찮았습니다”
묵직한 감정선을 그려 냈기에 종영 후 송아와 자신을 분리하는 게 어렵지는 않을까. 박은빈은 “경험치를 쌓아온 게 제가 가질 수 있는 강점이라고 생각해요”라고 운을 뗐다. 연기에 몰입하되, 캐릭터의 정서에 잠식되지는 않는 건강함을 추구하고 있었던 것.
“ 촬영할 때 그 인물 감정 때문에 제 삶이 힘들어지는건 피하고 싶은 사람인 거 같아요. 박은빈이 잘 살아야 그 캐릭터도 잘 연기할 수 있는 거고, 작품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개인의 안녕을 잘 지키는 것이 직업인으로서 제 삶을 바라봤을 때 더 행복한 삶인 거 같아요. 메소드 연기를 하는 것도 더 훌륭한 연기의 방편이 될 수 있지만 길게 봤을때 자신의 삶을 지키면서 그 역할에 몰입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게 양질의 연기를 오래도록 보여드릴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송아의 삶이 한때 너무 우울했지만 저는 행복했어요”
송아는 열등감같은 감정에 치이기보다 자기 자신이 사랑하는 바이올린, 그리고 클래식을 바라보는 인물이었지만 ‘브람스’는 전공자들 간의 묘한 질투와 시기도 뒤섞여 있었다. 살다 보면 한번쯤 누구나 겪을 만한 상황이기에 그런 순간을 마주한 적이 있는지 물었다.
“누구한테 열등감을 느꼈다기 보다 어렸을 때는 정말 내성적이었거든요. 분명히 제 속 안에도 저력이 있었지만 겉으로 봤을때 과연 내가 이 직업을 갖기에 알맞은, 괜찮은 사람인가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면서 살았던 거 같아요. 분명 내가 아는 나는 이런 점을 재미있고 폭발력이 있지만 객관적으로 봤을때 내가 이 직업에 맞는 사람일까 생각해 봤던 거 같아요. 무척이나 오래된 이야기지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때 좋은 선배님, 선생님, 연기자분들이 ‘너같은 성격을 가진사람들이 훨씬 좋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저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이런 성격이여도 괜찮구나, 너무 비교하지 말고 나의 힘을 믿고 차근차근 해나가면 또 하나의 길을 찾을 수 있겠구나 이렇게 단단해져 온 거 같아요”
http://www.slist.kr/news/articleView.html?idxno=194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