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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좋아하는 것에 이유가 붙는 건, 그 마음이 끝난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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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6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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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아가 바이올린을 그렇게까지 좋아하는 이유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말을 보고 고민을 해봤어.

내 지난 사랑, 짝사랑 (이성뿐만 아니라 수많은 꿈과 like들.)을 되돌아봤을 때,

나의 이야기지만 멀찍이 서서 3자의 눈이 되어서야 내가 그걸 왜 원했고 좋아했는지 가장 큰 이유를 찾을 수가 있더라.

그 사람은 키가 커서 좋았어. 목소리가 좋았어. 노래가 좋았어. 눈빛이 좋았어. 날 웃게해줬어 등등...

그리고 좋아하는 마음이 덜어지고 나서야 내가 이걸 왜 이렇게까지 좋아했나 싶기도 하더라.

좋아한다는 마음은 도저히 조절이 안되는 마음 같아.


그래서 지금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이유를 붙이려고 하면 그냥.. 그냥 좋아. 그냥 좋더라.

이건 이래서 좋고 저건 저래서 좋고, 온갖 이유가 다 붙어. 그러다가 결국 이유는 00이 00이어서 좋다는 결론만 나.

브람스도 수만가지의 이유가 있지만 설명해달라 그러면 그냥 브람스가 브람스여서 좋아.


송아도 그러지 않을까?

바이올린으로 상처 받는 순간이 많았지만

결국 바이올린이 바이올린이어서 좋고

음악이 음악이어서 좋은 거야.

이유를 물으면... 너무 수많은 소용돌이가 마음을 치고 울려서 그냥, 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어지는 거.


상처 받는 걸 감내하는 순간, 그걸 뛰어 넘는 순간,

나는 사랑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사랑이 되는 순간엔 이미 이건 내 통제 밖의 일이 되는 거 같아 ㅋㅋ

그 상처까지 좋아하게 되는 것 같아.

그래서 똑소리 나는 송아도 사실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 걸 알지만 당장 할 수 없는 거겠지...


좋아한다는 계기도 비슷한 거 같아.

찾으라면 찾을 수 있는데 좋아함의 이유가 너무 많아져서 이것도 저것도 다 맞게 보이는...

마치 송아랑 준영이가 서로 스며들듯 호감을 느끼고 애정이 되고 사랑이 되는 그 과정처럼 ㅋㅋㅋ

그래서 (송아를 좋아하게 된 게) 언제야? 라고 물으면 준영이도 처음부터일지도 모른다고 말할 것 같은 것처럼

송아에게 바이올린을 좋아하게 된 게 언제야? 라고 물으면 바이올린을 본 처음부터라고 말할 것같다고 느껴져 ㅋㅋ


작가님의 말처럼 송아는 지금 현재진행형으로 바이올린을 너무 사랑하고 있어서 뚜렷하게 정의내릴 수 없는 게 많아 보여.

아마 제대로 이름이 붙여질 때는 적당히 사랑하게 될 때, 열렬한 마음이 끝난 후가 되지 않을까?




너무 내 생각과 기준으로 쓴 글이라 많이 궁예글이지만 그럴수도 있겠거니 읽어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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