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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월화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좋은 신인 작가와 감독, 배우들을 발굴했다는 것 자체로도 충분히 기분 좋은 드라마이다. 류보리 작가, 조영민 감독은 장편 미니시리즈 데뷔작에서 섬세한 필력과 디테일한 연출을 선보이고 있고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젊은 배우들의 열연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드라마는 스물아홉 경계에 선 클래식 음악 학도들의 아슬아슬 흔들리는 꿈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담아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사고 있다. 사건 보다 인물들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드라마이다. 그런 만큼 채송아(박은빈 분)와 박준영(김민재 분)가 서로에게 스며들어 사랑을 이루어나가는 과정, 또 이들이 꿈과 현실 앞에서 상처받거나 도전하는 모습을 보며 과몰입하는 시청자들도 늘고 있다. 이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인물들과 이야기를 만들어낸 류보리 작가와의 일문일답을 공개한다.
- 장편 데뷔작인 만큼 공개되기 전 긴장감이나 부담감도 컸을 것 같은데 좋은 반응을 얻은 지금, 기분이 어떠신가요?
▲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시고 있다는 것이 아직도 믿겨지지 않고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제 자신도 기쁘지만 무엇보다도 아직 현장에서 촬영 중이신 감독님 및 제작진, 배우분들이 많은 힘을 얻고 계셔서 그 점이 가장 기쁩니다.
- 작가로서 자신의 글과 직접 만들어낸 캐릭터들이 실제로 구현되는 걸 지켜보는 것도 짜릿한 경험일 것 같은데요
▲ 이전에 조영민 감독님과 2부작 드라마 '17세의 조건'을 한 번 작업했던 경험이 있고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준비하면서도 감독님과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기 때문에 영상으로 만들어진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상상할 때 조금의 불안감도 없었습니다. 저희가 생각하는 세계가 완전히 일치한다는 믿음이 있었거든요. 그렇지만 첫방송 전에 가편집본으로 1, 2회를 보고 나자 감독님과 저의 상상이 일치할 거라고 믿은 저의 지난 날을 후회했습니다. 감독님이 영상으로 보여주신 세계는 제가 상상한 것보다 훨씬, 비교할 수 없을만큼 생생하고 설레고 애틋했거든요. 감독님과 배우들에게 정말 감사했습니다.
시청자로서 일주일에 이틀씩 본방송을 보고 있는 지금은, 방송을 볼 때마다 그저 감사하고 신기할 뿐입니다. 드라마 속 준영의 (아픈) 대사를 빌자면 '제가 전생에 무슨 착한 일을 해서 이런 복을 받고 있나' 싶습니다.
- 기획의도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처음에 어떻게 구상을 시작하셨나요?
▲ 저는 오래된 것에 마음이 많이 끌립니다. 클래식 음악도 그렇고, 고궁과 박물관에 가는 것도 매우 좋아하고요. 오랜 세월을 지나 지금까지 남아있는 있는 것들을 볼 때마다 제가 느끼는 감정들을 떠올려보다가 무엇인가를 오랫동안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누군가를 혹은 무엇인가를 오랫동안 사랑한다면 그에 사랑과 애증 등등의 감정이 층층이 쌓여있을텐데 결국 그 사랑을 그만두기로 한다면 그 쌓여있는 감정을 한 번에 무 자르듯 잘라낼 수 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드라마는 오랫동안 누군가 혹은 무엇인가를 사랑한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내가 했던 사랑을 그 대상으로부터 결국 돌려받지 못했을 때, 그래서 그 짝사랑을 그만두기로 한 이후의 시간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사랑했던 자신의 지난 시간이 실패로 끝났다 해서 그 시간을 외면하거나 회피하지 않고 똑바로 마주하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을 들여다보고 제 모습을 받아들이는 것이요. 그래야 우리 삶의 다음 챕터로 잘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 클래식 소재가 대중에게 다소 어렵다는 선입견이 있어서 구상하실 때 고민되기도 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 클래식 소재라 대중적이지 않다는 우려를 하신 분들도 계셨지만 저는 반대로 생각했습니다. 클래식 음악이 가진 청각적인 힘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드라마 영상에 클래식 음악이 잘 어우러진다면 시청각적으로 큰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꼭 2년 전, 조영민 감독님이 이 작품의 시놉시스와 대본 1,2회를 보고 같이 하자고 말씀을 주셨을 때 조영민 감독님은 클래식 음악을 전혀 모르시는 상태였는데요. (그 후 2년 동안 많은 음악회를 다니시면서 정말 많이 공부하셨습니다) 감독님은 클래식이라는 소재보다 이 작품의 기획의도, 캐릭터들이 가진 고민과 갈등을 우선적으로 보셨었습니다. 그래서 그 후로는 클래식이라는 소재가 주는 선입견에 대한 우려는 크게 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크게 우려하고 고민했던 부분은, 이 캐릭터들을 맡을 배우들이 악기연주를 얼만큼 소화해낼 수 있을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지금의 배우들을 만난 이후에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엄청난 노력으로 완벽한 연주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배우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하고 싶습니다. (사진=SBS)
- 장편 데뷔작인 만큼 공개되기 전 긴장감이나 부담감도 컸을 것 같은데 좋은 반응을 얻은 지금, 기분이 어떠신가요?
▲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시고 있다는 것이 아직도 믿겨지지 않고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제 자신도 기쁘지만 무엇보다도 아직 현장에서 촬영 중이신 감독님 및 제작진, 배우분들이 많은 힘을 얻고 계셔서 그 점이 가장 기쁩니다.
- 작가로서 자신의 글과 직접 만들어낸 캐릭터들이 실제로 구현되는 걸 지켜보는 것도 짜릿한 경험일 것 같은데요
▲ 이전에 조영민 감독님과 2부작 드라마 '17세의 조건'을 한 번 작업했던 경험이 있고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준비하면서도 감독님과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기 때문에 영상으로 만들어진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상상할 때 조금의 불안감도 없었습니다. 저희가 생각하는 세계가 완전히 일치한다는 믿음이 있었거든요. 그렇지만 첫방송 전에 가편집본으로 1, 2회를 보고 나자 감독님과 저의 상상이 일치할 거라고 믿은 저의 지난 날을 후회했습니다. 감독님이 영상으로 보여주신 세계는 제가 상상한 것보다 훨씬, 비교할 수 없을만큼 생생하고 설레고 애틋했거든요. 감독님과 배우들에게 정말 감사했습니다.
시청자로서 일주일에 이틀씩 본방송을 보고 있는 지금은, 방송을 볼 때마다 그저 감사하고 신기할 뿐입니다. 드라마 속 준영의 (아픈) 대사를 빌자면 '제가 전생에 무슨 착한 일을 해서 이런 복을 받고 있나' 싶습니다.
- 기획의도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처음에 어떻게 구상을 시작하셨나요?
▲ 저는 오래된 것에 마음이 많이 끌립니다. 클래식 음악도 그렇고, 고궁과 박물관에 가는 것도 매우 좋아하고요. 오랜 세월을 지나 지금까지 남아있는 있는 것들을 볼 때마다 제가 느끼는 감정들을 떠올려보다가 무엇인가를 오랫동안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누군가를 혹은 무엇인가를 오랫동안 사랑한다면 그에 사랑과 애증 등등의 감정이 층층이 쌓여있을텐데 결국 그 사랑을 그만두기로 한다면 그 쌓여있는 감정을 한 번에 무 자르듯 잘라낼 수 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드라마는 오랫동안 누군가 혹은 무엇인가를 사랑한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내가 했던 사랑을 그 대상으로부터 결국 돌려받지 못했을 때, 그래서 그 짝사랑을 그만두기로 한 이후의 시간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사랑했던 자신의 지난 시간이 실패로 끝났다 해서 그 시간을 외면하거나 회피하지 않고 똑바로 마주하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을 들여다보고 제 모습을 받아들이는 것이요. 그래야 우리 삶의 다음 챕터로 잘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 클래식 소재가 대중에게 다소 어렵다는 선입견이 있어서 구상하실 때 고민되기도 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 클래식 소재라 대중적이지 않다는 우려를 하신 분들도 계셨지만 저는 반대로 생각했습니다. 클래식 음악이 가진 청각적인 힘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드라마 영상에 클래식 음악이 잘 어우러진다면 시청각적으로 큰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꼭 2년 전, 조영민 감독님이 이 작품의 시놉시스와 대본 1,2회를 보고 같이 하자고 말씀을 주셨을 때 조영민 감독님은 클래식 음악을 전혀 모르시는 상태였는데요. (그 후 2년 동안 많은 음악회를 다니시면서 정말 많이 공부하셨습니다) 감독님은 클래식이라는 소재보다 이 작품의 기획의도, 캐릭터들이 가진 고민과 갈등을 우선적으로 보셨었습니다. 그래서 그 후로는 클래식이라는 소재가 주는 선입견에 대한 우려는 크게 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크게 우려하고 고민했던 부분은, 이 캐릭터들을 맡을 배우들이 악기연주를 얼만큼 소화해낼 수 있을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지금의 배우들을 만난 이후에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엄청난 노력으로 완벽한 연주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배우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하고 싶습니다. (사진=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