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워 근처
가방과 바이올린 케이스를 맨 송아가 서울타워 근처 계단을 사뿐하게 올라간다
송아가 문득 걸음을 멈추고 미소 띈 얼굴로 위를 본다
준영이 계단 제일 위 난간에 앉아있다
송아와 눈이 마주친 준영의 입가에 화사한 미소가 번져간다
맑은 미소를 지어주던 송아가 손을 흔들자 준영도 화답하듯 손을 흔든다
송아가 남은 계단을 가볍게 뛰어 올라간다
준영이 일어나서 기다린다
두 사람의 시선이 수줍게 부딪친다
준영과 송아가 콘 아이스크림을 들고 계단 제일 위에 나란히 앉아 있다
"맛 없어요?"
"아 아니요 그런거 아닌데"
"근데 왜 안먹어요?"
"아... 사실 아이스크림 잘 안먹어요"
"응? 저번에 나한텐 학교 아이스크림 먹자고 그랬잖아요"
"아..그거는 그.. 그냥 갑자기 생각나서 핑계를..."
"?"
"송아씨 보려고.."
"ㅎㅎ네? 아, 나는 준영씨가 아이스크림 좋아하는줄 알고 먹자고 그런건데.."
"좋아해요"
"방금까지 안좋아한다고 해놓구서는"
"좋아해요, 진짜로"
준영의 흔들림 없는 시선을 느낀듯 송아는 설레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인다
"에이- 아이스크림 안좋아하는거 맞네, 줘요 내가 먹게"
"아 아니에요 먹을거예요"
"에이 먹기 싫으면 먹지 마요-"
안 뺏기려고 손을 뻗던 준영이 아이스크림을 떨어뜨린다
난감한 얼굴을 서로 쳐다보던 두 사람은 감전된 듯 서로 쳐다본다
서로의 얼굴이 너무 가까이 있다
송아가 가볍게 입을 맞추고 몸을 바로 한다
쑥쓰러운 표정으로 시선을 내리는 송아와 달리 준영의 얼굴엔 기분 좋은 미소가 번진다
준영이 진지한 표정으로 송아의 뺨을 손으로 감싸며 얼굴을 당겨 부드럽게 입술을 포갠다
감미로운 키스를 나누는 두 사람 뒤로 서울타워에서 초록 조명이 은은하게 흘러나온다
송아는 자기도 모르게 들고 있던 아이스크림을 옆에 내려 놓는다
달콤한 키스를 나누는 두 사람 발치에 떨어뜨린 콘 아이스크림이 천천히 녹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