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후기 8회 인상적이었던 부분 & 준영이가 송아에 대한 마음 확신한 순간
2,726 8
2020.09.23 16:22
2,726 8

사실 여태까지 보면 준영이 감정선 보여주는 게 불친절하긴 하다고 봐.

그 탓에 내가 하는 딴 커뮤에서는 좀 6, 8화에서 준영이에 대한 호불호 갈리는 반응들이 있더라고. 물론 내가 본 것 한정임.

 

의도적인건지 연출, 시나리오의 문제인건지 준영이 감정선이 삭제되는 공백이 있음.

특히 8화는 준영이만 떼 놓으면 벤치씬 -> 정경이와 만남, 반주얘기 -> 고백씬의 흐름에서 그 사이사이마다 준영이 감정선을 보여줄 수도 있었는데 아예 공백처리 함.

 

송아만 봐도 벤치씬 -> 윤동윤한테 고백받고 오열 -> 집에서 혼자 덩그러니 앉아 있는 씬 -> 팀장님과 만나서 준영이에 대한 대화 -> 고백씬으로 전형적으로 감정 전개가 스무스하게 일어나는 걸 알 수 있음. 이렇게 비교해보면 더욱이 준영이쪽 감정선 안보이게끔 연출을 하고 있어. 이게 어떤 효과가 있을지, 이게 의도된 건지는 남은 회차를 어떻게 푸는 지에 달려 있을 거고.

 

여기서 나는 벤치씬이 인상적이었는데, 여기가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 중 하나더라.

벤치씬이 인상적인 이유는, 사실 늘 잠재해 있었지만 아직 불거지지 않았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서야. 바로 에 대한 얘기.

 

현실적으로, 업계 위치로 봤을 때 준영이랑 송아는 현격한 차이가 있지. 한때 천재 소리 듣던 정경이도, 음대 실기 수석입학, 수석졸업한 현호마저도 준영이에 대자면 그 과장 말을 빌려 급이 안 맞는데’, 송아는 예중, 예고 출신도 아닌데다 경영대 졸업 후 단지 바이올린에 대한 순수한 마음 하나로 4수 후에 음대에 진학했지만, 항상 오케스트라 끝자리, 실기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늦깎이 음대생이라 너무 큰 차이지. 송아는 이미 준영이 만나기 전부터 자신의 재능없음에 열등감을 계속 느껴왔기도 하고. 하물며 열등감 느끼는 대상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어떨까. 현호가 그러잖아. 정경이에게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교수 지원한 거라고. 결국 현호도 정경이 에 안 맞기 때문에 비슷한 급으로 올라서기 위했던 거. 이렇게 보면 각각 캐릭터 특성이야 다르지만 구도가 준영/정경 현호/송아 같아서 재밌는 부분.

 

여하간, 이 벤치씬이 그런 갈등의 시초가 됐고, 그 다음 준영이가 정경이를 만나는 씬인데, 정경이는 이때 솔직하게 얘기해. 뉴욕에서 그랬던 건 네가 질투 나서였고, 비운의 천재소녀, 꺾였다는 소리 듣기 싫다고. 그래서 교수 꼭 되고 싶으니까 반주 해달라고.

 

여기가 트리거였다고 봄. 그 자존심 세고, 자기랑 15년 된 친구인 정경이마저 자기한테 열등감 느낀다고 하잖아. 하물며 송아라고 안 그랬겠어? 여기서 일부나마 송아 마음을 알게 된 게 있을 거고, 그럼에도 정경이가 드러낸 열등감엔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데, 송아의 열등감, 주늑드는 거엔 상처받은 듯이 화를 냈잖아?

 

왜냐, 정경이는 이제 사랑하는 상대가 아니라 긴 세월을 지내며 부채감도 섞여 있는 친구고 송아는 사랑하는 상대기 때문이지. 송아를 사랑하기 때문에, 화가 나고 속상한 거야. 친구라면 (그 방법의 실제 효과가 어떻던간에) 도와주기라도 하지, 상대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인데 나한테 열등감 느낀다면 사실상 준영이가 해줄 수 있는 게 없고, 이대로라면 송아랑은 끝인 거 아닌가, 그렇다면 자기는 송아를 잃는 건가, 역설적으로 정경이에게와는 다르게 그게 두렵고 화가 나고 조바심 나기에 내가 송아씨를 사랑하는 게 맞구나.

 

난 준영이가 자기 마음에 대해 확신한 게 여기였다고 봐. 그래서 고백씬에 정경이 반주해주게 됐단 얘기를 서두에 꺼낸 것도 바로 이 흐름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게 연출 상으로는 아예 공백처리되니까 납득이 안 된다는 반응이 일부 생기는 거 같아.

 

준영이가 송아를 이미 좋아하고 있었던 건 맞다고 생각해. 준영이는 말보다는 피아노가 편한, 즉 행동이 먼저인 사람 같고, 감정 교류하는 거 자체가 서툰 사람이라서 팀장님 말을 빌리자면 좀 답답한 면이 있는데 이 부분은 차차 송아로 인해서 변해 갈 것 같고. 이런 감정적 성장과, 앞의 급에 대한 얘기, 열등감에 대한 부분은 극 후반부까지 갈 문제 같아서 어떻게 풀지 기대하고 있어!

 





목록 스크랩 (0)
댓글 8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플로나X더쿠💛] 화제의 최모나 괄사와 바디 리프팅 크림 체험 이벤트! 225 00:06 4,344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3,779,462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7,587,71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5,838,300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7,236,008
공지 알림/결과 🖤🎹 단원들의 브람스 아카이빙 - 리뷰북 포인트 모음 🎻🤍 14 21.08.14 17,542
공지 알림/결과 🖤🎹 브레센도 : 브루레이 분초 모음 🎻🤍 22 21.08.01 22,538
공지 알림/결과 🖤🎹 정주행을 좋아하세요? 브람스 정주행 가이드 🎻🤍 33 21.02.07 31,127
공지 알림/결과 🖤🎹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Guidebook 🎻🤍 36 21.01.31 27,369
공지 알림/결과 🖤🎹 안 놓쳤다, 단어장. 뉴단원 보내기 싫어서 왔어요.🎻🤍 36 21.01.09 20,195
공지 알림/결과 🖤🎹단원들 모여 인구조사 한다🎻🤍 471 21.01.03 20,893
모든 공지 확인하기()
151 후기 (뒷북 후기) 네! 많이 좋아합니다. 브람스 6 21.12.29 3,810
150 후기 준영이가 혼자 남겨진 그 정류장!!(ft.리뷰북팀지도) 3 21.09.17 3,666
149 후기 2화엔딩에 나온 그 식당 다녀왔어! 5 21.09.16 3,628
148 후기 남혈육과 같이 4화 본 후기 6 21.09.11 4,516
147 후기 예당 광고 또 보고 왔어(ft.어디에나 있는 단원) 5 21.09.09 3,431
146 후기 늦어서 미안해요 마지막날 안놓쳤다 - 예당 버정 7 21.09.09 3,408
145 후기 남혈육과 같이 3화 본 후기 8 21.09.06 3,977
144 후기 경희궁 다녀왔어 5 21.09.03 4,318
143 후기 9월 낮 상암 버정 5 21.09.03 3,403
142 후기 9월 아침 자연광 쭌쏭 보고가!!!! 목동버정 인증 3 21.09.03 3,363
141 후기 남혈육과 같이 2화 본 후기 8 21.09.01 3,836
140 후기 9월 첫날 시청역 8 21.09.01 3,253
139 후기 🎂🎹🎻210831 1주년 기념 홍대입구역 디지털포스터 다녀왔어 8 21.08.31 3,548
138 후기 상암버정 사진찍기 어렵구나 퇴근시간이라 사람 엄청많네 11 21.08.30 3,376
137 후기 내가 하도 브람스만 틀어두니까 혈육이 도대체 뭐길래 1년째(...)보냐고 자기도 궁금하다고 오늘 1화를 같이 봄 7 21.08.29 3,586
136 후기 210828 어제 지광 보고왔는데 진짜 아름답더라(+짤추가) 6 21.08.29 3,244
135 후기 브람스 정주행 후기의 후기ㅋㅋ 8 21.08.29 3,589
134 후기 드라마 다 봤다 8 21.08.29 3,530
133 후기 🖤🤍예당 버정 후기(밤)🤍🖤 8 21.08.03 3,198
132 후기 🖤🤍예당 버정 후기(낮)🤍🖤 10 21.08.03 1,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