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
연주자 출입문이 열리며 수안과 태진이 나온다
그런데 문 사이로 송아가 보인다
준영이 시선으로 송아를 쫓으면서 박수친다
다시 문이 열리며 악보 넘겨주는 여자가 나온다
닫히는 문틈으로 또다시 송아가 보인다
준영의 시선이 송아의 삼선슬리퍼에 머문다
송아는 슬리퍼 밖으로 나온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무대 출입문 안쪽에 우두커니 서 있다
송아가 고개를 들어 모니터 티비에 비치는 연주자들을 본다
연주에 집중이 안되는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던 준영은 송아를 떠올린다
예술의 전당에서 무대 출입문 안쪽에 서서 하염없이 무대를 보던 송아 모습이다
(공연끝)
수안과 태진이 나란히 서서 객석을 향해 인사한다
무대 출입문이 열리자 준영은 송아를 보려는듯 상체를 앞으로 내밀지만 열린 문 사이로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나 먼저 갈게"
#리허설룸
송아가 리허설룸에 혼자 앉아서 수안의 물건을 지키고 있다
송아는 슬리퍼 밖으로 나온 맨 발톱을 본다
"뭐라도 좀 바를걸"
(진동음)
'지금 어디에요?'
'리허설룸이요'
송아는 핸드폰을 내리고 그랜드 피아노를 물끄러미 본다
송아가 피아노 앞에 앉는다
(Happy Birthday to You🎵)
기분이 조금 나아진듯 송아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떠오른다
(똑똑)
"네?"
"송아씨"
"여긴 왜..."
"이거요"
"아.."
준영의 음반을 받아서 보던 송아의 표정이 흔들린다
"늦어서 미안해요"
송아가 생각도 못한 듯한 얼굴로 준영을 바라보다가 다시 음반을 본다
음반에는 "To.바이올리니스트 채송아님"이라고 적혀있다
송아의 맑은 눈동자에 물기가 어려서 보석처럼 반짝인다
그 눈동자를 들어 준영을 바라보는 송아의 입가에 잔잔하게 미소가 퍼져간다
송아를 마주보는 준영의 눈빛도 물결처럼 흔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