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달에는 밀리 무료권이 생기는 바람에 평소보다 두배정도 읽었어
- 서사의 위기
철학책이라 표현은 어렵지만 sns를 하는 사람은 실감할 얘기라서 대략적으로는 무슨 말인지 알겠더라. 현대가 되면서 서사(이야기)와 공동체가 어떻게 사라졌는지, 스토리텔링의 스토리는 왜 이야기와 다른지 등등 한번쯤 읽어볼만한 내용이야.
- 식물적 낙관
작가님이 식물덕질을 예상보다 더 본격적으로 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식물 키우는 기술이나 식물 종류를 소개하는 책은 아님
식물 얘기가 자연스럽게 녹아든 일상 에세이라서 식물을 맨날 죽이는 사람(나..)도 공감하면서 재밌게 읽었어
- 어느 겨울밤 한 여행자가
메타픽션이고 구조도 독특해서 꽤 재밌었어 (가끔 나오는 성적 묘사는 불호였지만)
한 독자가 서점에서 이탈로 칼비노의 신간을 샀는데 책이 파본이라서 읽다가 끊기고, 새 책으로 교환했더니 웬 다른 소설이 나오는데 그것도 읽다가 끊기고, 원판을 찾으러 대학 연구실까지 갔는데 원본이라는 소설은 다른 소설이고, 출판사에도 찾아갔는데 또 다른 소설을 주고... 이런식으로 계속 소설의 시작 부분들만 이어지는 소설이야.
소설의 시작부분만 읽으니까 감질나는 재미도 있고, 원래 정신없는 소설을 좋아하기도 해서 꽤 괜찮았음.
- 탐정영화
추리영화 촬영을 하다가 갑자기 감독이 잠적해 버리는데, 영화를 제때 완성하지 못하면 회사도 망하고 투자자들(배우들 포함ㅎ)도 망하는 상황이라서 스텝들과 배우들끼리 영화를 완성하기로 해. 문제는 감독이 좀 또라이라서 각본을 아무한테도 안 알려주고 혼자만 알고 있었음... 그래서 배우들과 스텝들은 지금까지 찍은 장면을 토대로 누가 범인일지, 누가 범인이어야 재밌는 영화가 될지 각자 시나리오를 쓰고 1등을 한 내용을 결말로 찍기로 해.
살육에 이르는 병 작가가 쓴 소설이라서 긴장하고 읽었는데 전혀 다른 분위기야. 약간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 생각도 나는 가볍고 골때리고 웃긴 책임.
- 이렇게 작지만 확실한 행복
하루키 에세이는 웬만하면 다 재밌는거 같음(근데 뒤에 있는 대담은 구려... 웬만해선 이런말 안하는데 안읽는게 나음)
소확행이라는 말이 여기서 나왔대
- 퇴근길의 마음
일을 잘하는 방법이 아니라 잘 지속하는 방법을 얘기하는 책이야.
그래서 저연차 때보다는 3년차는 넘었을 때 읽어야 이해가 되더라.
요즘 회사에서 매일매일 열받고 회의감 들어서 마음 다잡는데 약간 도움됐음
- 나에게는 새의 말이 들린다
박새가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을 증명한 과학자가 쓴 책.
단순히 특정 소리에는 이러한 의미가 있으니까 새들도 언어를 사용한다! 정도의 이야기가 아니야. 뱀을 의미하는 소리를 들은 박새는 뱀처럼 움직이는 물체에 반응하는 정도가 유의미하게 높아지므로 그 소리는 박새에게 뱀을 연상하게 만든다고 할 수 있다. 즉 그 소리는 사고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언어다. A 소리(모여라) + B 소리(경계해라)를 들은 새들은 모여서 천적에게 저항하는 행동을 하지만 소리를 B+A 순으로 들으면 행동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 즉 새들도 문법에 따라 단어를 배열한다. <- 이런 재밌는 실험이 많이 나옴
글을 쉽고 재밌게 써서 머리아픈 과학책을 싫어하는 사람도 재밌게 읽을 수 있을거야. 나도 하루만에 읽었어 ㅋㅋ 진짜 이 책은 다들 읽어봤으면 좋겠음
이거 재밌게 읽은 사람한테는 까마귀책도 추천해. 절판이지만 도서관에는 있을테니까..
- 호러,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
앞부분은 호러와 관련된 작가의 어린시절 경험담, 호러작가로서의 생활 이야기고 뒷부분은 종류별 호러영화 분류 및 본인 취향인 영화 추천이야
사실 작가의 감성이 나랑 안맞아서 뒷부분이 더 재밌었음
호러 취향도 나랑은 정반대긴 한데 그래도 자기 취향 얘기를 하는 글은 취향이 맞건 안맞건 재밌게 읽을 수 있으니까
밀리로 읽은 책들
- 에덴브릿지 호텔 신입 직원들을 위한 행동 지침서
흔히 나폴리탄이라고 부르는 수칙괴담 단편집. 1편 빼고는 진짜로 수칙만 나열해 놔서 재미가 없었음. 이런 형식을 안 접해봤으면 재밌을수도 있을거 같은데 이미 알면 추천은 안함
- 출근은 했는데, 퇴근을 안 했대
제목과 달리 사람 잡아먹는 자판기 단편집이었음. 이것도 그닥 재미없었어. 연속으로 읽은 2권이 다 별로라서 이제 이 시리즈는 그만 읽을까 고민중...
- 죽은 집에 관한 기록
대사나 괴이현상 묘사를 더 무섭게 할수도 있을 것 같아서 아쉬웠음. 좀 덜 다듬어진 느낌? 그리고 건물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랑 기원이 된 사건 사이에 별 연관이 없는것도 아쉬웠어.
-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하여 두 번째 기록
기존 책의 2편이 아니고 개정판임. 나는 어쩌다보니 둘다 읽었지만 굳이 2권을 다 읽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 하나만 고른다면 두번째 기록을 읽겠음
괴담이나 전체적인 내용은 똑같은데 화자 캐릭터가 바뀌어서 결말이 달라. 그리고 기존 책은 진상을 좀 모호하게 서술해서 헷갈린다는 사람들이 있던데 이 책에서는 명확하게 설명함
바뀐 내용 때문에 공포도는 떨어진 것 같지만 완성도는 올라갔다고 생각해. 특히 마지막에 추가된 이야기가 좋았어
- 스와이프 엄금 & 열람 엄금
시리즈고 순서대로 읽는게 나음. 1권당 1~2시간 내로 읽을 수 있는 무난한 킬링타임 소설이야
1권이랑 2권이랑 소재의 방향이 많이 달라서 실망이었음. 나는 1권같은 내용이 좋아서..
- 서울의 3년 이하 서점들: 책 팔아서 먹고살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서점에 대한 환상이 있거나 언젠가는 서점을 차리겠다는 생각이 있는 사람들은 필독해야 한다고 생각함
근데 일반 독자 입장이라면 굳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