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은 언제부터 피를 흘리기 시작했는지 계산하기 좋은 나이였다. '25년이군.' 또래보다 늦은 편이었고, 그래서 그녀는 스스로가 남들과 다른 특별한 점을 가지고 있다는 공상에 빠지기 쉬운 십대시절 자신이 과학시간에 배운 특이한 염색체형인 XO일지도 모른다는 확신을 굳혀가고 있었다. XO 염색체형은 겉모습은 완전히 여성이지만 실제로는 불임이다. 그밖에도 그녀는 잠을 이루지 못하는 늦은 밤이면 두근두근 뛰는 심장이 왼쪽에서 느껴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신의 내장이 오른쪽과 왼쪽이 뒤바뀌어있는 형태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고도 생각했었다. 열다섯살에 맞닥뜨린 피가 묻어있는 속옷은 그녀가 남들과 전혀 다르지 않은 평범한 사람이라고 말해주었고, 그녀는 그 사실에 은밀한 우쭐함을 느꼈다. 비록 또래 친구들은 이미 교실에서 여성용품을 던져대며 생활로 받아들이는, 흔해빠진 성장의 징표였지만 말이다. 그리고 열다섯살의 그녀는 이후 25년간 어떤 날들에 시달리게 될지는 미처 알지 못했다. 피가 맺히도록 아랫입술을 물어뜯으며 간신히 답안지를 제출하고는 거의 기다시피해서 양호실을 찾아가야 했던 날이나, 기차가 어서 목적지에 도착하기만을 간절히 바라며 생리통을 완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손목의 혈자리가 멍이 들도록 눌러대던 날이나, 한 달에 한 번씩은 시체나 다름없는 몰골로 방안을 기어다니며 과연 앞으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지 의심하던 날들 같은 것. 마침내 찾아낸 강력한 진통제는 의사가 간에 위험이 갈 수 있음을 심각하게 경고할 수준의 것이었으나, 그녀는 그 진통제를 본인의 손이 닿는 모든 곳에 비치해두었다.
25년간 겪은 그 아수라장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쓸모없는 나날이었다는 식의 생각은 그녀를 약간의 허탈함에 빠지게 했다. 인간여자가 필요할 때만 발정을 일으키도록 진화하려면 얼마만큼의 시간이 필요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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