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으면서 내내 그런 생각을 했어.. 진짜 좋은 책이라고
애처료울 정도로 가녀린 생명과 그 생명에 애착을 가진 또 다른 생명
죽음으로도 작별하지 못하는 지극한 사랑...
그게 너무 잘 느껴졌어
읽으면서, 특히 2부 들어가면서부터 어느 쪽이 혼백이고 어느 쪽이 진짜일까 생각했거든?
근데 마지막 페이지까지 덮고 나니까 그건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구
흔히들 망자를 '떠나보낸다'라고 표현하잖아
근데 그 말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됐어
떠나보내는건 산 자의 일방적인 행위라면, 작별은 양측 당사자의 쌍방행위인거라고..
그리고 그 관계에서 '작별하지 않는다'는건 망자와 산 자 모두가 작별하지 않음을, 차마 그러지 못함을 의미하는 거라고..
그러니까 인선이 혼백인지 내가 혼백인지, 아마는 살아있는건지 죽은건지 그건 중요한게 아닌거야
중요한건 그렇게 서로에게 닿을만큼 사랑하고 그리워하고 생각하고 있다는거...
배경이 되는 공간, 이야기의 뒤에 흐르는 사건들은 4.3이라는 아픔을 담아내고 있지만 한강작가님이 이 책에 대해서 '지극한 사랑의 이야기'라고 했던게 무슨 말인지 와닿았어
한 사람의, 어쩌면 한 공동체에 깊은 트라우마를 남긴 사건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차마 작별할 수 없다는거, 쉽게 포기하고 작별을 선택할 수 없다는거... 미련할 정도로 지극한 사랑은 그렇다는걸 느낌
진짜 좋은 책이다..ㅜ 계속 먹먹하게 남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