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자폐로 소통은 커녕 눈맞춤도 안되는 채 40년이 넘게 돌봄노동에 갇혀있다거나, 군대로 인해 후천적으로 다리를 쓸 수 없는 장애가 생겼다거나. 어디 나가서 말 하면 쉬이 위로도 못하고 외면해버리는 경우가 많더라. 성근 위로로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모른 척 해주는게 아니라 모르는 사람으로 지내고 싶어하는 명백한 선긋기. 와중에 손꼽히게 예민한 기질이라 타인의 친절한 거부 같은건 찰나에도 읽을 수 있고.
그래서 아무튼 디지몬을 읽고도 눈물은 커녕 그냥 아, 역시. 라는 생각만 들었어. 너무 같아서 오히려 닿지 않는 느낌이라 굉장히 외롭고 서글픈 느낌이었음. 다만 호불호의 시선을 말하고자 하는건 아니고, 마음이 굳어가는 과정을 잘 그려낸 부분이 인상깊었어. 대중적으로 아주 잘 쓴 글이라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