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이 이미 많이 아프고
희망까지 말살되는 흐름이라 힘들었는데
(읽히기는 술술 읽혔음)
이건 인물들이
굴종하는 듯 하다가도
결국 다시 일어나서
포기하지 않아서 좋았다.
평소에 사는 게 너무 힘들어서
산다는 거 자체가
투쟁처럼 힘들고
기 빠진다는 생각을 했는데
리디아를 보니 그게 맞나봐 정말.
근데 한 번 사는 인생
저렇게 세상에 가장 날카롭게 벼려진 비수를
한 번쯤 내리꽂는 경험을 해보고 싶다고
메세지를 남기고 싶다고
부러움도 느낌.
더럽고 역겨운 세상에
자기가 가졌던 상식과 도덕, 가치도 배신하고
타인을 짓밟아 죄를 쌓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데
그 모든 오욕을 참아내면서도 살아내는 일.
레지스탕스의 삶......
정말 강인한 인물이라고 생각했어.
인내심, 연기력, 정치력, 지성을 다 갖추면서도
마음 깊숙히 숨겨뒀던 어떤 목표를 위해서
쭉 나아가는 게 복잡하고 매력적이었다.
몰인정하고 계산적이어야만 하는 위치에서도
소녀들에게 도박을 거는 것도...
물론 그 애들에게 자비를 베푼 게
다 이유는 있었지만
아주 위험하고
정말로 성공할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
길리어드 전에
미국 하층민 출신으로
여성 법관까지 되었으면
끌려갈 때 세상이 부숴지는 기분이었을 텐데
어떻게든 깨진 멘탈 이어붙이고
긴 세월 복수를 준비한게 정말 인상깊음.
시녀 이야기에서는
전형적인 부역자, 비겁자일 거라 생각했는데
(모이라 탈출시도 때 후루룩 넘어가서
수완이 좋다곤 생각했지만🙄)
여기선 반전이 되는 면모가 나와서 놀라웠어.
니콜, 아그네스, 베카 자매도 인상깊었어.
애들이 굉장히 입체적이야.
누구보다 약해 보이던 베카는
실제론 굉장히 용감하고 의리있고
수동적이고 딱딱해보이던 아그네스는
임기응변도 있고 어릴 때처럼 여전히 호기심도 많음.
철 없어만 보였던 니콜은
정신도 건강하고 절대 포기하지 않어🥹밑줄쫙
마지막에 베카의 조용한 희생이 슬펐는데
준이랑 만나고
학술대회 발표 속 조각상에 남겨진 문구로
해피엔딩 땅땅 때려줘서 좋았다.
리디아 캐릭터가 젤 맘에 들었어ㅋㅋ
독신 호호할머니로 곱게 늙고싶은데
여자로 살기가 더 각박해지고 격변하는 세상에서
살아남는 중년, 노년의 선배를 본 느낌...
어떤 세상이 와도
그동안 받은 교육의 결과물을, 커리어를 놓지않고
길게 보고 저항하는 길.....걷기....끄적끄적..
재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