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들어올 때 노 저으려고 내가 좋아하는 책 추천하고 갈게!
(줄거리 설명이 조금씩 있으니 스포 예민하면 피하길)
1. <레베카> 대프니 듀 모리에
영화랑 뮤지컬로도 유명한데 나는 원작이 제일 재밌더라.
첫문장부터 책 속으로 빨려가는 듯한 느낌이었어.
레베카라는 캐릭터도 매력적이지만 나는 화자인 '나'의 심리 묘사와
점점 미묘하게 뒤집히는 '나'와 막심 간의 권력 관계가 너무 흥미로웠음.
다 읽고 나면 대프니 듀 모리에 천재라는 생각만 들어ㅋㅋㅋ
2. <킨> 옥타비아 버틀러
현대의 흑인 여성이 노예제가 존재하는 과거로 시간여행을 한다면?
상상만으로도 괴롭고 읽으면서도 감정적으로 힘들었는데 그래도 너무 재밌어서 읽게 돼
노예들이 주인을 증오하면서도 사랑하고, 비웃으면서도 연민하게 만드는 그 체제의 끔직함이 너무 잘 드러남
3. <둠즈데이 북> 코니 윌리스
이번에는 중세유럽사 전공한 여학생이 흑사병 유행하는 중세유럽으로 시간여행을 한다면?
열심히 배워온 중세영어가 실제로는 하나도 안 통한다면?
과거에서도 난리인데 심지어 현대에서도 원인 모를 질병이 퍼지기 시작한다면?
코로나 기간 때 엄청 몰입해서 읽었는데 덕분에 코니 윌리스라는 재치있는 작가를 알게 되어 좋았다.
이 책은 감정적으로 많이 괴로운데 발랄한 소설들도 많이 쓰는 작가임! 글이 엄청 수다스러워ㅋㅋ
4. <달콤한 노래> 레일라 슬리마니
이것도 첫문장이 아주 강렬해ㅎㅎ
한달 치 월급을 아이들 보모 비용으로 다 써도 좋으니 집 밖으로 나가 일하고 싶은 여성,
유색인종 중산층 여성에게 고용된 백인 보모,
엄마보다 보모를 더 찾는 아이들을 보며 묘한 질투심을 느끼는 엄마 등등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여성의 고민, 인종과 사회계급이 결합되었을 때 발생하는 묘한 권력 관계를 정말 잘 그려냄
5. <부서진 대지> N.K. 제미신
<다섯 번째 계절>, <오벨리스크의 문>, <석조 하늘>로 이루어진 3부작인데 셋 다 기복없이 재밌어
초반에는 판타지인가 싶다가 후반부로 갈수록 과학적인 내용이 꽤 자세하게 나오는 SF임
세계관이 독특해서 좀 난해한가 싶다가도 프롤로그 지나면 어느새 몰입해서 읽게 됨.
환경 문제, 모녀 관계, 지배층-피지배층 관계 등 다양한 주제가 그려지고
작가가 이야기를 정밀하게 잘 구성해서 읽는 재미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