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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독서모임 n년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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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1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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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도서방 붐이 와서 내 독서모임 경험을 짧게 나눠보려고! ㅎㅎ 독서모임에 정답은 없으니까 그냥 이런 모임도 있구나~ 정도로 봐줘. 내가 만든 모임이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제는 완전히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해. 별일 없는 한 죽기 전까지 하지 않을까 싶어 ㅋㅋㅋ 


*어디서 구하나? 

-다들 제일 궁금해하는 부분이라 생각해. 지금 하고 있는 모임이 세 번째 모임인데, 첫 번째랑 두 번째 했던 독서모임은 대학 때 팀플했던 사람들끼리 만들었던 거고 오래가지 못했어. 너무 저학년 때였고 의욕이 앞서서 어려운 고전들만 읽으려고 했어. 당연히 책을 끝까지 못 읽어서 제대로된 토론도 어려웠고 저절로 흐지부지됐어. 


지금 모임은 대학 고학년 때 동아리에서 친해졌던 친구들을 모아서 만들었어. 오래 주기적으로 만나던 친구들이니 서로를 너무 잘 알았고 책을 좋아할 만한 친구들로만 섭외했기 때문에 모임을 이끌기에 수월했던 것 같아. 처음 모임을 만들기 원한다면 책을 좋아하고 맘 잘 맞는 친구 두 세명을 먼저 모으고, 그 친구들에게 검증된(?!) 지인을 추가하는 방식을 추천해. 생판 모르는 사람들끼리 만나서 좋은 점도 있지만, 내가 말한 방법이 제일 안전하긴 한 것 같아. 


*모임 규칙이 필요한가? 

-모임바이모임일 것 같은데, 나는 모임의 '지속가능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몇 회 이상 출석, 또는 불참 시 벌금 같은 규칙은 만들지 않았어. 다만 처음 만들 때부터 책을 좋아하는 친구들, 서로 친한 친구들로만 모았기 때문에 자기들이 먼저 모임 오고 싶어서 잘들 오더라고ㅋㅋㅋ 하지만 몇몇 사람이 대학원, 이직, 시험준비 등으로 너무 장기간 못 나오면 둘러서 말하거나 갠톡으로 좀 쉬다가 나중에 다시 돌아오라고 말했어. 말없이 빠져도 되는 분위기가 되면 모임이 좀 느슨해지더라고. 


딱 하나 원칙이 있는데 그건 완독이야. 무슨 일이 있어도 정한 책은 무조건 다 읽어오자고 약속했어. 절반만 읽은 사람, 앞부분만 읽은 사람, 다 읽은 사람이 섞이면 생산적인 대화가 안 되더라고. 완독을 안 하면 벌금이 있는 건 아니지만 내가 카톡방에서 주기적으로 강조를 해. 완독해서 모임에서 보자고 ㅋㅋ  안 읽어오면 혼내기도 함 ㅋㅋㅋ


책은 모든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정하고 1년에 한 번 꼴로 내 순서가 돌아오는 것 같아 ㅎㅎ 장르는 가리지 않고 비문학, 문학, 고전 등등 가리지 않아. 너무 몇 달 연속 장르가 겹치거나 어려운 책들만 반복된다고 하면 다음에는 좀 가벼운 문학 어때? 이런 식으로 좀 템포를 늦춰주는 게 좋은 것 같아. 한때 고전만 읽던 시기가 있었는데 다들 지치더라고. 


*모임 주기는? 

-우리는 한 달에 한 번 모여. 첫째 주 주말에 보는 걸 암묵적인 약속으로 하고 매달 서로 일정이 달라질 수 있으니 카톡 투표로 올려. 그 중 제일 많이 올 수 있는 날로 정해서 보고 있어. 경험상 2주는 정말 너무 빠듯하고 두 달은 너무 느슨해지더라고. 한 달에 한 번이 딱 적당하다고 생각해(직장인 기준). 


*모임 진행 방식은?

-기본적으로 책을 정한 사람이 그날 모임을 진행하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는데, 틀이 정해져있는 게 아니라 진행방식은 그때그때 달라지는 것 같아. 처음 모이면 다들 어땠는지 전체적인 감상평을 돌아가면서 말하고, 발제자가 여러 질문들을 꺼내면 자연스럽게 이야기와 토론을 이어가는 방식! 중간중간 이야기가 샌다 싶으면 모임장이 환기시켜주면서 다시 ㅇㅇ로 돌아가서 이야기해보는 게 어때? 이런 식으로 말해주면 좋아. 같이 읽는 책이 쌓이면 쌓일수록 이전에 읽었던 책들이랑 이어지는 부분이 생기고 자연스럽게 대화도 더 풍성해지더라고. 너무 뭔가에 대해 '토론'을 해야 한다는 강박을 갖기보다 나는 이렇게 읽었는데 다른 친구들은 ㅇㅇ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호기심 정도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해. 모임에 말이 많지 않은 친구도 있는데, 너무 한 사람만 말하지 않도록 중간중간 그날 말 많이 안 한 친구에게 발언권 주는 것도 생각보다 중요한 것 같아. 


*리더로서 신경쓰면 좋은 점은?

-모임을 완벽하게 이끌어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는 게 중요한 것 같아. 나도 초반에 출석률, 완독 안 해오는 구성원들 때문에 혼자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이제는 나도 그냥 구성원 1이라고 생각하고 '즐겁게' 모임에 참석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 단, 모임장으로서 절대 결석은 하지 않고 무슨 일이 있어도 완독해서 모임에 참여한다는 혼자만의 원칙은 지키고 있어. 내가 아니어도 모임은 돌아가겠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책임감을 가지고 일정 조율과 책 선정, 전체적인 토론 진행은 맡아서 하려고 해.  


*모임을 즐겁게 이어갈 수 있는 팁 ?!

-아무래도 똑같은 사람들이랑만 모임을 하다보면 어느순간 정체되어있는 느낌이 들더라고. 그래서 일 년 모임을 계획할 때 친구들에게 의견을 듣고 가보고 싶은 곳, 모임에서 해보고 싶은 것 등등을 리스트업해. 한강 모임, 부산 여행가서 독서모임하기, 함께 읽었던 책 기반으로 한 연극 보기 등등!! 이런 이벤트들을 중간중간 넣어주면 리프레시도 되고 추억도 생기고 각 모임들이 더 기억에 잘 남는 것 같아. 


-그리고 나는 내가 만든 모임이라 1년에 한 번은 사비를 써서 구성원들에게 작은 선물을 해. 문진, 북 커버, 책갈피 등등 책 관련 선물 포장해서 연초 모임 때 주는데 구성원들이 엄청 좋아하고 모임에 대한 애착도 더 커지는 것 같더라고 ㅋㅋㅋ 이건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데 나는 그냥 몇 년째 나랑 책읽어주는 게 고맙다는 의미로 이렇게 선물을 하고 있어. 추천! ㅋㅋㅋ 


*끝으로 

-쓰고나니 별 거 아닌 것 같긴 한데, 나는 독서모임에서 가장 중요한 게 자발적으로, 즐겁게, 꾸준히 올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거라고 생각하거든. 그러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어느 정도 책에 대한 욕심 또는 열정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야 한다고 생각해. 그렇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강제성이 생기기 때문에 그때부터 모임이 재미가 없어지더라고. 나는 운좋게 지금 모임을 뒤늦게 찾았는데, 다들 좋은 모임 찾거나 만들어서 행복한 독서생활 했음 좋겠다! 추가로 궁금한 점 있음 댓글 달아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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