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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안나 카레리나 읽다가 우연히 번역본 두개 비교하게 됐는데 이렇게 달라도 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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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4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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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물론 본문있으니까 스포 포함임 ㅋㅋㅋㅋㅋㅋㅋ

 

 

 

1번 

 

다리야 알렉산드로브나가 동생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 

 

"말해 봐. 레빈이 네게 말을 꺼냈니?"

 

레빈을 입에 올리자 키티는 완전히 이성을 잃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버클을 바닥에 던지고 빠르게 손을 움직이며 말했다. 

 

"이제는 레빈까지 들먹이는구나. 난 왜 언니가 이렇게 날 괴롭히는지 모르겠어. 다 말했잖아. 말해두지만 난 자존심이 강해. 그래서 절대로 언니처럼 살지 않을 거야. 자신을 배신하고 다른 여자에게 한눈을 판 그런 남자를 다시 받아주다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 언니는 그럴 수 있지만, 난 아니야!"

 

그녀는 이렇게 말하고 언니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돌리가 아무말도 못하고 고개를 푹 숙이자, 키티는 손수건으로 얼굴을 덮고 고개를 숙였다. 

 

이 분 정도 침묵이 흘렀다. 돌리는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그녀가 느껴 오던 극한 수치심을 동생이 건드리자, 꾹꾹 눌러 두었던 아픔이 모두 되살아나 그녀의 마음을 할퀴었다. 동생에게 그런 말을 들으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그녀는 동생에게 화가 치밀었다. 그때 갑자기 옷깃 스치는 소리가 나더니 울음소리가 들렸다. 

 

"돌린카, 난 너무나 불행해졌어."

 

키티가 미안한 듯 말했다.

 

그러고는 눈물을 흘리며 그 아름다운 얼굴을 다리야 알렉산드로브나의 치마에 묻었다. 

 

 

 

 

2번

 

 

레빈이야기는 완전 생략됨.

 

"언니, 무슨 말을 하는거야? 제발 나를 동정하거나 위로하려 들지마. 나는 괴로울 것도 없고 위안 받을 것도 없어. 그래, 내가 나를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때문에 괴로워할 것 같아? 내가 그 정도로 형편없는 여자라는 거야? 난 언니와 달라. 난 고고해. 언니처럼 언니를 배신하고 다른 여자를 사랑한 사람에게는 절대로 안돌아가!"

 

돌리는 슬픈표정으로 고개를 숙인채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약 2분간 침묵이 이어졌다. 돌리는 자신이 가장 아픈 상처를 가장 사랑하는 동생이 건드리자 더욱 가슴이 아팠다. 동생에게서 그런 잔인한 말을 들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기에 그녀는 화까지 났다. 그런데 갑자기 옷자락 사각거리는 소리와 함께 심장고동소리와 억눌린 울음소리가 코앞에서 들려왔다. 키티가 그녀의 목을 끌어안은 것이다. 키티는 돌리 앞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언니, 너무 힘들어서 그랬어. 미안해."

 

키티는 눈물범먹이 된 얼굴을 돌리의 치마폭에 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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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가 완전히 띠용함......

 

이...이게 어느쪽이...라고 해야하는거야?

 

2번에는 키티가 목을 끌어안았다는데... 다른 본문에는 아예 그 이야기도 없고;

 

1번은 더클래식이고, 2번은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전집임...

 

난 교수가 자기 이름 걸고 내서 번역질이 더 뛰어날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2번이 많이 생략한거 같지...? 

 

참고로 돌리=돌린카=다리야. 러시아소설이란...

2덕말을 듣고 찾아본 3번 열린책... 나는 열린책으로 갈아타기로 했어.....

 

 

 

 

3번 열린책 버전 

다리야 알렉산드로브나가 동생의 손을잡고서 말했다.

 

"말해 봐. 레빈이 너한테 청혼했니?"

 

레빈에대한 이야기가 키티의 마지막 자제력마저 앗아 가버리고 말았다. 그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허리띠의 버클을 바닥에 내팽개치고는 재빠르게 손을 놀려 가며 말문을 열었다. 

 

"대체 왜 지금 또 레빈 얘기를 뜰먹이는거야? 대체 왜 나를 괴롭히는 건지, 정말이지 모르겠어. 이미 얘기했잖아. 다시 말해줄까? 나는 자존심이 강한여자야. 그러니까 내가 언니처럼 처신하는 일은 절대로, 결단코 없을 거야. 언니를 배신하고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된 사람에게 되돌아가는 그런 일 따위는 없을거라고. 정말이지 그런 처신을 이해할 수가 없어. 이해할 수가 없다고! 언니는 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못 해!"

 

이 말을 내뱉고서 키티는 언니를 쳐다보았다. 서글프게 고개를 숙인  채 말없이 앉아 있는 돌리의 모습을 본 그녀는 밖으로 나가려다 말고 문가에 앉아 손수건으로 얼굴을 가리고는 고개를 떨구었다.

2분가량 침묵이 흘렀다. 돌리는 자기 처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늘 느끼던 굴욕감이 동생의 지적으로 인해 가슴속에서 유달리 더 아프게 메아리쳤다. 동생이 그런 잔인한 말을 퍼부을 줄은 예상치 못했기에 그녀는 화가 났다. 그런데 문득 옷자락이 바스락대는 소리와 함께 참았던 울음이 터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누군가의 두팔이 아래로부터 그녀의 목을 끌어안았다. 키티가 그녀앞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돌린까, 나는 너무너무 불행해!" 

 

죄책감에 어린 말투로 키티가 속삭였다.

눈물범벅이 된 그녀의 사랑스러운 얼굴이 다리야 알렉산드로브나의 치마폭에 묻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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