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가 가끔씩 느끼는 애매모호하고 설명도 어려운 미묘한 감정? 기분을 누가 대신 설명해주는 것 같아
남들도 이런 걸 느끼는구나 다들 비슷하게 사는구나 싶고 ㅋㅋㅋㅋ 오랜만에 읽은 진짜 괜찮은 책이라 추천하러 왔어
하지만 가끔 늦은 밤이면 당신은 저 멀리 지평선 끝에서 반짝이는 불빛을 내다보고는 그 불빛 하나하나가 대변하는 다른 우주를 상상해보려 몸부림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당신은 절대 시간을 내서 탐험해보지 못할 그 모든 장소들에 대해 생각해본다. 그중 몇몇은 난생처음 가져본 보금자리처럼 느껴질 것이고, 또 몇몇은 생지옥처럼 느껴질 것이며, 또 몇몇은 다른 행성 위를 걸어 다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줄지도 모를 그 모든 장소들에 대해.
언젠가 당신은 이 장소들 중 한두 군데, 혹은 열 군데를 방문해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수천 개의 불빛이 계속해서 나타나리라는 느낌만은 절대 떨쳐버릴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마치 공항의 출발 안내 전광판 앞에 서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전광판은 수많은 이국적인 이름들로 반짝이고 있고, 그것들은 저마다 당신이 탐험할 수 있는 또 다른 길 혹은 당신이 죽기 전에 절대 보지 못할 또 다른 대상을 대변한다.
그 먼 불빛들 중 몇몇이 당신을 똑같이 쳐다보고 있을 거라고, 5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당신의 집 뒷문에 간신히 불빛을 드리우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이상한 기분이 든다. 심지어 머리 위로 지나가는 비행기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당신이 서 있는 그곳에 서 있으면 어떤 기분이 들지 궁금해보는 사람도 몇 명 있을 수 있다. 그들은 당신이 사는 세계를 탐험해볼 시간을 절대 갖지 못할 것을 알고서 상실감마저 느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