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많아서 어제 잡았다가 단숨에 다 읽었거든
내가 눈물이 마른 인간형이라 울거나 그러진 않았는데 눈물 범벅 됐다는 덬들 왜 그랬는지 이해가 되고... 여튼 몰입감 쩔어서 단숨에 읽으면서 슬프기도 하고 위로받을 수 있을까 생각도 해보고 그랬어
어느 한 구석 사연없는 사람이 없는 와중에도 나는 피난길에 두고 온 강아지 봄이가 그렇게 걸리더라
새비 아주마이 내외 빼곤 다 천시하던, 백정이 뭐 어떠냐며 혼인한 남편에게조차 존중받지 못한 삼천이를 그렇게나 제일 좋아하고 따르고 마지막 날 다 아는 듯 끝까지 낑낑대며 따라오다가 삼천 아주마이의 미안하단 말을 듣고서야 조용히 돌아선 봄이가... 떠나기 전에 가족들의 냄새 한번씩 다 맡아보고 끝내 돌아보지 않고 가다가 마지막으로 일별하고 가던 봄이가 슬프다는 단어만으로는 표현이 안되고 맘이 참 그랬어 그 전쟁통에 사람들도 살아남지 못했는데 이 아기의 운명은 어찌됐을까 싶고...
그리고 귀리ㅠㅠㅠㅠㅠ 새끼 티를 벗지 못했다던 귀리 지연이가 준 닭가슴살과 식빵과 달걀 두개를 정신없이 먹어치우고서야 싱크대 아래 매트를 찾아 잠이 들던 귀리 그렇게나 애교 많았는데 사실은 구할 때부터 아팠던 걸거다라는 말을 듣고 결국 조용히 쓸쓸히 새벽에 떠나버린 귀리ㅠㅠㅠㅠㅠㅠ
성묘가 다 되었는데도 아직 제가 새끼인 줄 알고 어깨를 타고 오르며 어린양 부리는 현미도 갑작스런 등장에 놀라기도 전에 그냥 괜히 정이 들어버렸어 너무 말미에 나와서 이름도 몇 번 안 나온 게 괜히 서운한 거 있지 그래도 대전으로 터를 옮긴 지연이가 다른 고양이 반려인들과 만나기도 하고 일이 있으면 돌아가면서 돌본다는 대목에 안심했어
사실 난 고양이를 키우는데(길에서 구조함) 얘가 1년 반이 넘는 시간동안에도 나에게 곁을 안줘서, 종종 그게 쓸쓸한 참에 현미같은 고양이에 대한 묘사를 보니 너무 부럽기도 하고 또 반갑고 잘 살았으면 하는 맘이 두배였던 것 같아
책 덮은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동물들이 어떤 모습일까 너무 궁금해서 상상해 보기도 하고 그래서 실사화(작가 검증 잘 거쳐서!)도 보고 싶고 그래 봄이와 귀리와 현미의 모습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사랑스럽게 느껴질까ㅠㅠ
곧 다시 한번 읽어보려고 하고 나도 이 책을 통해 위로받았으면 좋겠다
아직 안 읽어본 덬들에게도 추천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