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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이승우 작가 모르는 사람들 중에서 좋았던 문장들과 후기
1,802 14
2024.05.20 23:42
1,802 14

- 좋았던 문장들


p.21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는 가장 쉽고 위험한 방법은 이해할 수 있는 것만 이해하는 것이다. 가장 쉽지만, 이것은 사실은 이해가 아니라 오해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이해하지 않는 것보다 위험하다. 이해되지 않는 채로 두는 것을 용납할수 없어서, 왜냐하면 아버지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걸 이해할 수 없으니까, 어머니는 쉽고 위험한 방법을 택했다고 나는 생각했다. 


p. 71

능력의 있고 없음은 ‘나의’ 문제지만, 믿음의 있고 없음은 ’그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나의 무능은 나를 향하지만, 나의 불신은 그를 향한다.

그에 대한 불신이기 때문이다. 그 일을 할 능력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 나는 너를 믿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보다 쉽다. 


p.104 

그거 알아요? 수렁은 살아 있어요. 빠져본 사람은 수렁이 생물이라는 걸 알아요. 밑이 무한히 넓은 거대한 부대처럼 생긴 몸을 가진 생명체라는 걸 알아요. 


p. 105

버둥거리면 더 세게 잡아당기거든요. 버둥거리면 더 빨리 더 흉하게 먹히게 돼요. 가만히 있는다고 무슨 수가 생기는 건 아니지만 버둥거린다고 무슨 수가 생기는 것도 아니라는 말이에요. 가만히 있는 것을 방법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가만히있지 않고 버둥거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할 수 없어요. 버둥거리는 경우에도 그것이 무슨 방법이라서가 아니라 버둥거리지 않을 수 없으니까 그러는 거잖아요. 


p. 204

그러나 말해지지 않은 것들은 말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들은 언제든 말해질 수 있는 상태로 웅크리고 있다. 그것들은 말해지지 않음으로써 ’있고‘, 있다는 것을 ’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김승종은 정신의 쓰라림을 느꼈다. 그는 수철의 얼굴을 볼 수 없었고, 다른 친구들의 얼굴도 볼 수 없었다. 


작가의 말

작가의 서툰 손놀림을 따라 구석진 세상 이치나 주눅든 진실 같은 것의 흔적을 같이 더듬어 헤아려보는 이가 독자다. 아무도 강요하지 않은 그런 의무를 스스로 짊어지는 이들, 여전히 소설을 쓰는 사람의 여전한 희망을 공유한 이들에게 혈육과도 같은 친밀감을 느낀다. 독자를 향해 쓰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같이 쓰는 것이 소설이라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만큼 성숙한 것이다. 




- 후기

작가의 말까지 잘 쓰는 작가같아 

책을 한 줄로 요약하면

“ 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어떤 계기로 낯설어지고 그 이후에서야 진정한 이해 혹은 인정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들을 묶은 소설집”

이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아.

관념을 풀어나가는 작가의 문장들이 돋보이고,

인물의 새로운 면을 알게 되는 계기가 이야기에서는 중요하게 작용하고 새로운 국면으로 이끄는 면이 있어서 묘한 긴장감을 가진 체로 읽게 됐어!


그리고 이승우 작가 다른 책도 읽으면서 생각한 거지만 

여러 책의 주인공들(화자들)이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어.

인물 상황 설정도 비슷한 것도 있고.

하나에서 갈라져 나온 인물들이 

여러 소설에서 움직이고 있는 느낌이야.

나는 그게 잘 맞아서 보고 있지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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