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죽이고 싶은 아이'가 힘들었거든. 흡입력이나 재미를 떠나 십대 사이의 기싸움은 ㅅㅌ 관계 상 현타가 너무 심해서 다 읽고 나서는 심신이 너덜너덜해진 기분이었어. 글이 나빴다는건 아냐.
제목의 책은 여기서 추천 받았던 최상희 소설이고, 도서부 고등학생 세 소녀의 이야기야. 어려서 할 수 있는 엉뚱한 생각과 어리숙할지언정 굼뜨지 않은 행동들이 보기 좋았어. 초반엔 그래서 이게 장르가 뭐지? 싶었는데 갈 수록 셋이서 둥글둥글 굴러가는 일상이 귀엽고 즐거워. 한국식 화려한 미사어구도 취향이었곸ㅋㅋㅋㅋㅋㅋㅋ 작가가 한국사회에 대한 울분을 청소년문학답게 응축해놓은 대목을 접할 때 마다 웃픔 ^_ㅠ
마지막 씬을 읽으면 꼭 책을 앞으로 넘기게 되거든. 나는 소설의 이런 장치가 좋아. 내가 감수성이 넘쳐 흐르던 그 때 이 글을 접했다면 마음이 덜 다쳤을텐데, 하는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