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와 정월 초하루 사이의 기이한 일주일은 시간의 밖에 있는 괄호 속 같다.
이 유명한 구절을 보고 어떻게 이렇게 잘표현했지? 싶어서 읽어봤는데 이 문장 말고도 내가 어렴풋이 생각으로만 하고 적당히 표현하지 못했던 느낌들을 통찰력있게 표현한 문장이 많아서 좋았어
남작가 특유의... 짜증나는 부분도 좀 있긴했는데 그냥 흐린눈 하고 넘어갈만 했고 독서노트에 받아적은 문장도 많아서 추천해!
+번역도 살짝 아쉬운 부분이 있긴했어
아래는 내가 읽으면서 공감했던 문장들인데 문제있으면 지울게!
•우리 나이가 되면 과거란 입을 딱 벌리고 있는 심연인데 그 속으로 흐물흐물 미끄러져 들어가는 기분이 얼마나 달콤한지.
•영감을 받은 작가란 곧 자기 자신의 텍스트에 의하여 추월당한 작가다.
•원하건 원하지 않건, 우리 자신이 의식적으로 전혀 개입하지 않은 채로, 삶이란 ‘여러 시기들’의 연속이다. 규칙적으로 하나의 시기가 끝나면 또 하나의 시기가 시작된다. 한 페이지가 넘어가는 것이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 심각한 병, 직업의 변화, 이사, 절교 등등. 흔히 오랜 시간이 지난 다음에야 비로소 “한 페이지가 넘어갔다”는 것을, 분위기가 변했다는 것을 의식하게 된다.
•작품의 작자야말로 그 작품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가장 부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분명히 작품의 가치는 -그것이 어떤 것이라 할지라도- 제로에서 무한대 사이의 어떤 지점에 위치한다. 그런데 그 작품의 작자는 바로 그렇게 보는 것이 아니다. 그는 작품을 때로는 제로의 수준으로, 때로는 무한대의 수준으로 보는 것이다.
•모든 것을 지워버리고 새로 시작하는 능력은 한없이 귀중한 것으로 그것은 어린아이의 탄생. 더 비근한 경우로는 밤에 잠이 들었다가 이른 아침에 깨어나는 일 속에 구체적으로 나타난다. 완전한 망각의 자질. 절대적 기억상실의 능력을 지닌 인간은 불멸의 인간이 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작가가 말하는 외면일기
•매일 큼지막한 공책에다가 글을 몇 줄씩 쓰십시오. 각자의 정신상태를 나타내는 내면의 일기가 아니라. 그 반대로 사람들, 동물들, 사물들 같은 외적인 세계 쪽으로 눈을 돌린 일기를 써보세요. 그러면 날이 갈수록 여러분은 글을 더 잘, 더 쉽게 쓸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특히 아주 풍성한 기록의 수확을 얻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여러분의 눈과 귀는 매일 매일 알아 깨우친 갖가지 형태의 비정형의 잡동사니 속에서 글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을 골라내어서 거두어들일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위대한 사진작가가 하나의 사진이 될 수 있는 장면을 포착하여 사각의 틀 속에 분리시켜 넣게 되듯이 말입니다.
이걸 읽으니까 나도 외면일기를 써보고싶더라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