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더쿠 이전 전에 한병철 관련 책 후기를 썼었는데
그 때 어떤 덬이 철학 입문서 뭐가 좋느냐고 물었을 때
너무 머릿 속에 여러 가지 책들이 떠올랐다가 소거되서
답변하기가 어려웠던 적이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이걸 읽으면 되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음
이 책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소크라테스, 루소
소로, 쇼펜하우어, 에피쿠로스, 시몬 베유, 간디
공자, 세이 쇼나곤, 니체, 에픽테토스
보부아르, 몽테유 총 열 네명의 사상가와
관련이 있는 장소에 기차를 타고 저자가 방문해서
그 사상가들의 높이에서 장소를 체화하고 설명을 곁들이는
철학 입문서이자 에세이임
일단 기본적으로 글을 재미있게 잘 씀
읽으면서 약간 빌 브라이슨 생각나더라
(여행기도 섞여서 그런가)
각각의 철학자들의 이야기가 각 챕터로 끝나는 게 아니라
에피소드가 더해질 때마다 이전의 이야기들이 끌려와서
시즌제 탐방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어떤 여행은 뭔가 허탕을 치기도 하고
어떤 여행은 대강 갔다오기도 하고
어떤 여행은 정말 깊이 체험하고 오기도 하고
딸과 가기도 하고, 입석으로 가기도 하고
일등좌석을 타고 누워서 가기도 하고
그냥 여행기로만 읽어도 나름 재미가 있어
가볍게 읽으려고 시작한 책 치고는
올해 제일 인상깊게 탐독한 책인듯
아쉬운 점이라면 동양 사상가도 섞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나 의심하게 될 정도로
공자 / 세이 쇼나곤 부분이 내용의 깊이나 이해도나
글 풀어가는 방식이 어떻게 보면 겉핥기
또는 오리엔탈리즘이 섞이기도 하고
좀 삐딱하게 보자면 언짢은 부분도 없잖아 있긴 했음
간디-니체 챕터가 굉장히 잘 쓰여져 있어서
그 사이에 있는 두 챕터가 더 거슬렸을 수도 있고
아무튼 3부는 또 재미있게 읽어서 사소한 흠같기도 하고
중간에 도서관에서 대여불가가 뜨느라 허탕도 치고
책 읽을 여력이 도저히 없는 기간도 있어서
조금 마지막 독서와 간격이 오래되긴 했는데
읽은 보람은 충분히 있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