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더 많이 읽게 하려고 원래 쓰던 초고 버리고 다시 썼다 이런 글을 보고 인터뷰 영상, 서면 인터뷰 등 찾아봄
작가가 참여한 인터뷰가 워낙 많아서 놓친게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이정도만으로도 답이 나온 것 같아서 인터뷰 세 개만 가져옴
2019년 싱가포르 작가 페스티벌
대학시절 친구와 한 강의를 듣게됨 -재일 한국인에 대한 이야기
강연자는 재일한국인을 돕던 백인 선교사
선교사의 교구에 있는 13살짜리 재일한국인 소년이 투신자살한 이야기를 들음
자살 이유를 찾다가 졸업앨범에 일본 급우들이 쓴 악담 (죽어, 김치냄새나, 너희 나라로 돌아가 등)을 발견함
이 이야기를 들은 후 충격받고 지금까지 뇌리에 박힘
원래는 역사소설을 쓸 생각이 없었음
"진실을 말할 작정이었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결국 그렇게 쓰게 됐음
- 처음 썼던 재일한국인 소년에 대한 소설 'Motherland'
"처음엔 정말 엉망이었어요.
19살때 들었던 이야기 (자살한 13세 재일한국인 소년)를 바탕으로 '모국(Motherland)'이라는 소설을 썼어요.
이건 정말로 소설이었고 끔찍했죠.
그 소설은 정말 별로였어요.
그 소설은 철저하고 포괄적인 학문적 연구에 바탕을 둔 것처럼 정확하게 쓴 소설이었어요.
접근 방식이 진지한 연구자, 저널리스트 같았기 때문이죠.
그 소설은 매우 분노해 있었어요.
아무도 그렇게 화를 내는 소설은 읽고싶어 하지 않습니다.
소설을 쓴 후 독자의 입장에서 다시 읽어 보았습니다.
'아, 이거 진짜 안 좋은 것 같다. 이무도 이걸 읽고싶어 하지 않겠어.'
라고 생각하고 아무 곳에도 투고하지 않았습니다.
이때 정말 우울했어요."
사회자 : 일본인의 한국인에 대한 편견 정도를 볼때, 심지어 우리가 파친코를 읽은 것만 봐도 화를 내지 않는 게 더 어렵지 않을까요?
어째서 너무 화가 난 게 문제인거죠?
"만약 여러분에게 어떤 감정을 갖게 하려면, 그런 종류의 갈기갈기 찢어 버릴 도끼 같은 느낌을 가지면 안 돼요.
그렇게 하면 '뭐가 잘못된 건지 말해줄게' 같은 거들먹거리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죠.
뭔가 잘못됐을 때 모두 그걸 알아요.
초고를 여러 번 쓰고 나서 저는 독자를 다른 방식으로 정말 존경하게 됐어요.
독자들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똑똑합니다.
만약 작가가 독자를 괴롭히려 한다면, 독자는 그냥 그 책을 덮고 넷플릭스를 켤 거예요.
전 여러분이 그 책을 읽고싶어하길 바랐어요.
읽어야만 하기 때문에 읽는 게 아니라요.
시금치를 먹어야만 하기 때문에 먹는 것 같이 말이죠.
초콜릿 쉐이크를 마실 때처럼 쉽게 내려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비록 그게 정말 중요한 생각일 지라도 말이죠.
그리고 그 이야기를 어떻게 배우는지를 생각해볼때,
그 이야기가 정말 중요하고 내가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 이야기고, 정말 매력적일 때, 배운다고 생각해요.
재미있어야 합니다.
전 문학은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책은 중요하기도 하지만 매우 훌륭하기도 하죠."
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0ETrbnqJDGg
번역 출처 : 원더WONDER
2018년 MIT Starr Forum 강연
가족 (부모님, 조부모님)이 한국 전쟁을 경험한 미국 이민자
우리 가족이 어째서 미국에 이민을 오게 되었는가? 하는 물음에서 시작 (민족적 디아스포라)
"저에겐 목표가 있습니다.
전 여러분들을 한국인으로 만드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캐릭터, 줄거리, 시점, 톤과 설정, 인식, 반전, 카타르시스를 통해 저는 여러분이 한국인이 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이게 바로 문학이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죠
문학을 통해 우리는 국경을 넘나듭니다.
우리는 잃어버렸던 자신과 재회하게 됩니다.
저는 이것이 우리가 평화에 접근하는 방법이라 믿습니다."
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5HAXGbrTwOs
강연 전문 : https://cis.mit.edu/events/transcripts/starr-forum-pachinko
번역출처 : 원더WONDER
―일본 체류 경험이 재일한인 소설을 쓰게 만들었을까.
▷학부 3학년 때 재일한인에 관한 강의를 들었다. 예일대 초청 강연 시리즈 중 하나인 마스터 티(Master's Tea)라는 강의였다. 경시당하고 부인당하고 지워지는 일본 내 조선인의 삶을 쓰고자 했다. 나는 지적 호기심이 강한 사람이지만 남들보다 빠르지도 않고, 여러 사안에 대해 정통하지도 않다. 다만 내 안에서 발생하는 개인적인 질문을 존중한다. 질문에 관한 답을 찾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내 생의 대부분을 차지하더라도 그 질문에 대한 만족스러운 답변을 찾고 싶다. 나는 늘 내게 강력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주제를 쓰고 싶다. (이민진 작가는 금융회사에 재직하던 남편이 도쿄로 발령 나면서 2007년부터 4년간 일본에 체류하면서 여러 한국인을 인터뷰했다. 이 시기에 1989년부터 창작했던 조선계 일본인 공동체에 관한 소설 초안을 버리고 소설을 완전히 다시 썼다. 그 소설이 '파친코'다.)
- 인터뷰 전문: https://www.mk.co.kr/news/culture/view/2021/09/853668/
처음 쓴 소설은 일본 내 재일한국인에 대한 차별을 알리고자 하는 목적에 연구자/저널리스트의 시각에서 분노를 담아서 집필함
하지만 다시 읽어보니 이런 분노에 찬 소설은 아무도 읽고싶어 하지 않을거란 걸 깨달음
재미있게, 독자가 스스로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다' 라고 여기게끔 써야겠다고 생각함 (여기서 대상 독자층은 미국인이겠지)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 일본에 체류하면서 재일한국인들을 접해보며 1989년부터 집필하던 초안을 버리고 완전히 새로 씀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재미있으면서도 문제의식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는 갓작 파친코
(파친코읽고 생각나서 슼글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