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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사라진 소녀들의 숲 - 한국인에겐 다소 어설픈 한국역사 차용소설 (내용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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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20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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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베셀이라고.... 파친코 덕 많이보네 싶었던

한국계미국인 작가가 영미문학으로 한국소재를 썼다 - 외엔 딱히 의미를 찾기 힘들었음
심지어 한국 역사에 대한 해외의 몰이해와 선입관 심화에 보태는게 아닐까싶었고


1. 주제 - 공녀

시대배경을 15세기 초 세종조로 설정함
조선 초기 명나라 공녀.

근데 묘사는 완전 조선 말기 유교/성리학의 안좋은점만 부각되고 확대된 부패기임
역사사회학적으로 조선 전기와 후기는 완전히 다른 사회로 봄

조선 초에 맞지않는 설정과 인간사 묘사에 이런 생각이 들었음 - 서양인의 시각에서 15세기 동양 어느 구석의 국가가 타국에 여성들을 공녀로 보낸것을 보면 분명 미개했을거라고 보는 그런 인식이 은연중 반영된거 아닌가 싶었음

걍 전체적인 서술이 조선이라는 나라는 매우 암담한 곳임
그렇게 설정을 해야 주인공이랑 주변 인물들 서사가 쌓이니까ㅋㅋ
실제로 사회상이 암담했던 조선 말기엔 공녀 안보냈으니까 시대설정을 그 시기로 하지 못했나봄

근데, 암담한 조선의 핍박받는 억압받는 여성을 그리면서
이야기 전개를 위해서는 여성들 운신의 폭이 매우 자유로워짐ㅋㅋ



2. 제주도 배경의 안일한 사용

육지와는 단절된 공간을 씀으로써 이용하고싶은 그런게 있었던거같은데....

대역죄인 유배지로 악명높았던 제주도를,
그정도로 육지사람과의 교류가 적고 제주사람은 뭍으로 올라오기 힘들었던, 차별받았던 곳을 양반집 젊은 여성이 사건해결을 위해 자유롭게 오가고 (그놈의 남장여자)

심지어 제주도에서 당시 외교적으로 상국인 명나라에 보내는 공녀를 무려 열명넘게 뽑고 (당시 공녀 규모로 보면 공녀 대부분을 차별지역인 제주에서 뽑은것이 됨- 불가능한일임 명나라사신이 노발대발할일)

더 나아가서 제주도 촌장 딸이 19살에 제주라는 불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외모가 예뻐서 세자빈 후보가될수있었고 한양 올라가는 날을 기다리고있음

...? 예..?

심지어 공녀 소재랑 엮느라고 들어간듯한, 제주 촌장이 딸 세자빈 만드려고 조정에 공녀를 바치는걸로 제주목사랑 짰다는 얄팍한 설정;; 말이되겠냐고...ㅋㅋㅋㅋㅋㅋㅋ

걍 기본적 시대상 조사도 안한건가 싶은 수준의 설정....
제주도 묘사도 어디 신비로운 어느 미지의 아일랜드~ 느낌

최소한 탐나는도다 드라마만 봤어도 이렇게는 안썼을것을



3. 기타 자잘한 것

일제시기 ~자子(~코) 식의 이름들을 조선 초기 여성에 붙이고

양반집 딸 이름이 매월임... 기생인줄....
무당이긴 한데 이름을 새로 지어서 매월이 아니라 걍 애초에 이름이 민매월 임
딸이 무당될걸 양반아빠가 미리 알았나봐

글고 암행어사가 여주가 똘똘한걸 보고 궁녀로 들어가게 해준다고 하는데 이건 좀 서양 감성 아닌지....
명문 민씨가문 여식을, 아버지가 무과급제해 종사관직에 있는 어엿한 양반 집안 여식보고 똑똑하니까 궁녀로 들어가게 해준다는거 자체가 전지적 서양관점 (귀족가문 영애들을 여자 왕족 시녀로 붙여주는 감성)


이 모든 것들을 감안할 정도로 당대 여인들의 삶에 대한 통찰이나 시대를 아우르는 의식을 보여주었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고...

그럼 추리/장르물로서 재미는 있는가?? 하면 것도 그닥임

고려/조선 공녀들을 다룬 수많은 국내 소설이나 공녀 소재 역사로맨스 소설들에 그런 의식이 더 잘 들어가있음
아니 사실 이 소설은 공녀의 삶을 다룬소설이 아니라서 걍 조선시대 여성이 주인공인 국내문학만 봐도 됨

개인적으로 홍보하는 거나 기대치에 비해 너무 부족한 소설이었어

아주 가볍게 사극장르물로 읽는거라면 괜찮겠지만
역사소재 좋아하고 시대상 고증이나 핍진성 중시하면 비추천임


+
작가의 말에 보면 우연히 공녀제도에 대해 알게되어 썼다는 구절이 있어서 기사같은걸 검색해봄. 우연히 Epistolary Korea라는 미국의 인문서를 보고 공녀제도에 대해 알게되어 충격받아 썼다고 하는데....

<소설의 모티프가 된 건 고려시대 학자 이곡이 중국에 어린 여성을 공물로 바치는 공녀 제도를 폐지해달라고 원나라 황제에게 쓴 실제 편지였다.

허 작가는 "고려와 조선시대 서한과 문서를 모은 '에피스톨러리 코리아(Epistolary Korea)'란 책에서 이곡의 청원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제가 두 아이 엄마인데, 아이들을 빼앗긴 비극적인 역사를 잊는 건 큰 불행 같았다"고 말했다.

한국어가 서툰 그는 자료 조사를 위해 한국어를 공부하고, 제주를 찾아 박물관과 전통 가옥을 둘러본 뒤 해안가와 내륙의 가옥 형태가 다르다는 점까지 소설에 세세하게 반영했다.

허 작가는 연산군 시대를 배경으로 한 역사 소설을 2024년에 출간할 계획이다.>

이거 보니 공녀제도 소재 쓰겠다고 역사에 대한 깊은 이해없이 쓴 글이란 생각이 들고
앞으로 나올 소설도 걍 걱정만됨ㅠ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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