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편 1. 수도원에 도착하다 ~ 2. 늙은 어릿광대
오늘 분량에서는 새로운 인물이 몇 명 나오네! 언급만 되지만 차차 비중있어질 인물들도 보이고. 대충 요약만 하고 넘어가자면,
미우소프: 표도르의 첫 번째 부인이자 드미트리의 어머니 이름이 아젤라이다 이바노브나 미우소바였지. 성에서 알 수 있다시피 미우소프는 아젤라이다의 친척, 정확히는 사촌 오빠야. (민음사 기준) 24페이지에서 처음 등장했어.
칼가노프: 이 친구도 다시 보게 될 거야. 아마 2권과 3권에서 모두.
하리코프의 지주인 호흘라코바 부인께서 몸이 허약한 따님과 함께~: 호흘라코바 부인과 딸 리자(리즈). 책 처음의 등장인물 소개에도 나오는 사람들이야.
파이시 신부: 조시마 장로랑 엮여서 다시 나오긴 할 텐데 비중이 엄청 크진 않았던 걸로 기억해.
겉보기에 스물두 살쯤 된 듯한 젊은 청년: 묘사가 긴 건 아마 그만큼 중요한 인물이기 때문에… 뒷페이지에 언급되긴 하지만, 이 청년의 이름은 라키친이야. 마찬가지로 책 처음의 등장인물 소개에도 나오지.
“장로님께서 지금 눈앞에 보고 계신 건 어릿광대, 진정한 어릿광대입니다!” (84)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을 그렇게 부끄러워하지 마십시오. 모든 것이 다 그 때문이니까요.” (91)
제목 그대로 표도르의 ‘늙은 어릿광대’로서의 면모가 부각되는 장이었어. 아직은 80페이지밖엔 읽지 않았지만 표도르가 어떤 인물인지는 감이 잡혔을 거라 생각해. 상식인의 기준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책임감 없고 비정하고 폭력적인 인물이지.
표도르는 자기 희화화를 즐겨. 심지어 존경받는 장로와, 그 장로 아래의 견습 사제인 ― 그리고 불과 몇 페이지 전에 ‘감상적으로’ 대했던 ― 셋째 아들 알료샤가 보는 앞에서도. 미우소프가 미치고 환장하는 꼴을 보면서 오히려 즐거워하는 것 같기도 하지. 다른 사람들을 비난하고, 관심과 동정을 구걸하고, 자신을 피해자인 것처럼 칭하고…….
그리고 조시마 장로는 이러한 표도르의 내면을 꿰뚫어 봐. 표도르가 다른 사람은 물론, 자신마저 속이는 헛소리를 하고 과장되게 행동하며 스스로를 우습게 만드는 것은, 내면의 부끄러움을 숨기기 위해서라는 거야. 자기 연민에 매몰되어 존엄성을 포기했다는 거지. 이 부분(92-93)의 조시마 장로의 말을 요약하자면 이런 순서가 되겠네.
자기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그 거짓말에 귀를 기울임. → 진실을 분간하지 못하게 됨. → 자신과 타인을 존경하지 않게 됨. → 사랑하는 법을 잊어버림. → 정욕에 빠져듦. → 죄악의 소굴로 빠져듦.
그러니까 결국 이러한 죄는 자기 자신에 대한 거짓말에서 비롯되고, 자기비하와 타인에 대한 적대심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게 조시마 장로가 말하고자 하는 것 아닌가 싶어.
“그대를 배었던 배는 복되도다, 그대에게 양식을 준 젖꼭지도 복되도다, 특히 젖꼭지가 복되도다!” (91)
예수님께서 이 말씀을 하고 계실 때에 군중 속에서 어떤 여자가 목소리를 높여, “선생님을 배었던 모태와 선생님께 젖을 먹인 가슴은 행복합니다.” 하고 예수님께 말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루카복음서 11 : 27-28)
여자가 예수를 낳고 기른 성모 마리아를 찬양하자, 예수는 그보다도 하느님의 가르침을 받아들이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진정으로 행복한 것이라고 말하는 구절이야. 표도르는 다른 부분에 집중했지만(...)
딴소리지만 표도르가 성경 구절을 비틀어 인용하는 거 보면 이 양반 상당히 성경에 빠삭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
“진실로 저는 거짓말이고 거짓말의 아버지올시다!” (94)
너희는 너희 아비인 악마에게서 났고, 너희 아비의 욕망대로 하기를 원한다. 그는 처음부터 살인자로서, 진리 편에 서 본 적이 없다. 그 안에 진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가 거짓을 말할 때에는 본성에서 그렇게 말하는 것이다. 그가 거짓말쟁이며 거짓의 아비기 때문이다.(요한복음서 8 : 44)
앞서 표도르의 거짓말에 대해 말했었지. “거짓말이고 거짓말의 아버지”는 성경 구절에서는 악마를 뜻하는데, 표도르가 어떤 인간인지 생각해 보면 꽤 흥미로운 인용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