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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도서 찰스 테일러, -불안한 현대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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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10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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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현대의 불안을 세 가지 이유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함.


첫째는 개인주의, 둘째는 도구적 이성주의, 셋째는 개인의 파편화(=정치 미참여)라고 함. 책 안 보고 쓰는 거라 세부적 표현은 틀릴 지도.



이 책은 10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장이 불안의 3요소를 말하고 9장이 도구적 이성주의에 대해서 말하고, 10장이 파편화를 다룸.


즉 이 책은



개인주의에 대해서 꽤나 심층적인 분석을 하고, 또 개인주의를 분석함으로써 현대의 많은 부분들이 이해될 수 있다고 하는 거임.


무려 10장 중에 2~7까지가 개인주의에 대한 고찰이라고 보면 됨.



현대사회는 근대의 주체성을 분실하였고(주체성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좋은 철학적 질문이다. 간단한 이야긴 아니지만 하여튼 '내가 원해서 한다'라는 개념으로 지금은 받아들여도 될 듯. 주체성이 그리 단순한 문제인가? 철학이 왜 난해한 학문으로 악명높은지 생각해보면 단순하지 않음이 분명함을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고 더 쉽게 안정적일 수 있던 전근대사회로 돌아가는 건 불가능하니



현대사회에 걸맞는 새로운 주체성(인간들이 살 맛나는 세상을 만들자)을 창조하자는 내용임.


개인주의가 가지고 있는 암과 명을 모두 둘러봄으로써



개인주의에 대한 극단적 옹호자와 극단적 비판자는


개인주의에 대한 매우 편협한 이해만을 강요하게 된다고 역설함.



가령 옹호자는 인간의 천한 면모를 긍정하기만 하고


비판자는 현대사회를 모멸하기만 하는데,



이것은 올바른 이해의 태도가 아니라는 것임.


오해만을 불러 일으키는 태도이니 쟤네들 말을 좀 비판적으로 듣자는 뉘앙스로 말을 함. (쟤네들 말 다 틀렸다는 의미 아님)



하여튼 이런 저런 그런 면모로 인해


개인주의의 특징들을 드러내고, 이를 '자기 진실성'이라고 말함.(쓰다보니 용어가 이제 생각남)



지금 현대 사회는 자기 진실성의 낮은 단계의 모습만이 드러나 있지만


우리는 최상 단계의 자기 진실성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이것이야 말로 불안과 투쟁하는 본질적인 면이라고 말함. 사실상 도구적 이성주의(수단을 위한 이성, 예를 들면 전쟁을 벌이기 위한 이성의 강조같은 것. 2대전 당시 일본이나 독일)와 파편화(걍 외로움을 느끼는 개인을 조장하는)는 여기서 파생하는 문제점들이고.(다만 그 파생하는 문제점으로 인해 구조의 악순환이 고착화되기 때문에 단순한 부수적 면모로 이해하기엔 무리가 있음)



이 책에 대한 유일한 불만점은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의 '자기 결정권'의 중요성을 예시로 들면서(자유는 바로 그 삶을 선택했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선택 자체가 행위의 바람직함을 긍정할 수는 없다고 말하는데


사실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을 읽어보면 '바람직하게 교육받은 이들은 근거 없는 소리(가령 건강과 술 중에서 건강의 가치를 당연히 높게 평가한다는 뜻) 잘 안 하니까' 자기 결정권이 그 가치를 가진다는 것이니, 내가 느끼기엔 찰스 테일러가 밀을 소환해서 갈구는 내용은 좀 정합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음.


내 생각엔 둘이 하고 싶은 말이 비슷함. 바로,


자기 결정권의 의미는 바람직함이 존재한다는 전제하에서 성립된다는 것.



세상에는 '바람직함'이라는 가치가 존재한다는 것. 


어쩌면 그것은 인간의 본질적 선함(성선설)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는 것.



이 책은 개인주의 옹호자도 비판자도 일방적으로 까지는 않지만,


포스트 모더니즘에 대해선 매우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쓴 책이고, 나 또한 그 의견에 동의함.






저자 설명: 대표적인 헤겔주의자 석학으로 유명, 헤겔은 철학의 일종의 숨겨진 보스로서 수많은 부분에서 수많은 철학자들에게 난타당해 죽였다 싶으면 심심하면 살아나는 존재로 유명. 19c 후반부터 20c 전반까지 헤겔의 시대였다고 보면 됨. 반박은 맨날 당하는데 학문이 워낙 방대하고 난해한 덕분인지 반박당한 다른 데에서 갑자기 살아나서 살아가고 종래에는 반박당한 곳에서도 살아남. 헤겔은 젤 위대한 철학자 1티어급인 칸트의 계승자로 유명. 그리고 헤겔부터 근대철학이 미칠듯이 난해해지면서 지금 철학의 악명을 이 양반이 만들어냈다고 보면 됨.


책 설명: 헤겔의 특징은 전체를 통찰해서 현상을 분석하는 것인데, 그 지독한 작업을 어느정도 훌륭하게 해내서 맨날 되살아나는 것. 철저한 헤겔주의자로 유명한 찰스 테일러는 그런 만큼 남다른 통찰을 이 책에서 보여준다. 그런데 내용은 철학적이지 않음. 철학적이지 않다는 말은, 내용이 어렵지 않다는 게 아니라 알 수 없는 이상한 개념을 대뜸 던져두지 않는다는 것. 애초에 이 책은 캐나다 어떤 대학에서 강의했던 내용을 책으로 엮은 것이기 때문에 철학적으로 어려운 내용은 아님. 그냥 어려운 내용은 맞을 듯. 현대 사회가 불안하다고 느낀 사람에게는 끌리는 설명이겠지만, 솔직히 그런 끌림 없는 사람에겐 난해하고 이상한 얇은 책으로 여겨질 뿐이라 비추. 내용을 집요하게 해독하면 겁나 훌륭하다고 누구나 생각할 것 같기에 추천. 하지만 집요해질 필요가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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