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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도서 이순신, -난중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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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05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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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웅 이순신은 사실상 한국에서 신에 가까운 존재다.

해전에서 무패를 기록하였고, 나라를 멸망의 위기에서 구원하였으며, 상대에겐 사신으로 군림하였다.

동시에 그는 둔전을 하여 곡량을 많이 거둬 조정에 나눠주었을 정도로 행정적으로도 유능했으며

임금에게는 충성을 다 하였으며, 신상필벌이 확실하여 병사들의 믿음을 얻었고

명나라 장군들은 누구나 그를 흠모하였을 정도이며, 그 중에서도 같은 해군을 맡고 있던 진린은 임금보다 그를 더 애써 예우하였다.

도대체 흠이라는 게 어디 있는 것인지....


하지만 그 자신의 기록에서 그는 그 누구보다 인간적이었음이 드러난다.

맨날 때리고 목을 베고 울고 토하고 술마시며 뒷담까고 아프고 분해하는 것이 바로 충무공의 본모습이다.

그는 거의 매일을 기록한 이 일기에서 이틀을 머다하고 술을 마셨으며

강직한 성품에도 불구하고 높은 위치에 앉아있어 본인의 인물에 대한 호불호를 사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었으나

이 일기에선 잡배들 뒷담이 상당수 분량을 차지할 정도다. 특히 원균에 대해서는 원흉이라고 적어놓았을 정도이다.

물론 원균은 아군 시체를 훼손하여 본인의 공적을 부풀렸고 심심하면 이간질을 시도하였기에 그 심정이 이해는 가지만 말이다.

읽은지 오래 되어 원균의 뻘짓이 잘 기억은 안나는데 어이가 없을 정도로 막장이었던 것만은 기억한다.

동시에 그는 임금에게 불려가 고초를 겪은 이후 본인의 공적을 명나라 장군들에게 나눠줌으로써 본인을 억누르고 그들의 호감을 사며

오만한 명군의 규율을 다스린다. 참고로 이때쯤 해서 망궐례(달말마다 궁궐쪽 보고 예를 차리는 것이 있음)를 생략한다.

위에서는 짓누르고 아래에서는 매달리며, 옆에서는 모함을 하는 그런 형국 속에서

그는 매일 같이 토하며 본인의 임무만을 위해 최선을 다 한다.

무릇 가장 신같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는 가장 비인간적으로 인간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나이의 그 무엇보다 온전한 기록물이기에 추천한다.




흔히 하는 오해: 당시 명은 몇십만 대군을 원군 요청 한번에 보내주었을 정도로 조선에 고마운 일을 한 것도 맞으며 도움이 된 것도 맞다. 좀 오만무도했던 것은 맞는데, 약탈같은 경우 그 동네는 화폐 경제가 발달해서, 은덩이 나눠주고 현지에서 알아서들 식량조달하라고 한 것이었는데, 안타깝게도 조선에서는 화폐경제가 발달하지 못하여 무용지물이 되어 약탈을 시도했던 것도 일정 부분 사실이다.

선조가 이순신을 의심한 이유: 본인의 강력추천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초고속 승진을 한 이순신은, 왜란 발발 이후 군의 전권을 사실상 가졌으며 민심을 모두 얻었다. 그런데 선조는 이순신의 얼굴조차 보지 못했다. 위화도 회군으로 세워진 나라인 조선에서 이순신을 견제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잘했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선조의 입장에서, 특히 선조는 본인의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별 짓을 다 했던 인간인데, 그런 인간의 입장에서 보면 이순신이 발작 버튼이었을 것은 자명하고, 객관적으로도 견제를 할만한 사유는 있었다는 것.

선조 뒷담: 못된 짓도 많이 했는데 옹호한 것 같아서 한마디 하면 이 인간은 왜란 발발 초기, 몽진한 후로 바로 명나라로 망명하려 했으나 조정 대신들이 '오오 그러한 짓은 범인이나 할 짓입니다'라고 해서 간신히 망명하지 않았고 명한테 비웃음을 받았음. '오오 그러한 짓은 범인이나 할 짓입니다'라는 건 '너 그런 짓하면 임금 옷 벗기겠음'의 의미.

명나라 입장: 대륙의 스케일답게 막장짓도 장난 아닌 만력제라는 인물은 몇십년간 업무를 거부하였고, 이 때 황제였음. 그래도 우리에겐 고마운 인물인 게 몇십만 대군을 변방 나라를 위해 보내주는 의리를 이 막장 아저씨가 보여주긴 했음. 명나라 조정의 입장은, '얘네가 고구려를 계승한 놈들인데 이렇게 쉽게 밀리는 게 말이 되나여? 이새끼들 우리 치려고 수작 부리는 겁니다'라는 게 첫 반응이었고 실체를 확인하곤 어이없어 했음. 

명나라 장군들의 입장: 존나 유능한 이순신을 갈구는 걸 보고 선조가 참 답이 없는 새끼라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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