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역할을 감내하지만 진짜로 원하는 삶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덕질'이라 불리는 몰입 상태는 유용할 때가 많다. 열렬히 누군가를 좋아하다보면 듣고 싶던 말을 그들이 해주는 듯한 환상에 빠져 깊이 몰두했다가, 순간순간 현실을 자각하고, 마침내 몰입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겪는다. 그렇게 뜨거웠던 것이 시시해질 때 우리는 성장해서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난다. 그러니 누군가의 팬이었던 역사는 저마다의 세계에 대한 투쟁기이자 성장담이기도 하다. 그러니 정작 덕후에게 중요한 질문은 '왜 입덕하였나'가 아니라 '왜 탈덕하였나'가 된다. 간절했던 마음이 끝날 때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보면 자신을 이해하고 과거의 나와 화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때 나는 삶을 견디기 위해서 무엇이 절실했던 걸까?'
추천도서 더 좋은 곳으로 가자_정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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