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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요즘 세상에도 겨스님이 학부생 시켜서 번역하고, 그걸 또 출판하고 그러나 봐?(근거 있음, 스압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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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0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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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써 보고자 맨 첨에 맘 먹었던 게 작년 말이었는데 각 잡고 쓰려니 귀찮고 귀찮아서 찔끔찔끔 쓰다 보다 어느새 해를 넘기고 계절이 바뀌어 버려써 ㅜ
이젠 해묵은 숙제처럼 생각돼서 지금 읽는 책에 집중조차 잘 안 될 정도더라.. 해서 오늘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꼭 다 쓰고야 만다!



아베 정권이 한창이던 2015년, 일본의 양심적인 학자들이 쓴 논문을 한데 묶은 '記憶と認識の中のアジア・太平洋戦争―岩波講座アジア・太平洋戦争 戦後篇(기억과 인식 속의 아시아·태평양전쟁 - 이와나미 강좌 아시아·태평양전쟁 전후편)'이란 책이 출간되었고, 작년 여름에 비로소 히토쓰바시대학 한국학연구센터에서 기획 및 번역하여 '기억과 인식-일본은 아시아·태평양전쟁을 어떻게 기억하고 인식하는가'라는 제목으로 번역본이 나와 주었어.
원서부터가 뜻깊고 기획도 뜻깊은 만큼 번역된 결과물도 당연히 뜻깊은 것이었어야 했어. 그랬어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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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난 교수가 번역했다는 책에 막연한 불신감부터 들더라. 외국 학자가 한 땀 한 땀 써 내려간 것이면 이쪽에서도 마찬가지로 관련 학자가 한 땀 한 땀 옮겨야 마땅할 것이거늘, 자기 밑의 대학원생들한테 열정페이 쪼가리나 던져 주고 찢어서 번역시킨 후에 감수나 얼레벌레 보고서 번역의 공을 고스란히 독차지한 건 아닐까 하는.
이건 그냥 괘씸하고 말 문제가 아니라 서로 다른 역량의 번역자가 찢어서 작업해서 번역 퀄이 들쭉날쭉해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독자한데 돌아오거든..

교수가 몸소 번역하는 경우란, 자신이 유학하던 시절 은사의 저서처럼 예의상 최선을 다한 결과물을 내지 않으면 안 되는 경우, 또는 완역한다면 커리어에 한 줄 추가될 만한(그리고 그만큼 주목도도 높아서 오역 터지면 곧바로 논문으로 얻어맞을) 세계적인 명저 아니고선 없지 않겠냐고 극언하던 때도 있었는데, 물론 이제 나도 나이 좀 먹고 유해지니 치기 어리고 편협한 생각이었다는 건 인정해. 그렇지만 지금도 교수가 번역했다는 책을 보면 서문이나 후기부터 일단 들춘다. 우선은 내 의심병부터 좀 가라앉혀야 뭐라도 좀 읽혀서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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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페이 냄새가 난다 나 ㅜㅜㅜ
뭐 좋아.. 내가 이 책을 산 것도 아니고 그저 '코메모레이션의 행방 - 전쟁의 기억과 미술관'이란 논문만 발췌독하려고 도서관에서 빌린 거니까.
대충 30쪽 정도만 보면 더 이상 이 책을 안 봐도 되니까.
총 감수를 맡았다는 유은경 교수라는 분의 능력을 믿어 보자 싶었어. 게다가, 이 책은 각각의 논문마다 번역자가 다르고 또 논문 말미에 번역자 이름이 쓰여져 있는데 마침 내가 보려는 논문도 유은경 교수 이 분이 맡은 파트더라구. 그럼 일단 다른 논문에 비해선 퀄이 보장된 거 아니겠어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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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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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본문에서의 인용문(맨 위에 두 문단)은 옛 일본 육군의 근위사단 예하의 근위보병 제2연대를 나온 OB가, 연대가 있었던 자리에 1968년에 세운 기념비에 적힌 비문이래. 우리 입장에선 퍽이나 거북스런 대동아전쟁 같은 용어가 쓰인 것도 그 때문이야. 근위사단이란, 일왕과 왕궁을 지키는 임무를 띠고 1874년에 창설된 부대인데 임무가 임무인 만큼 당연히 최정예 부대였고, 이런 부대를 최최최후방에서 썩히는 건 아깝다는 의견에 따라 굵직굵직한 일이 터질 때마다 여기저기 지원 뛰러 나갔다더라.
한데 이 길지도 않은 내용을 옮기면서 오역이 세 군데나 나올 줄이야.

첫 번째로, 사가 서남의 역에 각주를 달고 사가의 난이라고만 했는데 실은 이건 사가의 역과 서남의 역이란 별개의 사건을 함께 뭉뚱그려 일컬은 말이야(사가의 역이 사가의 난이란 명칭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서남의 역 또한 서남전쟁이나 세이난전쟁이란 명칭이 더 유명해서 이쪽으로 알고 있는 덬들도 많을 듯). 두 사건 모두 메이지 신정부에 대해 사족 집단이 일으킨 반란이란 공통점이 있지만, 사가의 난이 그저 지나가는 동네 반란 1이었다면, 내전으로까지 분류될 만큼(명칭부터가 전쟁 아니겠어?) 근대 일본 최대의 반란이었던 세이난전쟁은 그 위상 차이가 어마무사해. 사상자 수가 해당 사건의 규모를 온전히 다 말해 주는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하나의 지표는 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관군 반군 합쳐서 700명 약간 못 미침 VS 36,000명 가뿐히 넘어섬'이란 점을 보면 더더욱 그렇달까.
둘 중 하나 빼먹은 것도 읭스러운데 하필 네임드 사건은 버리고 중요도가 훨 떨어지는 걸 취한 모양새가 돼서 헉스러웠어.

그리고 여담인데 내용에도 오류가 있어. 이건 번역자의 잘못은 아니고 비문 쓴 이의 잘못이 되겠는데, 근위보병 제2연대는 사가의 난에 비록 출동은 했지만 결코 무공은 세운 일이 없었거든. 왜냐하면 보무도 당당하게 도쿄를 출발하긴 했는데 임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사가의 난이 진압되어 버려서... 소규모 반란이라 길게 끌고 갈 만한 동력이 부족했고, 당시 규슈 끝자락의 사가현과 도쿄 사이에는 도로망도 철도망도 뭣도 안 깔려 있어서 이동하는 데 시간을 너무 잡아먹었던 탓이야. 그런데도 이렇게 과감히 사실을 왜곡해서 쓴 까닭은 과연 뭘까? 어쩌면 비문 쓴 이도 제대로 몰랐을 수도 있고, 아니면 창설된 지 한 달도 안 된 시점에 모든 것이 어수선한 가운데서도 조국의 부름에 응해 나아갔다는 서사성을 잃고 싶지 않아서였는지도.

각주의 오류니까 혹시 원문부터가 잘못된 건 아닐까 싶어서 책 맨 앞의 편집 규칙을 찾아 보았는데, 별표 친 각주는 옮긴이 주라고 똑똑히 나와 있더라. 고로 번역자 잘못 땅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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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쇼와 n년을 서력으로 환산하려거든 n에다 1925를 더하면 되니까 쇼와 20년은 1953년이 아니라 1945년이야. 그치만 설령 잠시 헷갈릴 수 있더라도 태평양전쟁 종전은 곧 조선의 해방인데 이걸 1953년이라 썼다니 넘나 무신경한 것..

마지막으로 '대동아전쟁 종결로부터 70여년'이라고 하면 불과 몇 년 전인데? 태평양전쟁 당시의 일본군 부대가 해산을 모면하고 2010년대까지 존속했다는 건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잖아? 일본어에서 '로부터'의 뜻을 갖는 '가라'는 거의 대부분의 경우 기계적으로 '로부터'로 해석한대도 별 문제는 없는데 간혹가다 앞뒤 문맥 고려해서 '로 인해'로 해석하지 않으면 이상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어. 이 경우에는, 1874년에 창설된 근위사단이 태평양전쟁 패전으로 인해 1945년에 해체되어 70여 년 역사에 종지부를 찍었다는 내용일 테니까 '종결로 인해'로 했어야만 해. 



<1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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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하? '높은 산 깊은 골 적막한 산하' 할 때의 그 산하? 아니아니
1941년 12월에 있은 진주만 기습으로 생긴 서태평양 권역의 힘의 공백을 틈타 일본은 기세 좋게 동남아 방면으로 밀고 내려왔고, 이듬해 2월에는 영국 식민지 싱가포르에도 실체적인 위협이 가해지게 돼. 아서 퍼시벌 중장이 지휘하는 싱가포르의 영국군은 야마시타 도모유키(山下 奉文) 중장이 이끄는 일본군에 맞서 싸우지만 결국엔 패하고 이곳을 내주고 말았지.
전투 와중에 힘의 균형추가 일본군 쪽으로 완전히 넘어가 버리고 나서 일본군이 싱가포르에 실제로 입성하기까지, 항복 조건을 놓고 양쪽 군대의 사령관이 만나 회견을 가졌는데, 문제의 그림은 바로 이 장면을 그려낸 거야. 그러니까 '야마시타, 퍼시벌 양 사령관 회견도'라고 해야지 맞아.

이쯤 되면 과연 어떻게 생겨 먹은 그림인지 슬슬 궁금들 하실 테니 보고 가실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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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쪽 테이블에서 팔을 가슴께까지 치켜든 호랑이 선생님(나덬 연식 탄로나죠 ㅋ) 같은 남자가 야마시타고, 영국 쪽 테이블에서 살짝 콧수염 기르고 옆얼굴을 보이고 있는 매가리 없게 생긴 남자가 퍼시벌이야. 이처럼 인상이 확 차이 나게끔 그린 까닭은 이 그림이 바로 전쟁화, 그러니까 대국민 전쟁의욕 고취용(시쳇말로 국뽕 충전용)으로 그린 그림이라서 ㅋ



<1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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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책에서 '국립역사민족박물관'이라 밝힌 박물관의 진짜 이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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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배너에 쓰여져 있듯이 '국립역사민속박물관'이야.
일본어에서는 民族(민족)과 民俗(민속)이 둘 다 발음이 '민조쿠'로 똑같아서 그냥 듣기만 해서는 구분이 안 된다지만, 번역이 텍스트 보고서 하는 거지 리스닝으로 하는 거 아니잖아..
고작 한 글자 차이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일본 우익의 준동을 논한 논문에서 이게 단순히 글자 하나 차이를 넘어서서 느낌이 확 달라지는 부분이라서 말야.
(더군다나 같은 논문 내의 다른 페이지에서는 일본 우익 세력이, 근위사단 사령부 청사 건물이 철거되기로 결정이 나자 이를 어떻게든 막아 보고자, 역사박물관을 새로 세우되 청사 건물을 헐지 말고 박물관으로 전용하자는 운동을 벌이다 실패한 일화까지 나오니까 더더욱 그런 느낌이 들더라구. 궁금해 할 덬들을 위해 이후의 결말을 말하자면, 국립역사민속박물관이 도쿄 밖에 신축되는 걸로 결론이 났지만서도 근위사단 사령부 청사 건물 또한 철거를 모면하고 1977년부터 2020년까지 도쿄국립근대미술관에 부속된 공예관으로서 쓰였대. 2021년 현재도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고.. 결국 일본 우익 win)  

+혹시나 싶어서 이 박물관의 내력까지 샅샅이 훑어봤는데 개관 이래 단 한 순간도 '국립역사민족박물관'이었던 적은 없었음.



<1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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引揚을 인양으로 번역한 것을 꼭 오역이라고만 볼 수는 없어. 그럼에도 난 여기에 이의를 제기하고 싶어.
우리나라에서는 물에 잠긴 것을 물 밖으로 끄집어 낼 때에 쓰이는 이 표현은, 그러나 일본에서는 이러한 뜻 말고도 '지금 있는 곳을 떠나 원래 있던 곳으로 되돌아간다'는 뜻이 있는데, 오히려 이 쪽이 보편적인 용법이고 우리나라에서 통용되는 뜻으로는 극히 특수한 상황에서밖에 쓰이지 않는대. 이런 경우에 우리말로는 '귀국', '귀환', '귀향' 등으로 옮기는 것이 적당하겠고, 뭐 경우에 따라서는 '철수'도 가능할 듯해. 따라서 본문의 전쟁화는 침몰선의 금고 안에 있다든지 해서 물 밖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 물론 아니라, 단순히 일본으로 반환되는 절차를 밟고 있을 뿐이므로 '귀향'쯤으로 하면 좋을 것 같아.

그런데, 이렇게만 말하고 끝낼 수 있다면 참 편하겠지만 얘기를 다소 복잡하게 만드는 게 바로 역사 용어로서의 引揚의 존재야.
조선이나 대만 같은 식민지, 중국 본토나 동남아의 점령지, 그 밖에도 만주국 등지에 나가 살던 수 백만 일본인들이, 일본의 패망과 더불어 그때까지의 우월한 지위며 재산을 잃고 본국으로 내쫓기듯 집단 귀국한 일이 있었는데, 이걸 가리켜 引揚이라고 해. 당연히 보통명사 引揚에서 파생된 것으로, 그 뜻이 더 한정되고 구체화되면서 역사 용어가 된 거지.
풀어서 설명하자면 다소 길어질 내용을 역사 용어 引揚이 워낙에 핀포인트로 콕 찝어서 가리키고 있고, 또 단순히 '귀국', '귀환'만으로는 표현되지 않는 느낌까지를 담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이 역사 용어를 번역할 때 뉘앙스를 살려서 '인양'이라고 해 주는 게 보통이야. 물론 한자 병기랑 부연 설명이야 필수 요소겠지만.

한 예를 들자면, '해방 후 한반도 거주 일본인 귀환에 관한 연구'란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이를 풀어서 쓴 '조선을 떠나며'라는 저서도 낸 이연식 연구원이라면 국내에서의 '인양자' 연구에서 충분히 권위자일 테니 용법을 참고할 만한데, 박사 논문에서야 별다른 설명 없이 '인양(引揚)'이라 한자 병기만 해서 썼다지만 이건 일반인 독자는 전혀 고려치 않고 쓴 거니까 패스하더라도, 대중서인 '조선을 떠나며'에서는 책 초반부에 '흔히 해외에서 본토로 돌아가는 행위를 일본에서는 인양引揚(히키아게)이라고 한다'고 전제한 후 인양자라고 쓰거나 해외 귀환자라 썼더라구. 

하지만 눈치 빠른 덬들은 이미 감 잡았겠지만 본문에서 말하는 引揚의 대상은 사람이 아닌 그림인 데다, 그 시기 또한 종전 직후가 아니라 그로부터 한참의 시간이 흐른 1970년이야. 따라서 이 引揚은 역사 용어로서가 아니라 보통명사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며, 따라서 '귀환'이나 '귀향'으로 번역하는 게 좋을 듯해('귀국'은 어째 사람한테나 쓰는 말 같지 않니).

재미있는 건,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알제리가 다년 간의 무장 투쟁 끝에 1962년에 독립하자 그때까지 그 땅에 터 잡고 살아 온 수십 만 피에 누아르들의, 본국 프랑스로의 탈출 러시가 있었는데, 일본 책에서는 이 역시 '인양'이라 쓰더라구. 같은 식민 가해국의 처지에서 뭔가 동병상련을 느꼈나 봄.



<1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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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어가 약주 한 잔 걸치셨나 보다 ㅜㅜ
아니 제아무리 일본인들이 말을 빙빙 돌리는 게 그네들 나라에선 국룰이라도 저걸 저렇게까지 말했을까.
아마도 대충 의미는, 과거 일본 군부가 화가들 시켜다가 전쟁화를 그리게 했듯이 전후 일본에서는, 다른 나라의 국방부에 해당하는 방위청(2007년에 방위성으로 승격)에서 화가나 다른 부문의 예술가에게 의뢰해서 뭔가 기록물을 남기고 있다는 것 같은데, 내가 원문을 못 봐서 뭐라 더 말을 얹기는 어렵지만 정말 저렇게 번역하는 게 최선이었을까 싶더라.



<1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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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지금 동시 번역하는 것도 아니고 그림이 크게 손을 흔들었다는데 번역자나 감수자는 발번역의 향기를 조금도 맡지 못한 걸까.
大手を振って(오오데오 훗테)를 직역한다면 '크게 손을 흔들며'라고 해석 못 할 거야 없겠지만, 실은 이건 '거리낌 없이'라는 뜻의 숙어거든.
여기서 난 확신했지. 젊은 학자라고 해서 당연히 사학과 대학원생일 거라 지레짐작했는데 실은 일문과 학부생이었구나 하고.
앗 내가 일문과 학부생을 비하해서 이런 말 하는 거 절대 아니야 ㅜㅜ 왜냐하면 내가 한때 일문과 학부생이었거든. 덤으로 역사에 1도 관심 없던..
그 시절 나였다면 진짜 그냥 저렇게 번역하고 넘겼을 것 같아서 ㅜ



<1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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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난 또 확신했지. 이때까지 겨스님이 감수를 보기냐 했냐고 뭐라뭐라 해 왔는데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라 아예 교열이란 것 자체를 안 본 거였구나 하고.



...여기까지가 내가 논문 한 편에서 추려낸 오역과 발번역이었어. 다른 논문은 흠 없이 번역되어 있을지도 모르지만 안 봐서 모르겠다.

정리해 놓고서 보니 이런저런 자잘한 오류였을 뿐 저자의 의도를 곡해했다든지 결론을 뒤바꾸었다든지 하는 대형 사고는 없었던 듯 해. 역시 날로 먹는 교수에 대한 괘씸함이 더 컸나 봐 ㅋㅋㅋ
예사나 램프에서 이 책을 찾아 보면 별점 쩔고 달린 평도 후하더라. 아마도 이 또한 학부생이나 대학원생이 써야만 하는 상황이니까 쓴 거겠지.
또 어떤 평은 예사에 달린 거랑 램프에 달린 게 단어만 살짝 바꾸고 내용은 복붙한 듯 똑같더라.. 절레절레

번역 완성도와는 별개로 꽤나 흥미로운 논문이었어. 
우리나라에는 예전엔 국군기무사령부 청사였다가 지금은 국립현대미술관으로 쓰이고 있는 건물이 있지 않겠어? 이 용도 전환은 분명 민주화 세력의 주도로 이루어진 거라 우리에겐 산뜻한 기억으로 남아 있지만 생각해 봐.
만약 이게 지난 날을 희구하는 세력에 의해 진행되었다면? 그들이 이 건물의 철거를 막고자 동원했을 그 모든 미사여구가, 이 건물을 남겨서 자신들만의 성지로 삼기 위한 것이었다면? 그리고 그 궁극적인 목표는 그 시절에 대한 일반 대중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데 있었다면...?
소름 끼치는 일이지. 그치만 일본에선 이왜진이었고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아 그네들은 결국 성공했어.

일본 우익의 준동이란 주제는 과거 수십 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끊임 없이 변주되어 지금에 와서는 다소 식상할 수도 있는 것이지만, 그 소재와 접근법이 신선해서 읽은 걸 후회하지는 않아. 덬들도 기회 있으면 일독을 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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