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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후안 가브리엘 바스케스, <추락하는 모든 것들의 소음> 좋았던 문장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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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16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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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2
하지만 그 모든 질문은 아무 소용이 없다. 걷지 않은 길들에 관해 숙고하거나 추정하는 것보다 더 불행한 광증은 없고, 더 위험한 변덕은 없는 법이니까.

p.70
고요를 맛보고 싶다, 동반자가 있으면 치료가 되지 않는다(Quiero catar silencio, non curo de compaña) 나를 혼자 놔두라.

p.78
나는 아우라에게 당신은 아무것도 모른다고, 당신은 다른 곳에서 자라서 그런다고 말하고 싶었다. 우리 둘 사이에는 공통의 영역이 없고, 어떤 방법으로도 당신은 문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고, 아무도 당신에게 그것을 설명할 수 없고, 나 또한 당신에게 그것을 설명할 수 없다는 말도 하고 싶었다.

p.111
한 사람의 마지막 몇 초를 염탐하는 것만큼 음탕한 짓은 없다. 그 몇 초는 비밀스럽고, 침범할 수 없고, 죽는 사람과 함께 죽어야 할 것이다.

p.147
나는 혼자였고, 나는 혼자 남겨졌고, 죽을 때까지 내게는 아무도 없게 되어버렸어요. 고아가 되는 것은 바로 이런 거예요.

p.208
그런데 영웅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아이는 단 한 명도 없고 모두가 남의 불행에 대해 듣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p.289
어른이 되면 나이 자체가 자아 통제에 대한 유해한 환상을 심어주고, 흔히 그 환상에 종속될 수 있다. 그러니까, 우리가 어른이 되었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은 우리가 자신의 삶을 통제할 수 있다는 망상인데, 그런 망상을 갖는 이유는 우리가 어른이 된다는 것을 자율성과 연관시키고, 어른이 되자마자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을 결정할 수 있는 주권과 연관시키기 때문이다.

p313
특별한 시대였어요. 그렇잖아요? 폭탄이 누구에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대. 와야 할 사람이 오지 않으면 다들 걱정을 하고, 자신이 잘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어디에 가장 가까운 공중전화가 있는지 알아야 하고, 공중전화가 없으면 전화를 빌려 쓸 수 있는 집을 알아내서 그 집 문을 두드려야만 하고. 우리는, 우리와 가까운 사람들이 죽을 가능성에 매달리고, 우리와 가까운 사람들이 우리가 죽은 자들 사이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그들을 안심시키는 일에 매달리며 살아야 했죠.

p.324
사람에게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슬픈 일은 거짓 기억을 갖는 거예요.

p.334
우리가 예전에는 고정되어 있다고 믿었던 과거를 바꾸는 것은, 가장 하기 어렵고 가장 수용하기 어려운 일일 수 있다.

p.347
나는 언젠가는 알고 싶다. 나와 마야처럼 칠십년대 초반에 태어난 사람 중 몇이나, 마야나 나 같은 사람 중 몇이나 평화롭거나 보호받거나 적어도 불안정하지 않은 유년 시절을 보냈는지, 그들 가운데 몇이나 자기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도시가-전쟁을 선포한 사람은 아무도 없고, 공식적인 전쟁이라는 것이 있다면 적어도 그런 전쟁이라도 선포한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공포와 총소리와 폭탄 소리에 파묻히는 사이에 그 도시에서 사춘기를 보내고, 두려움에 젖어 어른이 되었는지. 내 도시에서 몇 사람이, 어찌되었든 자신들은 구원을 받았다고 느끼면서 도시를 떠났는지, 그리고 몇 사람이 자신들이 구원받을 때 화염에 휩싸인 도시에서 도피했다는 이유로 자신들이 뭔가를 배반하고 있다고 느끼고, 난파선의 쥐떼처럼 변하고 있다고 느꼈는지 알고 싶다.


나도 책 읽고나서
멋진 말들로 감상을 기록하고 싶은데
그게 참 어렵더라
좋았던 문장들 기록해두는 걸로 아쉬움을 달랜다
책 제목이 좋아서 읽게 된 책이었는데
찾아보니 배경지식을 좀 알고 읽는 게 훨씬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
(콜롬비아의 역사, 마약 카르텔 상황 등)
아무 것도 모른 채 읽은 내가 느낀 건
폭력이 일상화된 도시에서 살아간다는 공포를 얕게나마 상상해 볼 수 있었다는 것
언젠가 모든 인류가 평화로운 세상이 온다면 좋겠어
꿈같은 말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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