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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도서 신형철 평론가님의 영화평론 <정확한 사랑의 실험> 추천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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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03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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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vHImB

영화평론집인데 추천해 작가님이 문학평론가라서 영화의 서사를 인문학적으로 분석했는데 평론들 읽고 같은 영화를 보더라도 이렇게 생각할수있구나....라고 충격받았어ㅋㅋㅋ

한사람의 정확하고 치열하고 엄격한 사색과 사유를 볼 수 있어서 좋았어 문장들도 진짜 유려하고 공감가는 문장들 많았음!! 영화 잘몰라도 영화의 서사에 대해 주로 분석하셔서 (물론 영화 스포 조금씩있음) 흥미있게 읽을수 있었어 내용도 많이 어렵진 않음!

마지막엔 해리포터 얘기 나오는데 이분도 스네이프 오역 신랄하게 까주셔서ㅋㅋㅋㅋ매우 공감갔음



아래는 내가 좋았던 글귀들


<러스트 앤 본>

기본적인 신뢰가 갖춰져 있는 조건하에서라면, 타인의 결여에 대해 취할 수 있는 가장 올바른 태도는 그것을 '배려'하는 것이 아니라 '무시'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가장 따뜻한 색, 블루>

삶에 희망이 있다는 말은, 앞으로는 좋은 일만 있을 것이라는 뜻이 아니라, 우리의 지난 시간이 헛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더 헌트>

우리는 '타인은 단순하게 나쁜 사람이고 나는 복잡하게 좋은 사람'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쉽게 '유죄추정의 원칙'에 몸을 싣는다.

그리고 깨닫게 될 것이다. 타인은 단순하게 나쁜 사람이고 나는 복잡하게 좋은 사람인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대체로 복잡하게 나쁜 사람이라는 것을.



<청포도 사탕>

나쁜 이야기들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그중 하나는 그런 이야기들이 인간을 기능적으로 다루는 데 거리낌이 없다는 점이다. 성실한 주인공이 있으면 어수룩한 동료가 있고 우유부단한 배신자가 있으며 비정한 악당이 있다. 몇 가지 전형적인 성격의 구현체인 인물들이 서사의 질주를 위해 필요한 대목마다 호출되고 소비되고 버려진다.
이런 식이라면 제아무리 많은 인물이 등장해도 우리는 거기서 오직 한 사람의 인물, 즉 창작자 자신만을 만날 수 있을 뿐이다.



<늑대소년>

이 영화에서 말을 못하는 것은 철수이지만, 지태야말로 말할 기회가 없었던 것이 아닌가. 좀 더 과감하게 말한다면 이 영화는 철수가 괴물이 아님을 보여주기 위해 지태를 괴물로 만들어버린 것은 아닌가.



<스토커>

'꽃이 제 색깔을 선택할 수 없듯이, 우리는 지금의 자신에 대해 책임질 필요가 없어. 이것을 깨달을 때만 자유로워질 수 있고, 어른이 된다는 건 바로 자유로워진다는 거지.'



<해리포터 시리즈>

스네이프가 죽고 난 뒤에 뒤늦게 그의 내면의 비밀이 밝혀지는 이 대목에서 많은 사람들은 그의 도덕적 모호함이 선함 쪽으로 정리되는 것으로 받아들였지만 그 독법은 이 대목이 주는 전율의 핵심을 놓친다.
핵심은 '그는 결국 선한 사람이었어!'라는 안타까운 안도감이 아니라, '그는 얼마든지 악할 수도 있었을 사람이었구나!'라는 두려운 깨달음에 있다.


나는 그때 그의 사랑이 선악의 저편에서 끔찍하게 슬프다고 생각했고, 너무 슬퍼서 아름답다고 생각했으며, 헤어질 때가 되어서야 내가 이 시리즈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해리 포터 시리즈 10년의 종결을 바라보면서 내가 정작 떠나보낸 것은 바로 그 사내, 세베루스 스네이프라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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