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터지는 그게 있다.
철진이가 성택이한테 평범이랑 교류하는 법 가르쳐 줄 때 너를 보여주지 말라고 하잖아. 그게 철진이가 타인을 대하는 방식의 기본인 거 같음. 자기를 다 안 보여주고 보여주고 싶은 부분만 보여줘야 사랑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
104화에서 수용이한테 한 대 맞은 채로 민우 만나잖아. 그때 대화 보니 민철 꼬인 이유를 너무 알겠음.
철 : 오늘 비 올 것 같아. (칼 찔렸던 배에 손 얹고 있음)
민 : 내려.
철 : 진짠데. 몸 상태도 기분도 별로인 날인데 오늘은 좀 봐주면 안 되나.
이때 민우는 철진이 뺨 부은 것도 눈에 밟히고 말도 저렇게 하니까 한 번 접는단 말야.
민 : 그 양아치 새끼(아마 칼로 찌른 걔) 서울 왔어?
철 : 향수 그대로네.
민 : 대답이나 해. 양아치 그 미친 새끼 만났냐고.
철 : 그거 유통기한이 아직 남아 있던가.
ㅋㅋㅋㅋㅋ 여기서 복장터짐. 민우가 걱정해도 절대 뭘 설명을 안 해. 자기 약점이 될 만한 건 감추면서 연락 안 받고 차단하고 까칠하게 구는 민우가 여전히 그 향수를 쓰고 있다는 거 내가 다 안다는 식으로 말하잖아.
나는 이게 어떤 느낌으로도 읽히냐면 민우는 철진이를 걱정하는 건데 철진이한텐 그 말이 자기의 보여주고 싶지 않은 부분을 들여다보려 하는 공격인 거야. 그래서 대답 대신 ‘임민우 네가 여전하다는 걸 안다’고 하는 자기 패를 내미는 거지.
철진이는 자기 속을 안 보여주려 하는 바다 같은 머스마고 그래서 속이 다 보이는 민우가 보석처럼 느껴졌겠다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고.
하여튼 이 둘의 방식이 너무 다름. 철진이가 감추고 숨기는 것들이 민우를 불안하게, 또 화나게 만들고 민우가 자길 들여다 보려 하는 게 철진이를 물러나게 하는 관계처럼 보여. 그런데 또 4부에서 하는 짓을 보면 철진이가 민우에게 알려주고 싶지 않은 것들은 민우를 위해서, 또 우리를 위해서인 것 같단 말이지.
철진이가 성택이한테도 재현이한테도 그렇게 숨기는 게 많은데 걔 앞에서 떳떳하냐는 식으로 말하잖아. 근데 이게 임민우-박철진의 관계에서 완전 박철진한테 물어야 하는 말이란 점이 너무 재밌음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