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전에 했던 말 기억해?”
여상한 물음이었다. 질문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한 마린케이가 눈썹을 들어 올리자, 나뭇가지에서 떨어진 잎사귀를 조심스럽게 손에 쥔 황태자는 아릿하게 웃었다.
“가쉰의 황제는, 모든 것을 돌려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그는 마린케이와 눈을 맞추며 서서히 고개를 숙였다. 입술이 닿기 직전의 거리에서, 낮은 목소리가 창공을 수놓는 작은 햇살처럼 조용히 울려 퍼졌다.
“난 황제가 될 생각이 없어.”
“…….”
“그래도 데리고 살아줄 거야?”
그 한마디에 마린케이는 홀린 듯 그의 멱살을 잡아챌 수밖에 없었다. 데리고 살아주겠냐고? 대답할 필요조차 없는 질문이다.
마린케이가 꿈꾸는 미래 속에, 샤를 소피아 엔스가 없는 하루하루는 존재하지 않았다.
난 이제 당신이 없으면 제대로 살아가지도 못하게 된 것 같은데, 대체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마린케이는 벌을 주듯 샤를의 입술을 물어뜯었다.
더블 피 (Double P) 3권 (완결) | 도화로운 저
하 얘네 둘이 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