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으면서 궁금한 건 원작 보고 성우들 나레와 감정에 덧대어서 작품을 좋아하는 덬들한테는 너무 허접한 감상일 수 있음
가을에 생각나는 작품, 버석하고 담백하다는 작품이란게 흥미로워서 그리고 좋아하는 성우진이기도 해서 듣고 읽기 시작했는데
남들에게는 아쉬울 것 하나 없는 오만함으로 똘똥뭉쳐보이는 사내가
사실은 어떠한 것에 지독한 갈망을 느끼고 있었고 본인도 모르던 그 주체가 본인도 모르던 사람,
그것도 남자였다는 것에 대해 부정 없이 흥미 > 관찰 > 불도저인게 상당히 흥미로웠음
동시에 갈망의 주체가 생명력을 가진 사람이었을뿐 남이 채가지 않게 손닿지 않게
내가 언제고 꺼내서 볼 수 있는 보물함에 넣으려고 했는데
처음엔 본인이, 그리고 타인의 기준에 가장 좋고 높은 값에 쳐주겠다는 회유로 시작했지만
그게 안 통하는 사람이고 본인과의 좋은 감정을 교류하면서도 그 회사에 잔류하고 싶어하는 것을 보고
결국 다신 그 회사에 돌아갈 수 없는 방법으로 눌러 찍어버림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감히 나와 (처음엔 아니었겠지만) 내 보물을 두고 저울질 하던 게
또 다시 뒤에서 그런 짓거리를 하고 보물도 그 농간에 어쩌면... 하는 생각에 눈 돌아서
다신 그 사람과 돌아갈 수 없도록 연결되지 못하게 눌러 찍어버림
그럴 사람이 아니란걸 알지만 참을 수 없기 때문에 그리고 저열한 소유욕 때문에 내 거라고 도장을 박아버림
그리고 나서 또 온갖 좋은 것들 최상의 조건들로 보답하면 된다고 생각했겠지
하지만 그 보물은 사람이기 때문에 그것도 안이 녹슬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은 해수면에 잠기길 바랬던 사람이라
표면적으로는 멀쩡해보였어도 막상 그 보물과 한치의 틈도 없이 닿아있길 원하는 그 순간에
이미 상대는 녹슬다 못해 부식해서 자기 손에 남는 것 없이 떨어져나가고 있다는 걸 깨달은 순간부터 미치게 불안한 거임
뒤늦게 상대에게 감정에 호소하고 자신의 감정을 손에 쥐어주고 심장끼리 맞대보려고 해도
쥐면 쥘수록 더 빠르게 바스라지는 걸 보고 결국 뉴욕행을 결정했을 때 다시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자신에게 긍정적인 재고가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보낸것이겠고
사실 뭐... 처음에 2/3쯤 읽었을 때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생각났지만
갈망의 주체를 사물에서 사람으로 인식하게 되는 과정이 꽤 웃기고 흥미로웠음
전체적인 버석한 톤의 묘사나 정우진이 받아들이는 부분이 담담했기 때문에 더 좋았지만
사실 개인적으론 장해경이 한참 더 굴렀으면 좋았을텐데 그게 조금 아쉽지만
본인 손에 쥐기 급급했던 사람이 사실 제 손에 쥔 건 보물이 아니라
제가 쥐면 쥐는대로 힘주면 힘주는대로 쥔 자국이 나고 상처 받아서 곪아터지는 사람이라는 걸 깨닫는 게 참 재밌었어
그래서 조급해 하고 이만하면 다시 저와 어느정도 회복이 된 것같은데
상대방은 언제나 저와의 끝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같아서 끝없이 불안해하고 화나고 하는게 맛도리
이제 캐릭터 인터뷰 들으러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