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한열은 아, 하더니 불쑥 지갑을 꺼냈다. 그러곤 그 안에서 카드 하나를 집어 백상희에게 내밀었다. 백상희가 얼른 받지 않자 카드 든 손을 위아래로 가만가만 흔들어 댄다.
🐱 이제 와서 겸손 떤다고 예쁠 거 없으니까 체면 차리지 말고 받아.
백상희는 픽 웃으며 순순히 카드를 건네받았다.
🐱 돈 필요한 데 있으면 일단 그걸로 쓰고. 슈장본도 여러 권 사도 돼. 지건오 씨가 지켜야 할 사항들이 아주 많아서 기억하고 몸에 익히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중에서 절대 잊으면 안 되는 게 있습니다.
🐶 뭔데.
🐱 내가 기다리는 걸 아주 싫어해. 그러니까 지건오 씨는 공적으로든 사적으로든 약속된 날에는 나보다 먼저 와 있도록 하고, 그 외에도 내가 부를 땐 언제든, 어디에서든, 어떤 피치 못할 사정이 있든 일단 나한테 와야 합니다. 와서 나에게 슈장본을 읽어 줘야 해. 어렵지 않죠?
백상희는 눈썹을 누그러뜨리며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