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랑 같이 읽고 싶은 책이 설마 한 권 뿐일까.
멍하니 백상희를 보던 서한열이 다시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에게서 물리던 손에 작은 정전기가 일었다. 서한열의 귓등에 솜털이 곤두섰다는 방증이었다. 백상희의 미소가 깊어졌다.
🐱 그래서, 뭐부터 읽을 건데.
🐶 일단 너 밥부터 먹이려고.
🐱 별로 배 안 고파.
🐶 나중에 고파질지도 모르잖아.
잠자코 듣던 서한열이 백상희를 돌아보며 한쪽 입꼬리를 비틀어 올렸다.
🐱 누가 독서왕 출신 아니랄까 봐 진짜 쉬지 않고 흘려 대네.
🐶 내가? 네가 그렇게 듣는 건 아니고?
🐱 천하의 백상희가 누굴 에스코트하러 와서 슈장본 읽을 생각은 없다고? 슈블단이 슈블을 끊지.